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이다. 19명의 목숨마저 위태로웠기에 더 그렇다. 다만 조금은 냉철할 때다. 석방의 환호 속에 억장이 무너지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살해당한 두 명, 그 가족이다.
유족의 슬픔을 위로만 할 일은 아니다. 마땅히 교훈을 얻어야 옳다. <조선일보> 사설마저 "이 사태가 남긴 교훈에 대해서도 모두가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썼다.
하지만 생뚱맞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서 납치 테러단체와 직접 협상하는 선례"를 만들었단다. <조선일보>는 "이것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러한가. 문제의 핵심이 탈레반과 직접 협상으로 추락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 있을까. 심지어 <조선일보>는 "국내 일부 세력은 이 불행한 사태마저 반미에 이용하려 시도"했다고 꼬집었다. 그 비야냥은 한국에서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는 여론이 전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고려하지 않는다. <조선일보> 스스로 말했듯이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적극적 협조가 없었다면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는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삼 <조선일보>의 사설을 비판하는 까닭은 더 있다. 적잖은 사람이 그 논리에 공감하고 있어서다. 그래서다. 우리는, 대한민국은, 또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잘못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
인질 사태를 차분히 톺아볼 때다. 석방 합의의 이면에 어떤 조건이 있는지 보다 중요한 게 있다. 김선일에 이어 다시 한국인 두 명이 생떼같은 목숨을 뺏기지 않았던가.
왜 그럴까. 어느새 잊고 있지만 인질 사건을 주도한 탈레반 사령관이 밝힌 이유를 이제라도 곰곰 새겨야 옳다.
"우리 조국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게 침략 당했다.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내고 미국을 도운 모든 나라들은 우리의 적일 수밖에 없다."
탈레반 사령관의 울분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이라크'로 바꿔 볼 일이다. 아니, 이라크는 9·11테러와도 아무 관련이 없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다. 명토박아 둔다. 또 다른 한국인이 참극을 당하기 전에, 이라크 철군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다. 이라크에 더 머물기는 젊은 군인들을 위해서도 위험하다.
최근 서울에서 만난 미국 정치학자 조지 카치아피카스는 부시의 이란 침략이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카치아피카스는 미국이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장 큰 이유가 이란 침략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조지 부시 정권의 제국주의 야욕이 이란 침략을 꾀하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읽을 수 있다. 부통령 딕 체니는 곳곳에서 '군사 공격'을 살천스레 들먹인다. 이라크를 점령한 미군은 자신을 공격하는 민중의 배후로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지목한 지 오래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전쟁 가능성은 100%가 아니다. 여러 가지 정치 변수가 있다. 하지만 평화를 바라는 민중이 할 일은 언제나 전쟁의 작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최대한 비극을 막는 데 있다.
분명, 미국의 부시 정권이 도박할 가능성은 높아가고 있다. 카치아피카스는 네오콘이 부시 이후까지 집권을 노리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고 김선일이 참혹하게 숨졌을 때 경고했듯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남은 인질이 모두 풀려나기로 합의된 오늘, 거듭 진지하게 당부한다. 이라크에서는 자주적 결정으로 철군해야 옳다. 그것이 또 다른 참극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침략전쟁 파병으로 추락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스스로 높일 길이다.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도 이라크 철군 문제에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힐 때다.
오뎅이가 잘난 척 할려고 오늘은 길게 썼는데 결국은 철군하자는 말이구나.
근데 뭐 군사가 아니고 의료지원단이라서 철군이란 표현이 좀 거시기하다.
월남전같으면 몰라도, 공병, 의료...그런 것이라면 미국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굳이 철수할 필요는 없지 싶다.
우리가 어떤 현상을 볼 때
피상적인 것만 보느냐, 아니면 시스템적으로 보느냐하는 문제가 있다.
오뎅은 아프칸에서 인질이 풀려나고 와중에 2명은 살해되고 그래서 아프간이나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피상적인 관찰과 그에 대한 단순한 해결책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걸 생각해야 한다.
여기 1인이 봉변을 당해 참혹하게 참수당한 사건이 있다. 처참하기 이를데 없다.
또 여기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가 나빠져 순차적으로 5명 정도가 한강에 뛰어 든 사건이 있다.
사람들은 피상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으로 인하여 1명의 봉변 당한 사건을 더 우선시하고 그에 관심이 집중되고 카메라며 기사며...대책이며...그런 걸 쏟아낸다.
하지만 기실 더 위중한 문제는 잘못된 정책에 의해 5명이 살해(정책에 의한 살해)된 것일테다. 그게 비록 자살이나 또는 범죄이거나 또는 다른 형태로 둔갑하여 인명을 앗아간다손 치더라도 결국은 그 정책에 의해 유발된 최종효과로서의 살해는 마찬가지다.
미선, 효순...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 또, 김선일, 심성민...마찬가지다. 누군들 눈물이 없고 양심이 없겠나. 정말 분통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제시하며 선정적으로 미국탓, 미군철수, 또는 우리의 해외파병(의료지원)등을 그만두라고 말하는 것은 위에 말한 1명 살해 VS 5명 자살의 예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만일, 미군이 완전철수한다치자. 그러면 그만큼의 전쟁억제력을 우리 스스로가 보강해야 한다. 그 금액은 상상을 초과한다. 결국 정부는 막대한 세금을 걷어야 하고 국민 골고루에 부담되는듯 하지만 실제는 서민-극빈층에 더 타격이 크다. 그 많은 서민-극빈층에게 자살의 한 원인을 제공하며, 하루이틀에는 아니라도 장기적으로 수많은 인명(건강, 비관, 우울)을 앗아가는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
어느 한 단일사건의 처참함보다 더 나쁜 것이 바로 이러한 정책오류라는 것이다. 김대중이는 제 놈 손으로 실제 살인행위를 하진 않았다. 하지만 카드남발과 서민우롱적인 정책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았으며 결국에 노숙, 자살로 이어지는 기만적 행정을 하였다. 그래서 그는 살인자이다.
마찬가지로...선정적 몇 가지 사건을 빌미로 큰 시스템적인 희생이 따르는 파병정책이나 한미우호관계에 대해 수정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근시안적이며 계산착오적인 발상이다.
그단새 누군가가 +9점을 줘서 10점으로 만들었네?
언넘인지 기찬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