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매 1만5,000대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 난데없는 감원 소식이
들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선 하랄트 베렌트 벤츠코리아 대표가 지난 11월 인력 20%를 감축하겠다고 사내에 통보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벤츠는 올해 11월까지 1만4,678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판매 2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연간 판매
1위인 BMW코리아를 제치고 월간 1위를 차지한 적도 여러 번일 만큼 잘 나갔다. 회사 임직원들은 연말
보너스 잔치를 은근히 기대했던 터에 감원 소식으로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내부 반발이
거세게 일자 회사측은 인원을 줄이는 대신 급여 동결, 해외출장 줄이기 등 고정비 절감으로 절충점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내년 자동차 판매가격 5% 인상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해프닝은 베렌트 사장의 거취와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게 업계 판단이다. 지난 10월 벤츠코리아 취임
3주년 임기를 채운 베렌트 사장이 다음 행선지로 중국을 지원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다음 번 인사이동의
포석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나섰고, 그 첫 조치로 감원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이런 분석은 베렌트 사장의 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취임 일성이 '판매 1위'였다는 걸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다. 판매 1위는 달성한 만큼 다음
목표가 수익성쪽으로 바뀌는 건 당연한 일이다.
벤츠코리아측은 이에 대해 “베렌트 사장은 정해진 임기 3년을 채우고 1년 더 국내에 머물 예정”이라며
“베렌트 사장의 중국행과 관련한 어떤 얘기도 소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회사측은 이어 “내년
판매목표가 올해보다 최대 5,000대 이상 더 파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 인원을 줄이는 건 당장 업무에 큰
차질을 줄 수 있어 쉬운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벤츠의 한 딜러는 “감원설이나 고정비 절감으로 벤츠코리아 직원들이 많이 실망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
다"며 "그러나 수익성 극대화는 벤츠 본사 차원의 방침으로 세계 각 시장에 모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올해 목표를 초과달성한 벤츠코리아가 선물을 기대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고정비 절감이란
카드를 무리없이 통과시키기 위해 충격요법으로 감원설을 꺼내 양 방안을 절충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일종의 '성동격서(聲東擊西)'인 셈이다. 어쨌든 마른 수건 짜기에 나선 벤츠코리아의 내년 행보가
주목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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