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룽께서 그 때 인문관 7층 제3 역사강의실에서 다음과 같이 강의 하셨다.
오늘은 사회현상과 평형상태에 관하여 고찰해 보도록 하자. 저기 강의시간에 늦게 헐레벌떡 뛰어와서 제일 뒷자리 앉은 학생 이름 머꼬? 머시라? 오사마 빙고땡? 이름 참 희한하다. 아뭏든 다음부터 늦잠자지 말고 일찍 댕겨라. 머리는 감았나?
나는 오늘 우리 눈에 보이고 들리는 그 모든 것은 그것이 비록 일시적이고 과도기적이라 하더라도 평형상태에 있으며 이 상태는 그 이전 단계의 결과이자 다음 단계의 원인임을 말하고 급격한 평형이동은 쉽지 않다는 걸 제학생, 제학자, 제연구원 및 시민들에게 강의하노라.
여러분은 봄이 오는 잔듸에 누워 나비가 날라 다니는 것을 보다가 무심결에 시청건물을 본 적이 있다. 매우 안정적이고 최소한 몇년 몇십년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잠깐 생각을 해보면 이 건물은 어떤 상충되는 힘의 평형상태에 있다. 가령, 건물이 지반을 향해 내리찍는 중력과 그 지반이 건물을 향해 행사하는 지반력이 그것이 되겠다. 그 양 힘이 서로 균형을 팽팽히 이루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평화로운 건물로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반에 중대한 힘의 소실, 예컨대 지진으로 지반이 붕괴되는 등이 발생하면 건물은 여지없이 무너지는 것이다.
또한, 여러분은 언덕에 앉아 한가로이 바다를 감상하며 갈매기가 이리저리 노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매우 서정적이며 평화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눈에 비친 환상에 불과하다. 사실은 갈매기는 주린 배를 채우려고 끊임없이 바닷속 앝은 곳의 물고기들을 탐색, 사냥 중이며, 물고기들은 갈매기나 여타 상어 등 포식자로부터 살려고 발버둥치며 도망 댕기는 중이다.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어느 한 순간이라도 절대 평형의 상태에서만 존재한다. 불안하면 불안한대로의 평형, 쫓기면 쫓기는 상태에서의 평형 등이다. 그 평형상태는 일시적, 과도기적이어서 곧 또 다른 평형에 도달할지 모른다. 또는 장기적이고 심지어 항구적인 평형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 우주전체는 항구적인 평형이다. 그 누구도, 무엇도 우주전체의 평형을 깰 존재는 없다. 물론, 태양이 폭발하거나 무슨 은하계가 팽창하거나하는 그런 사소한 일은 무한우주에서 전혀 무시되는 극소변수에 불과하다.
이 지구상에 (또는 우주에서) 새로운 창조는 없다. 모든 것은 그 모양을 달리하여 새로운 평형상태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 가령 핵폭탄이란 것도 창조가 아니다. 그것은 우라늄이라는 원소의 핵과 전자와 원소기호 바뀜등에 의한 에너지변화일 뿐이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또한 원시시대에 비해서 현시대는 자동차, 비행기, 선박의 시대이기는 하다만...그것은 원시시대에도 분명 존재하고 있던 철, 금속, 고무 등이 땅위로 채굴되어져서 가공되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창조물이라고는 볼 수 없다. 보이고 판단되는 지금(Now)의 모든 사물과 현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전(Past) 언젠가 또는 바로 직전의 모습이 변화, 발전하여 새로운 평형상태化한 것이다.
이러한 평형은 지향점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예컨대 모든 평형은 에너지가 낮은 쪽으로 향한다. 모든 물은 곧 낮게만 흘러가서 바다를 이룬다. 모든 물체는 낮은 곳으로 떨어져서 지구표면에 부착된다. (=땅에 떨어진다) 남녀가 사랑하면 일시적 흥분이 있을 수 있으나 결국에는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상태가 된다. 이것이 사랑의 완성이다. 만날 때 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되고 설레이는 것은 실은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종자를 퍼뜨리게하기 위해 신이 내린 사술(詐術)에 불과하다. 사랑이란 만나서 안정과 평화와 낮은 에너지흐름일 때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옆에 있는둥 마는둥 항상 함께하고 공기와 같은 존재가 남녀간의 사랑의 결정체이다. 이와같이 모든 평형은 그 지향점이 낮은 에너지준위(레벨)을 향한다.
그런데 인간이란 욕심이 있어서 극구 물을 거꾸러 올리길 좋아한다. (분수, 불꽃) 그리고 등산을 하여 정복을 하며, 배를 만들어 위험한 항해를 통해 신대륙을 발견하고, 냉장고를 만들어 여름에 얼음을 만들며, 급기야 우주선을 띄워 달과 화성과 수성을 탐색하기까지 한다. 그럴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상태의 평형을 창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한단계, 또 한단계 높은 수준의 평형을 이루도록 하였다. 이제는 과학, 기술이 주어진 평형을 분석하고 새로운 평형을 만들 수 있도록 예측하기도 한다.
경제에 관하여 말하자면, 우리가 이전에는 그저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평형상태였다. 그냥 밥술이나 뜨고 아침에 나가서 지겟짐으로 짐 날라주고 돈푼 받아서 집에 오는 길에 주막에 들러 막걸리 한 사발한 후, 굴비 5마리 사서 집에 가면 마누라가 그걸 요리해서 새끼들과 밥먹고 사는...그런 평형이다. 크게(사회적) 봐서도 대충 평형이 맞아 떨어진다. 이런 사회에서 엄청난 평형이동을 가능케하는...즉 경제발전을 가능케하는 원인적 요소는 무엇인가? 이전에 내가 말했듯이 비교우위의 맞바꿈과 과학, 기술의 발전이다.
