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청원 글 입니다
군 가혹행위와 책임회피로 5달째 못 걷는 아들이 죽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여느 청년들처럼 건강하고 총명했던 아들이 (1)군 가혹행위와 (2)군병원의 오진, (3)해당부대(상무대근무지원단)의 책임회피로 5달째 아예 걷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신도 피폐해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고 우울증 증세도 보입니다.
지난 8월 10일 입대한 아들은 중대장 훈련병으로 임명되는 등 성실한 군생활을 이어가며 상무대근무지원단에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입대 3달만인 지난 11월 유격훈련 도중
(가혹행위1)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300회 하던 중 ‘뻑’ 소리와 함께 인대가 파열됐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했지만 군 측은 두 달 가까이 꾀병이라며 묵살했습니다.
(가혹행위2) 이후 아들이 부상 부위 염증으로 고열 증세를 보이자 1월 혹한기에 난방이 되지 않는 이발실에 가두고 24시간동안 굶겼습니다. 제가 육군본부 민원실에 항의하고 나서야 다음날 저녁 식사를 제공했고, 아들에게 와서 “너희 아버지 전화하셨더라?” 라며 비아냥거리는 발언까지 뱉었습니다.
(가혹행위3) 이후 국군함평병원에서 외부 진료를 진단 받았지만 소속부대장의 묵살로 한동안 나올 수가 없었고, 부상을 당한지 3달만에 세종충남대병원에서 겨우 발목인대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열흘 뒤 ‘아들처럼 보살피겠다’는 소속부대장의 설득에 아들을 부대로 복귀시켰지만, 이후 격리 과정에서 세 번이나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낙상 사고를 당했고, 수술 부위가 벌어지면서 이후 염증 수치가 정상수치(0.5)의 18배인 9까지도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입니다.
부대 지휘관은 “지침대로 격리시킨 것 뿐”이라며 본인들의 책임은 없으니 저에게 아들을 데려가 “알아서 치료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외래진료 이후 염증과 통증이 잡히지 않았지만 아들은 휴가만료로 국군대전병원으로 복귀했습니다.
(2. 군병원 오진) 대전병원군의관은 아들을 보지도 않고 ‘발목염좌 및 긴장, 무릎염좌 및 긴장’이라는 해괴한 진단을 내놓으며 입원과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아들은 무릎부위에 그 어떤 부상과 염증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후 “외부에서 수술한 환자에게는 약 한 알도 줄 수 없다”며 숙식만 가능한 정양센터로 보냈습니다. 한 달 동안 수술부위는 점점 더 악화됐고 통증을 호소했지만 그 어떤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고, 응급실에서는 진통제만 지급했습니다.
결국 충남대 병원에서 MRI 및 혈액재검사를 진행했고, 재수술과 항생제 치료를 권유 받았습니다. 군의관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자 대학병원 측 의사는 군의관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고, 군의관은 아들의 상태가 아닌 해당 분야의 권의자인 의사가 자신에게 연락온 것을 감격해하며 “해당 교수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냐”와 같은 발언을 했고, 곧바로 입원조치를 시켜주었습니다. 그렇게 안된다고 하던 군의관의 태도가 바뀌는 것을 목격한 저는 너무도 황당했고, 환멸을 느꼈습니다.
이어 아들의 수술에 대해서는 “이 수술을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맡기면 해주긴 하겠다” 고 말하며 “단, 민간병원에서 받으면 전액 자비로 해야 한다”는 본인이 집도하는 수술의 결과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식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위탁 심사라는 절차가 있음에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아들의 요청도 묵살했습니다.
결국 아들의 병원비는 천만원이 넘고, 지금까지도 입원 중입니다. 민간병원에서 재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낙상 사고로 인한 염증 전이 등이 심해 석 달 넘게 호전되지 않고 있고, 극심한 통증과 항생제 부작용로 인한 구토, 어지러움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아내는 생업을 포기한 채 아들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들과 비슷한 상황을 겪는 병사들의 기사를 매일 접하면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입니다. 일련의 사건을 정리해 국방부 장관님에게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 서류는 그대로 가해자인 부대지휘관에게 전달됐습니다.
(3. 부대의 책임회피 및 압력) 결국 부대의 증인인 병사들은 매일 가해자들에게 끌려가 취조를 당했고 진술서를 강요당했습니다. 심지어 국방부 감찰실은 증거 자료가 있으면 한 번 볼테니 내놓으라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군의 이런 대처는 가족을 자해공갈단 취급하는 듯한 느낌과 함께 2차 가해가 됐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가서 알리고 다시 한 번 민원을 제기하자 군 관계자들은 이제서야 아들을 찾아와 살피고, 관심을 갖는 모양새입니다.
대통령님 ! 지금 대한민국 국군이 2021년의 군대가 맞는지 여쭤 보겠습니다. 아들을 군대 보낸 부모들은 항상 병수발 들 준비하면서 생업을 포기 해야만 하나요?
아들은 오랜시간 병원 입원에 지쳐 염증수치가 높아질 때 마다 패혈증 등의 부작용을 검색하며 불안해하고, 심지어는 눈물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눈으로 볼 때마다 정말 억장이 무너지고 혹여 잘못된 생각을 할까 매일매일이 두려운 마음입니다...
국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님께 이 사건의 정확한 진상조사와 조치 및 재발방지대책을 간곡하게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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