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덕체, 알고, 착하고, 건강하게...란 소리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가 점점 건강을 챙기고 보다 똑똑한 것을 추구한다. 체격과 건강은 아무래도 30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공부도 역시 잘한다. 그런데, 정서면에서 어떤가하는 것을 고찰해 보려고 한다.
우리는 엽기적인 사건을 꽤나 많이 본다. 신문지상에, 방송보도에 보면, 차마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들이 태연히 발생하고들 있다. 무척 머리를 굴려야하는 사기죄도, 엽기적 치정사건도, 불특정 다수를 향한 반사회적 흉악범죄도 점점 늘고 있다. 진심으로 보건대, 과연, 당신과 나는 우리 아버지대(代)가 누렸을 인간미, 이웃간의 정, 나눔의 행복, 부자간의 효심과 자녀애, 사회간 결속 등을 느끼며 사는가? 간단히 말해 인간다운 살맛나는 세상을 사는가?
아니...아니다. 그런 것은 그렇다 치자. 그런 것 까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투표로 바꾸면 된다. 그런데, 개인의 차원 또는 가정의 차원에서도 정서라는 것이 가진 가치가 있는가?
성적을 잘 올리는 아이들이 꼭 정서적이라고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사색형, 사고형, 철학형 아이들은 정서적이다. 그리고, 나중에 힘든 일이 닥쳐도 절망하거나 또는 범죄에 빠지지 않고 그 역경을 견디고 성공으로 나가는 사람들은 정서적이다.
정서는 모든 것을 평화롭고 부드럽게 가꾼다. 똑같이 수학을 공부해도 정서적인 아이는 입체적이며 '느낌적'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계산적이고 머리만 똑똑한 아이는 그 의미적 '정확히' 판단한다. 얼핏보기에 후자의 아이가 더 나은 것 같지만 그게 그것이 아니다. 인생은 5-10년의 승패가 모두는 아니기 때문이다.
계산적인 아이는 빠르게 높은 자리에 오르고 성취도 빠르면 비교적 수월케 돈을 잘 번다, 하지만 약점이 역시 그 계산적인 것이다. 그게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 즉, 뭐가 안되거나 안 풀리면 '속이는 것'을 감행한다. 또는 그것조차 안되면 절망하고 범죄를 저지르기 쉽다. 그게 사회에 적용되면 대기업 간부가 탈세, 비리, 뇌물에 빠지는 원리이다. 그리고 가정은 늘 불화하고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이나) 이기적이다. 자녀들은 자기만 알고 부모가 자녀를 출세는 시켜주었을망정 술집에 가서 웨이터들과 시비가 붙어 이마가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페라리를 사주면 사고를 낸다.
정서적인 아이는 우선은 출세도 늦고 무언가 한박자가 늦다. 하지만, 이 아이는 꾸준한 지구력이 가능하다. 참고 인내하는 것은 정서적인 아이들이 훨씬 강하다. 그래서 역경이 와도 타고난 정서의 힘으로 역경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둔갑시키며 오히려 더 잘하는 계기로 만들어버린다. 정서적인 아이들은 비록 남에게 일시 속더라도 속은 이유를 차분히 관찰하며 두 세번 속지는 않는다.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도 아이들에게 닥달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그저 애정을 준다. 따라서 자녀들이 탈선은 하지 않으며 엄마, 아빠를 전적으로, 인격적, 인간적으로 신뢰한다. 비록 한 두해 재수를 했으나 결국 원하는 과에 입학하여 스스로 독립할 수 있다. 언제나 부모님은 나를 100% 신뢰하고 마음 속 깊이부터 지지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겨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정서적인 아이들은 똑같은 사물을 봐도 여유롭고 양보적이다. 과히 욕심을 내지 않는다. 물론, 소유욕이 없겠냐마는 그걸 보는 것으로도 행복해 한다. 언젠가 열심히 하면 나도 가질 수 있다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서형 인간은 타고난 것일까 후천적, 교육개발적인 걸까? 답은 후자다. 아이를 잘 키울려면 산과 들과 냇물을 자주 보게해야 한다. 그리고 새, 토끼, 다람쥐를 보고 나무를 보게해야 한다. 그래서 겨울이면 여름의 산을 상상하며 기다릴 줄 알게 해야하고, 여름에는 마당에서 눈을 밟거나 눈사람을 만들 수 없는 자연순응을 가르쳐야 한다.
여름에 직접 잠자리, 매미를 잡게 하고, 가을에 메뚜기, 귀뚜라미를 잡게 해야 한다. 가능하면 중소도시 변두리나 시골이 좋다. (중학교 입학하면 학군따져 나오더라도...) 그리고 음악을 배우게하고, 맘껏 뛰어놀게 한다. 이런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이 아이는 고등, 대학, 사회에서도 왠만한 절망을 이길 수 있다. 그리고 인간적이고 사회화합적인 사고와 불의, 비리를 싫어하는 올바른 성인이 된다.
10대 초반까지 자연과 음악과 즐겁게 놀기가 매우 중요한 교육과목이다. 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아이들은, 얼마나 열심히 놀았든지...얼굴에는 땀자국이 꼬질꼬질하게 묻어있고, 심장은 동동동뛰며, 손은 시커멓고, 손에는 늘 매미, 잠자리, 구슬이 쥐어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완전 차단하고 영어, 수학, 영재학원 다니는 것을 자랑삼아 말하는 부모는 무식하고 철없는 어른이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