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선수가 경기 중에 욕설을 하며 과도하게 괴롭히자 폭발한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깔끔한 매너를 보이는 그도 참기 힘든 수준이었다.
중국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국내 팬들도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뉴스 포털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안정환 폭발사건은 10일 원정으로 벌어진 장수와의 8라운드 경기(1대2 패) 후반 42분쯤 시작됐다.
다롄의 용병 제임스가 문전에서 볼을 잡자 장수 선수 3명이 제임스를 에워싼 채 유니폼을 잡고 늘어지는 등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했다. 이어 제임스와 상대 선수들간 실랑이가 벌어졌고, 양팀 선수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집단 충돌로 이어졌다. 다롄의 안정환과 양린, 장수의 제메시가 각각 경고를 받으면서 사태는 진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장수의 친성이 안정환을 스토커처럼 계속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국말로 '개XX'라고 욕을 해댄 것이다.
안정환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으면서도 친성에게 다가가 항의하려고 했다. 이때 안정환의 동료 양린이 안정환을 호위하던 중 자꾸 따라오는 친성을 밀쳤다가 퇴장당했다. 양팀 코칭스태프까지 그라운드로 달려들어와 선수들을 진정시킨 끝에 경기는 속개됐다.
하지만 안정환은 분이 풀리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라커룸으로 향하지 않고 그라운드 밖 대기심석 옆에서 친성의 사과를 받지 않으면 경기장을 떠날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안정환은 장수팀의 관계자로부터 "대신 사과하겠다. 친성의 행위가 사실이라면 감독에게 보고해 징계를 하도록 하겠다"는 확답을 듣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사태의 전말을 목격한 양린은 '시나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친성이 계속해서 한국말로 '개XX'라고 욕했다. 참기 힘들 정도였다"면서 "나는 입닥치라고 하면서 친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밀어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안정환은 이날 후반 5분에 교체 투입됐으며 2경기 연속 골사냥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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