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가구 2차량 보유자가 늘고 '세컨드카' 개념이 확산되면서 예전처럼 '승용차는 5인승' 이라는 고정관념은 사라지
고 있다. 하지만 같은 2인승 차라도 뒷자리에 앉을 공간이 있는 차와 그렇지 않은 차의 실용성은 확실히 전자가 좋다.
하물며 중형세단이 4명밖에 앉을 수 없다면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2011년형 모델부터 기존 4인승에서 5인승 차로 변신한 폭스바겐 'CC'는 좌석 하나 늘린 것만으로도 합격점을 줄 만
하다. 디자인이나 성능, 연비는 이미 이전부터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시승한 모델은 TDI 디젤엔진이 장착된 'CC 2.0 TDI'로 작년 한 해 동안 1600여 대가 팔린 인기 차종이다. 지난 2009년
2월 국내에 출시된 이 차는 일반 세단에 차량 뒤쪽이 낮은 쿠페스타일을 접목시켜 점잖아 보이면서도 역동성에 포인트
를 줘 화제가 됐다.
운전석 기둥(A필러)에서 차량 끝 기둥(C필러)까지 부드럽게 이어진 지붕라인의 곡선은 미술 조각품 부럽지 않게 아름
답다. 이 디자인 덕분에 폭스바겐 CC는 '2009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 대상, ‘2009 iF 디자인상’ 등 세계
유수의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단 차량 높이인 전고가 1422mm로 아반떼(1435mm)등 준중형차 보다 낮아 타고 내릴
때 불편한 점은 있다. 요철이 많은 국내 지형 상 승차감에도 부담이 된다.
가속페달을 밟은 이후 초기 가속력은 다소 쳐지지만 주행거리와 속도가 조금씩만 올라가면 CC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최고출력은 170마력으로 200마력대 차가 즐비한 경쟁차에 비해 높지 않지만 1750~2500rpm의 넓은 실용 영역에서 뽑아
져 나오는 토크(바퀴를 돌리는 힘)가 충분히 치고 나가는 맛을 보완해 준다. CC의 최대토크는 35.7kg.m로 배기량 3000cc
급 가솔린차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또 노면의 상황과 주행상태에 따라 표준과 스포츠, 컴포트 3단계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폭스바겐차를 시승할 때마다 느끼지만 연비는 국내에서 판매중인 수입차중 최고봉이다. 연료게이지 바늘이 떨어지는 걸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2000cc급 중형차로 리터당 16.2Km의 공인 연비도 높은 편이지만 고속도로 주행연비는 이보다 더
높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5190만원으로 파사트 2.0 TDI(4530만원)보다는 500만원 이상 높지만 세단과 쿠페의 디자인
을 떠올리면 답은 이미 정해져있다.
김보형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