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인적인 사정으로 본업을 그만두고 현재 카카오드라이버로 대리기사 입문한 20대 후반 청년입니다.
카드라윤기사님이 올려주시는 일지들 아주 재미있게 읽다가 저도 일지를 한번 올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용기내서 올려봅니다.
아직 시작한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터라 많이 서투릅니다. ^^;
저도 밑에서부터는 편하게 쓰겠습니다.
불금인 오늘... 평소보다 더 일찍 콜을 잡기 위해 강남으로 나왔다.
첫번째 콜 (강남구 역삼동 - 용인 상하동) 39K + 팁 10K
강남 치고는 다소 이른시간인 오후 7시40분 가량에 용인 가는 첫 콜을 빠르게 캐치 했다.
중년 부부 손님.
어머니뻘 여자 손님께서 나더러 어떻게 오셨냐고 물어보기에 걸어 왔다고 하니 "더워서 어째..." 하면서 걱정 해주셨다.
첫인상부터 상냥하신분이라는게 바로 느껴지는 말투.
가는 내내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시고 (사실 먹지 않았는데 걱정 많이 하실 것 같아서 먹었다고 했다.)
대리운전은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 본인이 걸어온 인생 이야기도 해주셨다.
교통정체가 생겨 1시간이 넘는 운행 시간이었지만 시간 가는줄 모르게 즐겁게 대화 하면서 운행 했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따스함에 눈물이 나올뻔하기도 했다... ㅋㅋ
이렇게 따뜻한 분들도 계시는구나...하고 느끼면서 집까지 안전히 모셔다 드리고 같이 지하주차장에서 지상 아파트 단지로 올라가는데
사모님께서 만원짜리 지폐 한장과 간단히 먹을 간식거리를 주셨다.
대리 운전 시작하고 처음 받게 되는 팁이라 어안이 벙벙 했다...
연신 고맙다고 인사 드리는데 무조건 잘 되실거라고 화이팅 하시라고 용기까지 북돋아 주셔서 정말 기억에 남는 손님이다.
쭉 건강하시길...
첫 콜을 기분 좋게 마치고 분당쪽으로 옮겨 갈까 하고 버스를 탑승 했다.
두번째 콜 (분당구 정자동 - 용인 상현동) 18K
첫콜을 빠르게 마치고 미금역으로 와서 대기 하는데 콜이 재빠르게 떴다가 사라진다.
콜이 있긴 있구나 싶어서 대기 하는데 그 이후로 30분째 콜이 없다... ㅋㅋㅋ
그러다 콜이 떠서 용인이란 착지만 보고 재빠르게 수락.
그런데 수락을 누르고 보니 출발지가 정자역이다...
재빠르게 미금역으로 내려가보니 정자행 지하철이 알맞게 들어온다.
휴... 다행이다.
순조롭게 손님과 만나서 운행 시작.
중년 남성 손님이다.
손님 : 어려 보이는데...운전 잘해요?
나 : 보기보다 운전 경력은 좀 됩니다... 운전 못한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 드릴게요~
손님 : 하... 운전을 한다? 그래 한번 해봐.
만나기 전 전화상으로도 좀 취한 것 같더니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도착지로 찍어준 곳에 도착 했는데 그냥 도로변이다.
근데 손님은 뒷자리에서 전화로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
흠... 도착지를 물어 봐야하는데... 지금 물어보긴 좀 그렇네... 싶어서 일단 도로변에 정차 했다.
그러자
손님 : 아이씨 저기 옆에 아파트로 들어가야지
나 : 네~ 죄송합니다 손님. (아파트 단지로 입장)
손님 : 여기 세워요.
나 : 네 손님 제 핸드폰 거치대만 좀 빼가겠습니다.
손님 : 아이씨 빨리 빼
처음으로 손님 평점에 나쁨을 줬다.
이 손님과 다시 만나지 않기도 체크... 처음 만났던 손님 처럼 따듯한 분도 있는 반면 이런 양반도 있는거겠지...
아직 교통카드 환승도 될테니 다시 분당으로 가야겠다... 버스 탑승
세번째 콜 (용인 동천동 - 송파구 잠실본동) 25K
버스타고 분당으로 가는 중에 송파구 가는 콜이 떴다. 집 근처이니 만큼 바로 수락...
처음 잡았을 때는 손님과의 거리는 1km였는데 버스 정류장에 가까워질수록 거리는 좁혀진다.
딱 버스 경로에 있는 손님이 부른 콜. 럭키 ㅋㅋ
손님과 만나니 내 또래 손님이다. 서로 이런저런 고민도 털어놓고 용기도 북돋아 줬다.
이직을 하셔서 적응하느라 힘드시다는데 꼭 잘 되실거라고 응원 해줬다.
무난하게 운행 종료...
