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최대 기업 피아트 자동차의 토리노 공장 노동조합이 경영진이 제시한 강도 높은 기업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AP와 dpa 등 외신들이 15일 전했다.
피아트의 핵심 생산시설인 토리노 미라피오리(Mirafiori) 공장 노조원들은 13~14일 투표를 통해 구조조정안을
찬성 54%, 반대 46%로 승인했다. 이탈리아 금속노조연맹(FIOM)은 회사측의 구조조정안이 노동 착취적이라며
반대표를 던질 것을 설득했으나, 투표 결과는 찬성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했다. 회사측의 구조조정안은 직원들의
실질 급여를 올리는 대신 경영진에게 직원의 해고나 전환배치, 탄력근무 등에 관한 권한을 더 많이 주는 내용이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연간 총 120시간의 추가 근무를 요구할 수 있고 직원들은 연평균 3,600유로(550만 원)를
더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작업 중 휴식 시간 조정 및 직원의 병가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고, 직원들의 재교육
참가도 의무화된다. 피아트 경영진은 25%의 지분을 보유한 크라이슬러와의 합작 사업에서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는 만약 토리노 공장 노조의 투표에서 구조조정안이 부결될
경우 약 10억 유로를 들여 피아트 공장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압박해왔다. 논란 끝에 구조조정안이
가결됨에 따라 피아트는 향후 크라이슬러의 지프(Jeep) 브랜드 자동차와 알파 로메오(Alfa Romeo) 모델
등을 미라피오리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노조의 투표 결과를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마우리치오 사코니 산업부장관은 "피아트
노조의 투표 결과로 노사관계의 새로운 진전이 시작됐다"며 "대규모 공장에서 공장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실질 임금을 올리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피아트 미라피오리 공장에는 약 5,500여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피아트에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회사에 고용된 직원도 1만여 명에 달한다.
출처 - 연합뉴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