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 노무현타운과 목포 손혜원타운>
2007년 9월 주간조선은 "봉하마을 '노무현 타운' 6배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대통령 호화 사저 논란의 시작이었다.
조선일보는 주간조선 기사가 공개된 바로 다음 날 사설로 이 논란을 증폭시켰고,
이어 모든 언론이 '호화 사저' 진흙탕 싸움에 뛰어 들었다.
'노무현 타운'은 조선일보가 처음 쓴 용어이며,
2008년 10월 홍준표의 입에서 '아방궁'이란 말이 나오기 전까지
노무현 대통령 사저를 조롱하며 일컫는 말로 쓰였다.
이후 모든 언론들이 노무현 대통령 사저 건립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었다.
처음 어디선가 30억으로 시작한 비용이
1월 23일 동아일보에 의해 450억원으로 커졌다.
사저 비용 논란이 커지자
2008년 2월 KBS 미디어포커스는 역대 대통령 사저 건립비용을 다루었다.
전두환 15억원,
김대중 16억원,
노태우 8억 3천만원,
김영삼 6억 6천만원인데 반해
노무현 대통령은 6억 5백만원으로 가장 낮다고 보도했다.
이에 아랑곳없이
2008년 2월 4일 동아일보는 "노무현타운 예산이 495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후 모든 언론은 '노무현타운' 건립 예산을 490억원으로 통일했다.
이 비용은
봉하마을을 지나는
화포천 정비사업,
진영공설운동장 개보수,
진영문화센터 건립 등
봉하와 진영 주변에서 벌어지는 김해시의 모든 사업의 예산을 모두 합친 것이었다.
오늘 조선일보는
"'손혜원 타운'에 들어갈 나랏돈 1100억"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문화재청의 목포 근대문화거리" 500억원과
건설교통부의 '1897 개항문화거리'와 유달동 보리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에 각각 327억원, 266억원을
합쳐 5년간 1093억원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 사저를 두고 호화 논란을 불러일으킬 때의 수법을 그대로 쓴 것이었다.
이들 사업은
주무관청도 다르고 사업 성격도 다르다.
목포 근대문화거리는 문화재청의 사업으로 보존을 주목적으로 하고,
두 개의 도시재생뉴딜 사업은 건교부 주관으로 주거환경 정비와 개량이 주목적인 사업이다.
사업 지역도 인접해 있다고는 하나 엄연히 다르다.
'1987 개항문화거리'사업(그림에서 파란색)은
'근대문화거리'(빨간색)과
상당히 겹쳐 있지만 실제로는 항만과 대도로 주변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업이다.
'유달동 보리마을' 사업(보라색)은 아예 지역이 전혀 다르다. (그래픽이 후져서 죄송 ㅠㅠ)
그런데
이 모든 예산이 손혜원 의원을 위해 집행되는 것처럼 제목을 뽑고 있다.
곧바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 기사를 받아
"예산 1100억원"을 온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고 있다.
SBS가 치졸하다면
조선일보는 야비하고 엽기적이다.
단순히 손혜원 의원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고인을 불러내 능멸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따르는 모든 지지자들도 함께 조롱하는 것이다.
마치 어느 스릴러 영화에서
연쇄살인범이 묶여있는 주인공의 얼굴을 칼로 훑으며
"너희 아버지도 살려달라고 울면서 빌었지" 하면서
야비하고 잔인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짓이다.
이 글을 시작할 때는
입에서 쌍욕이 튀어나오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글을 마치려고 하니 힘이 빠지고 허탈하다.
언제까지 이런 야비한 짐승들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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