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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엄청 급하긴 급한 모양입니다. 박근영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충북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고, YS 핵심측근 박종웅 전 의원을 부산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아마도 내부적으로는 '회심의 카드'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이거 완벽하게 역풍 부는 시나리오 입니다.
한번 생각해봅시다. 박근영을 통해 누구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것일까요? 골수 박근혜 지지자들은 박근영과 박근혜가 비록 가족이기는 하나 서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해 한나라당 후보경선 당시 이명박 측에서 박근영 측근들의 내부고발 자료를 근거로 박근혜에게 육영재단 파행의 책임을 물었던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박근혜 지지자들을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자극하여 더욱 결집시키는 효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두고 보세요.
박종웅 영입 건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번에 한나라당이 박종웅을 대한 태도를 보면 이명박, 강재섭, 이상득 등 TK출신 지도부의 PK에 대한 인식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나있습니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겠다"는 것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김무성도 아웃, 박종웅도 아웃, 박희태도 아웃, 엄호성도 아웃... 쓸만한 중진들 모조리 아예 공천 신청조차 못하게 하거나 갖은 술수를 동원하여 낙천시킬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제발 마음 비우고 도와달라?' 박종웅 정말 딱합니다. 그리 되면 김영삼은 뭐가 됩니까?
결국 이번 사태를 통해 한나라당의 '박정희 가문'과 '부산갈매기'에 대한 시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어떻게해서라도 박근혜-박근영-박지만 남매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모두가 젊은 시절 고초와 아픔을 겪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서로 소원해지기도 하고 갈등관계를 빚기도 했습니다. 박지만이 결혼 및 출산을 계기로 큰 누나와의 관계를 완전히 회복했고, 요즘들어 박근영과 나머지 두사람의 관계도 서서히 회복중인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개입하여 다시 갈등 및 긴장관계로 되돌려놓겠다? 박 대통령에게도 못할 짓이지만 정말 천벌받을 일입니다.
요즘 한나라당 지도부가 벌이고 있는 행태를 보면 정말 '부산갈매기'를 핫바지 쯤으로 아는 것 같습니다. 강재섭이 TK에 가서 '김영삼 정권 하에서 TK가 핍박받았다'고 말한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와서 제발 한나라당을 도와달라고? 부산출신 대통령 하에서 핍박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몰아주면 경북출신 대통령 하에서 부산 사람들 어떻게 되겠습니까? 보란듯이 앙갚음하지 않을까요?
부산 사람들이 절대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거라고 혹 한나라당이 생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부산 사람들을 바보로 취급하는 일입니다. 핫바지가 달리 핫바지가 아닙니다. 약올리고 화나게 해도 분노하지 않으면 바로 핫바지가 되는 것입니다. 부산 사람들 성격이 원래 불같이 화끈하지요?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화상 입습니다. 벌써부터 한나라당이 부산경남에서 반타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돕니다.
정몽준 '성희롱' 파동이 사과로 마무리되는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는 천만만만의 말씀입니다. 최대의 공로자는 단연 MBC입니다. 일찌감치 동영상을 공개하여 그 후에 정몽준이 여기자에게 사과를 했다면 파문이 가라앉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터인데 아직까지 동영상을 공개를 안하고 있기 때문에 파문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뭔가를 숨기고 뒷방에서 당사자들끼리 쏙닥쏙닥하는 거 네티즌들 정말 못 참습니다. 아니, 성희롱인지 아닌지 일단 동영상을 봐야 아는 것 아닙니까?
물론, MBC가 그렇게 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MBC출신 정동영에게 마음이 쓰이는 것은 인지상정인데 자칫 이번 '성희롱 논란'에 대해 스스로 불을 지필 경우 작위적인 '정동영 띄우기'를 위해 '정몽준 죽이기'에 나섰다는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페이스 조절하면서 외부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불을 지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동영상을 공개하지 않고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 MBC노조, 언론노조, 여성단체 및 야당들까지 계속해서 한나라당과 정몽준을 향해 압박의 수위를 높여갈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머리 쓰고 있는거지요.
결국 최근 몇일간 벌어진 일들을 종합해보면 한나라당은 위기대응능력 및 종합사고능력이 낙제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아니, 박정희 가족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어찌 그리 모를 수 있습니까? 원조 보수를 자처하며 박정희의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정당이 말입니다. 그리고 부산 민심을 어찌 그리 모를 수 있습니까? 지난번 강재섭이 부산지역 지원유세를 다녀간 이후로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친박후보와 더 벌어졌다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김영삼과 박종웅을 이간질시키나요? 그거 표 얻는 행동일까요? 표 떨어트리는 행동일까요? 정말 박종웅 말대로 김영삼의 허락을 받고 선대위원장직 수락한 것이라면 김영삼이 실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어차피 약발도 없는 것이 되겠지요?
정몽준 성희롱 파문도 마찬가지 입니다. '성희롱이 아니다'는 결론은 국민들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자연스럽게 내려져야 하는 것입니다. 정몽준이 아니라고 해서 아닌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MBC가 아니라고 해서 아닌게 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 단순한 이치도 모르면서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가고 민생정치를 펼쳐나갈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딱한 노릇입니다.
그러나 과연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냐는 전적으로 수도권에 달려있습니다. 영남에서 10~15석 이상 무소속에게 내주는 것은 기정사실인 것 같고, 충청에서는 선진당과 민주당에게 15~20석 내줄 것이 확실합니다. 강원과 제주에서도 5석 이상 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11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승부가 판가름납니다. 만일 한나라당이 70석 이상을 얻게 되면 과반수를 넘길 것이고 50여석 수준에 머물면 과반수를 얻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친박후보들이 얼마나 수도권에서 선전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이 자력으로 한나라당 후보에게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만일 수도권에서 친박후보들이 10% 이상의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만 80석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영남에서 20석 이상을 잃어버리고도 170석을 넘긴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대체적으로 충청과 영남에 박근혜계 후보들이 다수 포진해있고, 수도권은 사실상 이명박계가 장악했음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 의석분포에서 수도권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은 한나라당이 더욱 '이명박당'의 모습을 갖춰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도권에서 뭔가의 반전이 일어나야 할 시점입니다. 아직 안심할 상황이 결코 아닙니다.
이상 윗 세 놈은 대한민국을 좀먹는 좀벌레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