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연휴. 오늘은 몇주전부터 셀프 차량정비를 하려고 예정했던 날이다.
차량 공구를 잔뜩 준비하고, 차에 갔는데.. WD-40을 집에 놓아두고와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WD-40을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려고 했다.
엘리베이터는 아래에서 올라오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 사람이 있었다.
60정도로 보이는 남녀 두사람. 부부인가?
원래는 텅비어있어야 정상인데... 뭐지? 아랫층으로 버튼 누르는걸 깜빡한 사람들인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0.5초간 이 생각을 한후,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엘리베이터 문 닫는 버튼을 누른다....
나는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려다가 멈칫하며 음?! 하는 표정을 지으며 아줌마를 쳐다봤는데
아줌마가, "엘리베이터 안타요?"라고 한다.
.....
나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내가 발자국을 때기까지 1초 정도 밖에 안걸렸고,
아줌마는 1초사이에 엘리베이터 문닫는 버튼을 누른샘이다.
.....
나는 그냥 속으로 어휴... 한뒤 아무말없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는 1층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갑자기 뒤에서 아저씨가 나한테 말하는 듯이 묻는다.
"그거 버리는거에요?"
.....
나는 아니 ...내가 손에 들고 가는걸 왜 버리는거냐며 묻는거지?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고,
1초 뒤에 아닙니다. 쓰는 겁니다. 하고 답변했다.
아줌마가 물었다.
왜요? 저거 필요한교? 하나 사다주꾜?
아저씨가 말했다.
그럼.. 저거 여기저기 많이 필요하지. 저게 아직도 나오나보네..
...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나는 생각했다.
이 사람이 애초부터 내가 손에 든것이 빈깡통이라고 생각한거 같진않고,
빈깡통이라면 그거 이름이 뭔교?라고 물어야하는것이 정상아닌가?
남이 쓰는 물건을 왜 버리는 거라고 규정하고 필요없으면 나 달라는 느낌으로 묻는거지?
당최 이해가 안갔다.
...
나는 차량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 차량이 세워진 곳 바로 뒤에는 배달 화물차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운전석에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내 차량을 정비하기 편한 좀더 넓은 곳으로 이동시켰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하려는 찰나에,
배달 화물차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를 향해 똑바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
"저기... 아까 걸어오시는거 보니까 그거 손에 들고 계시던데, 잠시 한번만 좀 쓰면 안될까요?"
................
....오늘은 진짜 무슨 날인가?! WD-40이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나는 1초뒤.. 아...네...하고 빌려줬다.
그 아저씨는 정말 자기 트럭에다 뿌리더니 금새 나에게 가져다주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갔다.
....
나는 이제 정말로 작업을 해야지 하며, 엔진후드를 열고 분리하기 시작했다.
작업이 2시간 30분을 넘어갈 때쯤 차량정비는 거의 완료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아저씨들이 와서는 유리막 코팅을 내 차 옆에서 하기 시작했다 ㅡ.ㅡ.....
유리막 코팅을 하던 아저씨와 그 아저씨를 구경하던 또 다른 아저씨..
구경꾼 아저씨는 내 차 옆에도 와서는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뭐라고 하면서 기웃거리는 통에 주위가 산만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실수로 십자 드라이버를 손에서 놓쳤고, 엔진룸에 떨어졌다.
드라이버는 타당탕탕... 거리더니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아 씨발... 육성으로 욕이 튀어 나왔다.
아무리봐도 내 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후레쉬를 비춰도 안보였다.
혹시나 냉각팬에 끼였으면 큰일이다 싶어서 손으로 냉각팬을 돌려봤는데..
그냥 스무스하게 잘 돌아가는 걸 확인했다.
팬벨트 등에 걸리면 작살나는데.. ㅆㅂ.....
하지만 아무리봐도 보이지 않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로 볼때
완전히 차량 하부에 떨어진 것으로 생각되었다. 차량하부에는
돌팀이나 하체 충격에서 보호하기위해 커버가 부착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드라이버는 그 커버 위에 있을거라고 생각되었다.
그렇다면야 주행에 큰 문제는 없을터..
시동을 걸어보니 다행히 별 문제없이 가동되었다.
하여튼 내 BMW는 엔진후드가 너무 빈틈없이 꽉 들어차있어서 공구가
빠지면 찾아내기 엄청 힘들어 보였다.
나는 차량 정비를 다른 곳에서 하기로 마음먹고,
차량을 다른 그늘진 장소로 옮겨왔다.
이번엔 WD-40을 제대로 내차에 뿌릴 차례였다.
시동을 걸고 차량 뚜껑을 열었고, 완전히 닫히기 전에 변형을 중지시켰다.
그 상태에서 나는 모터, 쇼바, 관절부 같은 구동부를 집중적으로 WD-40을 뿌렸다.
과연 뿌리고 난뒤에는 변형할 때 들리던 끼이익 거리는 잡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매우 스무스하게 움직였다.
나는 몇번 더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을 하고 있었는데...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아니 할아버지가 내차를 빤히 보고 있는게 느껴졌다.
너무 빤히 보고 있어서.. 그냥 제발 지나가주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 할아버지는 가만히 보니, 몸이 불편하신 분이셨다.
풍 또는 뇌졸증을 앓으셨는지 몸의 한쪽 수족을 제대로 사용못해서 지팡이를 짚으며
운동하는중에 내 차를 지나가다가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듯했다.
....
나는 3시간 넘는 정비에 그만 지칠때로 지치고 배도 고픈 상태였다.
뚜껑이 열린채였는데, 뚜껑을 닫을까...싶었지만, 그 할아버지는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듯 내 차를 너무 빤히 쳐다본 뒤 점점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기에
...나는 그냥 뚜껑을 열어두고 있었다.
나는 그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그 할아버지가 마침내 한마디 나에게 물었다.
"차 엔진이 엔진오일은 안먹는교?"
......
"........."
그저 이 한마디로 나는 이 할아버지가 소싯적에 외제차를 좀 몰아보셨던지,
아니면 외제차에 대해서 들은 속설에 대해서 일반인정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되었다.
나는 대답했다.
"아니요...그런거 없습니다...."
"아... 그래요? 그러면 차가 좋은기네..."(잘 안들렸지만 아마도 이 이렇게 말씀하셨던거 같다..)
....
일전에 회사근처에 폭스바겐 차주 바로 뒤에 내 차를 세웠을 때,
폭스바겐 차주가 차에서 내리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차가 첨 이쁘네요~?"
"하하..네..감사합니다."
...그래 이게 평균적인 대화라고 생각한다.
어쩐지 첫 대화로, 차가 엔진오일을 먹진않는교? 라는 질문은 어쩐지 좀 이상하다고 느끼는건 나뿐인건가?
...
으음..거참 오늘은 이상한 날이군.
하며, 나는 어떻게 하면 십자드라이버를 끄집어낼지에 대해서 고민하며 일기를 마친다(ㅋㅋㅋㅋㅋ)
wd를 뿌려야하는곳도 있지만 구리스를 발라줘야하는곳도 있지않나요?
wd의 역활은 녹제거및 예방 글고 방청 용이고 지속적인 윤활력이 필요한곳은 wd를뿌려서 닦은후 구리스를...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