송파면 집 근처이고 막차도 슬슬 끊길 시간인데 어찌 할까 고민중...
네번째 콜 (송파구 잠실본동 - 노원구 하계동) 27K + 팁 10K
고민하는 찰나에 하계동 가는 콜이 뜬다.
대리운전 카페 회원님들이 삼릉오계(정릉,태릉,공릉,상계,중계,하계,월계,석계) 는 조심 하라고 했는데... 그냥 한 콜 더 타고 밤새고 첫차 타고 오지 뭐 하는 마음에 수락.
손님과 만났는데 이 전날에 만났던 카카오대리기사에 대한 불만을 말한다.
카카오드라이버가 나온 이후 무조건 카카오드라이버만 쓰고 있는데 지금껏 오신 기사님들은 전부 매너가 좋으셨지만
전날에 만났던 기사님은 해도해도 너무 해서 컴플레인을 걸었다고 하셨다.
잘 하셨다고 맞장구 좀 쳐드리고 하계까지 운행... 가는 도중 비슷한 취미 공통사까지 발견해서 신나게 대화 했다.
하계동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서 주차 완료.
인사 하고 가려는데 손님이 부르신다.
"기사님... 날도 더운데 고생 하셨어요. 시원한 커피라도 한잔 하세요..."라며 만원짜리 지폐를 내미신다.
오늘만 벌써 두번째 팁이다... 그동안 팁 한번 못 받았는데 오늘만 두번째라니... 감사하게 받았다.
그나저나 지도를 켜보니 주변에 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버스도 끊겼고... ㅋㅋ 피시방이나 찾아볼까...
다섯번째 콜 (노원구 하계동 -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용산구 이태원) 24K
지도를 보며 피시방이 있을법한 지역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기분 좋은 진동이..!
콜이 떴다!
착지는 구로디지털단지. 착지도 좋다.
GPS 오류로 만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기에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다...
아무튼 손님과 만남... 내 또래 손님.
"기사님 죄송합니다.. 더운데 고생 많으셨죠..." 하면서 차로 안내해주신다.
미터기 시작 후 출발... 손님은 친구분과 통화 하는데 왠지 통화 내용을 들으니 착지가 변경 될 것 같다.
손님 : 기사님... 정말 죄송한데 도착지를 이태원으로 변경 해도 될까요?
나 : 네 괜찮습니다. ^^ 이태원도 번화가라 저도 이어타기 좋아요~
손님 : 정말 감사합니다.
가면서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 해주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운행 막바지쯤에
"기사님 우리 정말 화이팅해요... 살기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봐요." 라고 하셨다...
그래요 저희 정말 열심히 살아요 라고 말씀 드리며 운행 종료.
이태원은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무색하게 정말 활발하다...
콜이 미친듯이 울린다.
여섯번째 콜 (용산구 한남동 - 용산구 원효로1동) 16K
원효로1동으로 갔다가 얼른 이태원으로 다시 돌아와서 또 다른 콜 잡아야지 하는 생각에 수락했다.
내 또래 손님 3명...
여기에 쓸 수 없는 각종 음담패설... ㅋㅋㅋ 서로 농담 따먹기도 하고 대화 내용만 들으면 실 없이 웃기다. ㅋㅋㅋ
차마 대놓고 웃긴 그래서 슬쩍슬쩍 웃으면서 운행.
말투도 그렇고... 나한테 무례하게 굴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했는데 막상 대리기사인 나에게는 엄청나게 깍듯하다...
무난하게 운행 완료.
다시 이태원으로 가야지...
일곱번째 콜 (용산구 한강로동 - 성동구 성수1가1동) 17K
이태원으로 갈 것도 없이 근처 삼각지역쪽에서 콜이 뜬다.
재빨리 캐치... 오늘은 카드라신이 나에게 강림했나... ㅋㅋ
많이 고단해보이는 손님... 그래도 거치대도 내어주시고 충전기도 꼽으라 하시고 네비까지 찍어주신다.
손님 도착하면 깨워드릴게요 좀 주무세요... 하고 운행 시작.
손님은 바로 잠드시고 나도 편히 주행 했다.
무난하게 운행 완료.
운행 마치고 보니 4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여기서 끝일듯 싶어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첫차를 타고 복귀 하였다...
하루종일 비가 왔다 안왔다 반복 하고 습하고... 정말 덥고 힘들었던 하루. 그래도 정말 보람차게 보냈다...
7월29일 순수익
132,800원(수수료제외 후) + 팁 20,000원
총 152,800원
추천!
요즘 더위가 기승인데 성주참외님도 건강 유의하세요.
주말 잘 보내세요.
평소엔 5~6만원 정도 벌어요. 오늘 같은 날은 카카오드라이버신이 돌봐 주셔야 가능한 날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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