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글에서 경제의 발전은 크게 2가지 원동력적 부류에 속하고, 그것은 비교우위의 상호교환과 과학기술의 발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중에 비교우위의 상호교환을 보고 그 한 형태인 금융업을 고찰해 봄으로써 그 의의를 생각해 보자.
금융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분이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간단히 말하면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를 먹는 것이다. 빌린 사람은 이자보다 더 많은 생산을 창출하여 금융기관에 이자를 주고도 남으니까 빌리는 것이고... 그리고 주식이나 증권도 형태가 조금 다르긴 해도 실제 그 내용은 비슷하다. 주식은 산다하는 것은 본인이 금융기관이 되어 그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것(투자)과 마찬가지다. 그 기업이 잘하면 주가가 올라 내가 먹을 게 생기는 것이다. 은행에 돈을 예금하고 은행이 알아서 투자하고 수익을 얻은 후 예금자에게 이자를 주는 과정을 생략하고 개인이 바로 투자(주식구입)하여 금융기관 노릇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수많은 종류의 금융상품들이나 금융기법이 어떻게 비교우위 교환이 될 수 있는가?
여기 젊은 과학자가 뭔가 매력적인 과학기술을 발견(발명)하였다. 이걸 상품으로 제조하여 판매한다면 자신은 돈을 벌어 좋고, 시민들은 생활에 편리함을 얻어 좋다. 그런데, 문제는 상품으로 제조할 기계와 노동력이 없는 것이다. 그럼, 과학기술은 없으나 기계 하나는 잘 만드는 사람에게 부탁하면 된다. 도면을 가지고 이런저런 기계를 만들어 주시오.라고 하면 이 사람은 기계를 만들어 줄 것이다. 또 노동력은 동네 사람들 고용하면 된다. 문제는 젊은 과학자가 돈이 없다.
즉, 과학기술에 비교우위가 있는 과학자가 기계제작에 비교우위가 있는 기술자랑 비교우위적 교환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기술자가 과학자를 100% 신뢰하고 전폭 지원하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돈을 일부 먼저 지급하라는 요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금융은 그 빛을 발한다. 하마터면 영원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운명의 매력적인 과학기술은 금융이라는 중간매개체를 경유하여 기술자의 비교우위인 기계를 만나서 결국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다.
세상에는 이렇게 각자가 가진 특유의 비교우위적 아이템들이 산적한데도 불구하고 그와 교환할 다른 비교우위를 만나지 못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이럴 때 금융이 이 양자를 보기 좋게 상호교환케함으로써 전체 산업을 기름 부은 것 처럼 잘 돌아가게 만들어 질 수 있다. 즉, 금융이란 숨어있는 비효율을 제거하고 전체적인 산업의 효율을 대단히 높혀준다.
잘사는 선진국일수록 금융업이 발달해 있다. 이 말은 금융이란 게 그 나라의 산업구조를 합리적, 효율적으로 조정하여 생산성을 높힌다는 말이다. 하지만, 못사는 나라, 효율이 낮은 나라는 금융이 뒤처진다. 이 말 역시...산업끼리 따로 놀거나 아니면 우수한 자원이 썩고 있다는 의미이다. 중국이 경제규모는 크긴한데 금융기법이 선진국 수준이라 보기 힘들다. 하지만 싱가폴은 금융기법이 발달해 있다. 중국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효율이 낮은 노가다 내지 막일꾼 스타일이라면 싱가폴은 상호간의 능력을 최대한 보장하며 효율을 높히는 산업구조라는 걸 말하는 것이다.
금융(그 외 유통, 운수, 서비스, 무역)은 비교우위를 잘 탐색하여 상호간 그 우위를 잘 공유케하는 역할을 하며, 그런 조정자 역할을 통해 산업의 구조를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든다. 그래서 금융기법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관의식쯤 된다. 후진적 금융으로는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그리고 금융이 해야 할 일은 아직도 산더미같이 많다. 무궁무진하다할 정도로 우리(세계인의) 인적자원, 각종 비교우위는 주변에 널려있다. 이렇게 각자 따로 노는 무궁무진한 인적자원(비교우위)을 상호교환케 하여 전체 생산량을 높히는 것이 금융인데...이게 산유국 유전만큼이나 중요하고, 그 할 일도 아직 1%도 못했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는 말씀. 역으로 아직도 세계경제는 그만큼 불합리, 비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