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이 넘은 GM과 자동차의 역사가 한 자리에 모였다."
미국 디트로이트 외곽 스털링 하이츠 (Sterling Heights)에 위치한 'GM 헤리티지 센터'는 올해로 103년을 맞는 GM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현재 가치가 800만달러에 이르는 명차부터 최초로 크랭크 방식이 아닌 전기식
시동장치를 탑재한 차, 세계 최초 콘셉트카 등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차들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다.
8만1000㎡ 규모의 전시관은 잘 꾸며진 박물관이라기보다는 거대한 격납고 같았다. 전시할 차들이 많다 보니 미관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셈이다. 보유한 차는 600여 대에 이르지만 통상 200여대 안팎을 전시관에 보관하고 계절에 따라 전시
차량을 그때그때 변경한다. 방문할 때마다 전시차가 바뀌는 셈이다. 매년 2만여 명이 방문하고 280개가 넘는 각종 행사
들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가장 비싼 차는 GM이 예전 보유했던 올즈모빌(Oldsmobile)의 1911년 리미티드 모델이다. 700대만 한정
생산된 이 차는 다른 차들의 가격이 통상 100달러 안팎이던 시절에 이미 출시가격만 5000~7000달러였다. 100년이 지난
지금 봐도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마감됐으며 타이어 휠도 42인치로 자동차라기보다는 마차 같다는 느낌을 준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몇 대 밖에 남아있지 않으며 가격도 약 800만달러(88억)에 이른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콘셉트카(양산차에 앞서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내놓은 차)도 만나볼 수 있다. 지금은 각종 모터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당시만 해도 콘셉트카는 낭비라는 생각이 많았다. 1938년 제작된 뷰익 Y-Job 콘셉트카는 처음
시도되는 유선형의 길쭉한 디자인이 매력적인 차다. 차를 개발한 엔지니어는 세상에 1대 뿐인 이 콘셉트카를 매일
40~50마일씩 운전하며 디자인과 주행성능을 점검했다고 한다.
세계 최초 전기식 시동장치를 탑재한 차도 만날 수 있다. 1912년식 캐딜락 모델 30은 기존 크랭크를 돌려 시동을 거는
방식이 아닌 지금과 같은 전기장치로 시동을 건 첫 차다. 이 차 덕분에 여성과 노인들도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최초로 차량 내에 에어백이 장착된 1974년식 뷰익도 전시돼 있다. 모두 GM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차들이다. 이밖에 최근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연료전치차의 원조격인 1966년식 일렉트로 밴(Electro-van)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페기 벤지나 GM 헤리티지 센터 매니저는 "이곳은 GM과 자동차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보물창고 같은 곳"
이라며 "GM의 디자인센터 직원들도 이곳에서 과거 차들을 보면서 새 디자인 영감을 떠올리곤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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