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은 김동연 청문회에서 왜 눈물을 흘렸는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막바지에 다다를 즈음 야당 의원이 질의 도중 울먹인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3선의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안동)이었다. 당 정책위의장까지 지내며 김동연 부총리와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김광림 의원의 눈물은 흔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광림 의원과 김동연 부총리는 창과 방패로 만나기 이전 수십 년 동안 같은 사무실에서 동고동락한 선후배 사이다.
김광림 의원은 김동연 부총리를 향해 "돈, 학벌, 인맥이 없는 후보자는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자랑하고 싶은 일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 자리까지 온 걸로 알고 있다"며 애정 담긴 말을 전했다. 김광림 의원이 약간 울먹이자 기재부 관료들도 눈시울을 훔쳤었다.
그러면서 김광림 의원은 "문재인정부와 야당 의원 관계를 넘어 함께 근무했던 동료로서 한국경제사에 오래 기억될 부총리가 되길 기원한다"며
"바람이 불기 전 먼저 눕는 현실 타협적인 장관 대신 대통령에게 경제 관료들의 의견을 잘 전달하는 소통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각별함은 김 후보자가 지난달 출간한 저서 '있는 자리 흩뜨리기'에서 엿볼 수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어떤 연못에 있든 큰 물고기로 성장하고 자신의 크기를 스스로 입증하는 남다른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공직자 선배를 모범 사례로 들었다. 익명으로 소개됐지만 김광림 의원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후문이다.
김광림 의원은 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75년 경제기획원 종합기획과·예산총괄과 사무관으로 출발했고, 김동연 부총리는 26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뒤 1983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ㆍ예산실ㆍ경제기획국 사무관으로 본격 시작했다.
김광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동연 부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 3차 보충질의에서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 질의 대신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다" 현 정부에서 도덕성과 능력, 전문성을 인정받고 일면식도 없는 대통령으로부터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받았다"며
"저를 포함해 선배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믿음직한 공무원이고, 그립(주도력)이 강해 조직 통제력도 강해 경제 콘트롤타워로서 최적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김광림 의원은 청문회 오후 질의 때도 김동연 부총리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인사 중 국민을 가장 안심시키는 인사"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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