중국 베이징시가 내년 신차 등록 대수를 연간 24만대로 제한키로 해 현지에 진출한 폭스바겐과 GM, 현대차 등 글로벌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신규 차량 등록 제한정책을 발표하고 내년 신차 등록대수를 올해의 3분의1 수준인 24만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최대 50만여대의 신차 판매가 어렵게 됐다.
특히 현대차는 베이징 인근에 연산 60만대 규모의 1,2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연간 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3공장도 베이징에 착공한 만큼 이번 조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단 베이징에 앞서 등록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상해의 경우 상해 외곽 지역에서 차량을 등록해 시내로 가지고 들어오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고 있어 전체 중국 내 자동차 판매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현대차의 경우 월 평균 5만8000여대를 중국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베이징 시내의 판매규모는 월 4000여대, 전체의 7% 수준으로 판매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등록 제한 조치는 전 브랜드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인만큼 현대차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며 상하이처럼 베이징시민들도 앞으로 외곽지역에서 차량을 등록해 가져오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차는 이번 등록 제한책의 분위기를 살피며 베이징 외곽지역의 대리점을 늘리고 판촉활동을 강화하며 판매 감소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중국 대도시외에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으로 판매지역을 다각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10월 중국 서부 내륙지역 상용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남준기차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쓰촨성 청두시에 상용차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현대차는 내년 9만대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30만의 상용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 같은 등록제한 조치 외에도 중국 정부가 토종 브랜드의 내수 시장점유율을 2015년까지 50%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어서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해외 브랜드들의 합작공장이 크게 늘면서 2015년에는 600만대 이상의 공급 과잉 시장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자국 업체들의 기술 능력을 키워 수출 위주의 산업으로 개편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일기폭스바겐은 지난 11월 광저우 난하이 지역에 착공하려던 3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 착공이 중국 정부의 독자브랜드 개발 유도 방침으로 착공이 연기된 상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중국 정부의 최근 스탠스는 글로벌 메이커의 공장을 무조건 환영하기 보다는 자국 산업에 얼마나 이익을 줄 수 있는지를 따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판매 억제책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11월까지 작년 보다 34% 이상 늘어난 1639만5400대의 신차가 판매돼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 중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총 18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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