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왕조를 끝까지 지키려고 몸부림치던
정몽주에게 이성계 일파를 제거할 기회가 딱 한 번
있었어.
이성계가 해주에서 사냥을 하다가 말에서 떨어져
몸을 크게 다친 적이 있었지.
그래서 개경에 오지 못하고 벽란도에서 요양을
하고 있었어.
이때 정몽주는 하늘이 준 기회라 여기며 이성계
일파를 제거하려 했어.
그러나 정몽주의 계획은 이방원 때문에
틀어져 버렸어.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한 이방원이 한밤중에
벽란도로 달려가서 이성계를 개경까지
데려왔던 거지.
정몽주는 크게 실망했어.
그러나 이성계의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다음 일을 계획할 수 있기에,
이성계의 병문안을 핑계로 호랑이 굴이나
다름없는 이성계의 집으로 스스로 찾아갔어.
이때 이방원이 정몽주에게 시를 한 수 들려
주었는데, 그게 바로 유명한 하여가(何如歌)야.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한마디로 말해서 고단한 인생 살지 말고,
우리 편에 붙어서 서로 사이좋게 영원히
살아가자는 회유였지.
정몽주가 이에 단심가(丹心歌)로 답했어.
이 몸이 죽어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나는 백 번을 다시 죽어도 고려 왕조를
섬길 것이니, 나를 설득할 생각을 버리라는
준엄한 경고였어.
이 시를 이방원에게 들려 주고 정몽주는
이성계의 집을 빠져나왔어.
이방원이 생각하기에 정몽주를 설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지.
그래서 급히 부하를 보내 정몽주를 살해했어.
바로 선죽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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