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지난 글에서 나는 인권에 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중국이나 북한에게 인권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이 얼마나 (그들에게는) 도전인지를 말했다. 요약컨대,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그 국민성에 있어서 자연화합형이 아니고 통합, 독재형이라서 그게 1. 종교이건, 2. 정치이건 반드시 통합, 독재의 스타일로 국가가 운영된다고 했다. 중동의 이슬람권과 동남아 일부는 종교라는 독재... 중국, 북한은 정치라는 독재에 의해 그 사회가 (최소한 겉으로나마) 통합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과거 박정희등 군사정부 시절에는 정치독재가 가능하였으나 민주화된(되고 있는) 지금은 정치독재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민심이 또 다른 독재, 즉, 종교에 광분하게된다는 말을 했다. 지금 사찰이나 교회에서 보이는 지독한 신앙심(묻지마 철야 할렐루야, 묻지마 1,000일 기도)은 바로 사회가 민주화되는 정도와 거의 정확히 비례한다. 민주화가 되면 삼분사회는 뭔가 팽팽한 불안함이 사회에 형성되어 그를 꽉 묶어 줄 다른 통합장치(독재)를 찾는데, 그게 종교라는 것이다. 이 분석은 우리 역사 최초로, 오직 헤이룽만의 날카로운 비평, 분석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은 지금 정치독재의 체제다. 북한이 좀 살만하고 남한 정도의 민주화가 진행된다면 우리처럼, 아니 우리보다 더 종교독재가 범람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사회가 민주화될수록 팽팽한 사회분위기가 자연발생하여 이를 잊게 해 주는 종교쪽으로 쉽게 탈출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즉, 중국이나 북한에 있어서 정치독재는 일종의 사회구성의 필수요건인데...여기다가 인권을 들이대는 것은 말 그대로 사회분란을 일으키게 하겠다는 뜻이 된다. 비록 이것이 입밖으로, 서적으로, 출판물로, 교양지로 발표되기는 어려운 것이지만 내용적으로, 직감적으로 중국과 북한은 그것을 알고 있다. 우리(중국, 북한)에게 인권, 종교, 평등은 전부 마약이요 사회악이다...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경계한다는 소리다. 중국과 북한은 이제까지의 역사상 (지금 서구사회가 주장하는) 인권이란 없었다. 단지 황제나 왕의 은덕으로 사는 사회였을 뿐.
따라서 결론적으로 1. 중국이나 북한에 인권을 들먹이는 것은 그들(中,北)로 하여금 화들짝 놀랄 만큼의 경계심을 자아내는 것이 되고 그들은 더더욱 인권을 단속하며 억압하는 쪽으로 가게 된다. 마치 고리타분하게만 살던 시골 어느 동네에 플레이보이 누드잡지를 진열해 놓고 판매하면...즉각 경계하며 이장(里長)이 이 가게를 단속하듯이.
또한, 내가 저 밑의 어느 글(인권 파라독스)에 썼던 내용이다. 내용의 요약인즉슨, 우리(우파)가 박정희를 인정한다면...그 경제발전에 있어서 희생된 수많은 노동자들의 인권탄압도 생각해야 한다. 공장 다락방에서 3-4시간 자고 나머지는 거의 재봉틀 하나로 나날들을 보낸 여공들은...그 인권이 제한되어도 그 당시로는 아무렇지 않게 국가에 대한 충성 내지 무조건 그렇게 해야 잘 사는 줄 았았던 것 처럼.
그런 인권사각의 시대를 애써 '할 수 없던 시절'로 치부할 수 있다면, 지금 북한의 인권도 그렇게 봐줄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북한이 폐쇄된 채 사는 것은 아니고 북한 스스로 원하듯 빗장을 풀고 세계무역질서에 편입될 것이다. 조만간.
그렇다면, 북한의 경제사정에 따라 자기들이 알아서 인권을 조절하거나 아니면 자기들 내부에서 인권에 대한...또는 민주화에 대한...요구, 시위가 발생할 것이다. 우리가 겪었던 것 처럼. 그렇게 하면 된다. 우리가 북한의 인권을 요구한다고 그게 갈 길 바쁜 북한에게 씨알도 안 먹힘을 (지난 박정희 시대를 되돌아보아) 알 수 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2. 북한의 인권은 그들의 사정에 의해, 그들의 단계에 의해 해결될 그 무엇이지 외부에서 관섭할 필요성이나 효과성도 약하다. 물론, 범 인류적인, 박애정신의 발로로 민간단체에서 들먹일 수는 있지만...그게 북한 내부에 적용될 사안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그런데, 방미 중인 이명박에게 미국의 보수파 의원들이 대북 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한다고 한다. (이명박은 이번에 미국 의회에서 연설도 못하게 되었다) 미국의원들에게 한반도는 타민족이고 타국가다. 그들의 일반적인 관념,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이나 북한의 인권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잣대에 의한 것이겠지만...실제 현실적으로 중국, 북한에게는 그런 무성의한(남의 일 보듯하는) 인권주장은 경계심만 자아내는 것이다.
인권이나 제재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항복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착오다.
김일성 생시, 김일성-카터 간의 개혁, 개방을 두고 면담이 있었다. 그 때 김일성은 분명히 했다. 무기개발에 관한 우리의 생각은 주체적으로 생각할 것이며, 미국 등이 경제를 봉쇄한다고 해도 우리는 오히려 더 잘 살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게 벌써 15년전쯤 된다.
북한을 10년 이상 20년 가까이 봉쇄하고 압박해도 북한은 오히려 더 강하게 나오고 있고 체제는 견고하다. 북한을 압박하면 손들고 항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체사상, 한민족 특유의 애국심과 민족성을 모르는 채 하는 말이다 (내가 북한체제를 찬양할 의도는 아니다. 북한을 바로 봐야 해답이 나온다)
보수파 의원들이 화풀이식으로 이명박 정부에게 '북한 인권 좀 들먹여봐'라고 주문할 때 이명박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