비교우위의 맞바꿈이란, 이런 것이다. 여기 농구선수와 정원사가 있다. 농구선수는 키도 크고 힘도 쎄기 때문에 정원일을 해도 원래 정원사보다 더 잘한다. 농구와 정원, 양자에 모두 절대우위가 있다. 하지만 농구선수가 농구도 하고 정원일도 하면 비효율적이다. 비교우위적으로 보면 역시 정원사는 정원일에 매진하고 농구선수는 자기가 잘 하는 원래 농구에 매진해서 그 수익을 나누면 양자 모두 이득이다. 사회적으로 독립경제 내지 가계경제를 하다가 유통의 혁신(고속도로, 자동차, 철도)이 와서 각인(Everybody)이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효율을 나타낸 후 시장에서 서로 맞바꾸면 전체생산량이 늘어나는 셈이라서 풍족한 상태로의 평형이동이 가능하다. 비유컨대, 구두쟁이인 내가 구두도 만들고 양복도 만들어 입을 게 아니라, 나는 잘 만드는 구두에 매진하고, 또 누군가 양복 잘 만드는 사람은 그게 매진하여 각자의 총생산량의 높인 후 시장에서 맞바꾸면 서로 이익이란 소리다. 이 원리는 모든 분야에 적용가능하다. 가령, 수학, 과학을 잘하는 사람끼리, 또는 농사일, 기계제작을 잘하는 사람끼리...등등 국가전체에서 (국민교육헌장에 나오듯) 저마다 타고난 기술을 개발하고...그걸 활용하여 시장에서 맞바꾸면 모든 구성원이 더 많은 이익을 가진다. 이 원리는 또한 국가간에도 적용가능하여 네덜란드의 풍부한 꽃(튤립)과 영국의 풍부한 웃감 간에 비교우위의 맞바꿈도 서로에게 이익이다. (소위, 자유무역, FTA의 논거) 또한, 금융, 주식이란 것도 이런 맞바꿈의 원리에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금융이라는 것은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자금이 들어가 생산량을 높인 후 그 원금을 갚고, 이익을 나누는 것이다. 금융이 빌려주는 돈이란 것은 실은 손(手)을 빌려주는 것이다. 기업이 빌린 돈으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는가? 이는 즉, 금융이 기업에 노동자를 대여해 준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금융은 재주(기술)를 빌려주는 것이다. 기업은 금융에서 돈을 빌려서 기술자를 고용하거나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을 하지 않는가? 이는 즉, 구두쟁이가 보다 나은 구두제작 기술을 습득하는...말하자면 비교우위의 맞바꿈의 형태이다. 금융은 돈(=손과 기술)을 빌려주고 더 나은 생산을 가능케하며 그 결과를 나누는 업종이다. 이는 역시 유통의 한 형태이고 크게 봐서 비교우위의 맞바꿈에 다름 아니다.
또, 과학기술의 발전도 그러하다. 어제는 기계의 도움없이 하루에 구두 3켤레를 제작하였으나, 구두제작에 관한 기계가 발명되어 하루에 10켤레를 제작하게 되었으면 이것은 이전보다 높은 경제상태로 평형이 이동하게 된다.
영국의 산업혁명을 보자면, 이 역시 위의 2가지 파라다임에서 벗어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기관을 만든다는 것은 자체적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이라 생산량을 크게 높혔고, 또 그 기관이 운반도구(철도)에 응용됨으로써 과거에 미처 서로 맞바꾸지 못한 손이나 기술을, 시장에서 만나 보다 빨리 맞바꾸게 했으므로 이 양자를 동시에 폭발적으로 성장시켜 대규모 평형이동을 가능케 했다.
이와 같이 경제를 한 단계 높은 평형상태로 이동가능케 하는 것은 비교우위의 맞바꿈(금융, 유통, 물류 등등)이거나 과학, 기술의 발달(채굴, 가공, 에너지, 물성연구(재료, 소자), 디자인, 원동기)의 두 부류이다.
그림.
그림. (오자. 과학시술 -> 과학기술)
어느 한 정권은 그 정권의 이념에 따라 경제정책을 추구하여 시장의 평형을 맞춘다. 굳이 맟출려고 노력한다기보다 그 이념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시장은 그에 맞는 평형을 이루게 된다. 그 영토(국가)내에서 평형이 맞추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 그 평형이 좌우로 즉, 있는 것의 자리배치가 달라질지언정 단계가 높은 쪽의 평형이동은 힘들다. 왜냐하면,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평형의 단계이동은 오직, 비교우위의 맞바꿈이 훨씬 (+)활성화되거나 아니면 과학, 기술이 훨씬 발달하면 모를까, 기구의 통폐합이나 세금정책, 토목공사 등의 요인으로는 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경제정책이 윗 2가지에서 만나기 마련이다. 그 어떤 경제정책도 비교우위의 맞바꿈이거나 과학, 기술의 발달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지만, 정권의 이념이 바뀌거나 기구의 통폐합 또는 토목공사, 세금의 정책변경은 사실상 경제단계를 한단계 높이는 쪽으로의 평형이동이라기보다는 그 단계에서 좌우로 자리바꿈하는, 평형답보성 위치이동에 불과한 예가 더 많다는 소리다.
오사마 빙고땡 수업은 열심히 듣는구먼? 눈이 똘망똘망하게...공부는 잘하겠네. 끝. (글이 길어질까봐 여기서 줄임) 헤이룽 경제 철학연구소, 수석 연구원, Amur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