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등학교 정문에
아침이면 신호하는
사람이 있다
출근시간이라
늘본다
바쁜시간에
가는 차 세우고
호기가득한 학생들
어여 가라며 휘휘댄다
짜증도 나지만
아저씨는 미동도 없이
분당간격으로 차를 세우며
고딩들을 어여 지나가라고
휘휘댄다
개들은 저아저씨가 무너지면서
만들어준 통로를 호기롭게
지나간다
인근에 작은 목욕탕이 있고
덩달아 할머니들도 호기롭다
빠지는 날도 가끔 있지만
호르라기 물고 신호봉
든 저아저씨 알고보니
은퇴한 교장이었네
오늘도 아침이면
그 자리는 북적대며
휘휘거리는 그 아저씨
호기로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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