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미국, 북한에 대규모 식량지원 검토

北에 들어가 배분 확인하기로

미국이 북한에 중유를 제공한 데 이어 대규모 식량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청와대 백종천(白鍾天) 안보정책실장이 8일 말했다.

백 실장은 이날 신문·방송사 편집·보도국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미국이 순수하게 인도적 차원에서 상당 규모의 식량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접촉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도 7일 “6자회담이 북핵 불능화(disablement) 2단계에 돌입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식량 직접 제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식량기구(WFP)는 북한이 지난해 80만?의 식량 부족사태를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부는 특히 미국 기관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식량 배분 상황을 모니터링(검증)하겠다는 계획을 북한측에 전달했고, 북한도 이에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식량 지원 모니터링을 북한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일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미·북 간 얘기가 오가는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진벨재단 등 민간 단체를 통해 배분 과정을 확인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북한 핵의 불능화 이전이라는 점을 고려해 직접적인 식량 지원보다는 국제개발처(USAID) 등을 통한 대북 지원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핵 6자회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인도적 차원의 직접적 지원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은 밝혔다. 미국은 또 병원용 발전기 등 인도적 지원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