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른 사이트에 올라온 글입니다. 그냥 펌글입니다..
이제 서른후반..어디 말할곳도 없고...대낮부터 술을마시며 끄적거려 봅니다..
어려서부터 많이 가난했었습니다.
부모님 두분다 가게에서 장사를 하셨구요.집은 가게옆에 붙은 쪽방에서 세식구가 살았습니다.
아버님은 어렸을때 공부를 잘하셨다는데 지병이 있으셔서 안좋게 풀린 케이스라더군요.
그게 한이 되셨을까...
평소에는 말없고 조용하시던분이 술만드시고 오면 폭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어린 6살짜리가 아버님이 늦게 들어오실때면 항상 불안에 떨어야 했으며
옆집으로 피신을 가기도 해야했습니다.
어머니는 그 폭력으로부터 나를 지켜주기위해 그 공포스러운 술에 반쯤 정신이 나간 아버지를 상대하시곤 했습니다.
구타와 함께...
그렇게 어린시절을 보내다보니 저에게도 변화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거나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모가 자주 싸운다던가 뭐 그런...
우리아이가 변했어요에 나오는 내용들만 봐도 그런 부모들의 다툼에 아이가 큰 영향을 받는거 같던데...
저는 오죽했을까요...
큰소리만 나도 심장이 뛰고...그걸 풀곳이 없어 동네아이들..학교친구들과 많이 싸우며 그렇게 뭔가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거 같네요.
그럼에도 지금 이나이 먹도록 큰사고 안친건 아마 어머님의 사랑때문이겠죠.
그렇게 방황하는 사춘기를 보내고...군대를 가고...전역을해서 사회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이제 많이 늙으셨는지 예전처럼 그런 폭력행위는 없었죠.이젠 어렸을때의 제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렇게 30대 중반이 되었을때...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응급실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놈의 술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마지막까지 술을 드시가 그만..
대학병원 의사가 수술을 해도 가망이 없는데 어떻게 하시겠냐며 물어보는데 어머님께서 반대를 하시더라구요.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겠지요.
긴병에 효자없다고 편하게 죽지도 못하고 식물인간된채로 병원비는 병원비대로 나가고...
형편이 좋지못했던 저와 어머니는 어쩔수가 없었어요.
그소식을 듣고 고모쪽 식구들이 와서 어떻게 그럴수가 있냐며 난리를 치는바람에...결국 수술을 하게되었고..
의사말대로 한달간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누워계셨죠.
혹시나 조금이라도 병원비를 보태줄줄 알았는데....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고...
결국 모아놓은돈 전부 수술비,병원비 등등...
그렇게 수술이 끝나고 면회를 하러 중환자실에 갔는데...예전에 그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정말 비쩍마른 아버님이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고 계시더라구요.
그 앞에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어렸을때 생각하면 아닐거 같았는데 막상 그렇게 누워계신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감당할수가 없었던거 같네요..
이럴거면 나한테 좀 잘해주지 그랬냐며.....어렸을땐 왜 그랬냐며...정말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울어본적이 처음이었던거 같아요.
이제 어느정도 나이를 먹어서 그나마 아버지랑 간간히 소주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을 무렵인데...
그렇게 한달동안 누워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화장을 하고서 저녁쯔음...어머니와 간단하계 맥주를 한잔 했습니다.
"어머니 저 어렸을적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뭔데..."
"전 어머니 아버지 닮은구석도 없고 그흔한 돌사진도 없고...어렸을적 홍수로 다 떠내려가서 잊어버렸다는데.."
"...."
"이제 저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으니 괜찮아요.혹시 어머니 친아들이 아니더라도 저한텐 어머니밖에 없어요...
그러니 혹시 어머니까지 나중에 돌아가시구서 제가 남에게 그런이야기를 듣지않게 어머니가 이야기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니는 말없이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백일도 안지난 어린아이가 서울에 있는 홀트라는 입양기관앞에 바구니채로 버려져있는걸 그당시 거기서 일하고있던 큰고모가
저를 지금의 어머니 아버지에게 맡긴거에요.
아이를 낳을 형편도 아니었고 아버지가 몸도 안좋으시고해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 하시더라구요..
괜한 이야기를 꺼낸걸까....어머니를 진정시켜드리고 밖에나와 담배를 피며 생각을 하는데..
그때 당시엔 그렇게 큰 뭔가가 없었던거 같아요.그냥 무덤덤했다고 해야하나....
어렸을때 당했던 친척들의 차별..따돌림...그래서 그랬구나....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왔습니다.어머니와 함께...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는가 싶었는데 믿었던 친구에게 몇천만원 사기를 당하고서...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약을먹고 자살을 결심했습니다...
하늘에서 한번더 기회를 주셨는지 가까스로 살아남았고...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에게 큰 불효를 저지른거에요..
죽기전 어머니를 한번더 생각했더라면 그런일이 없었을텐데....
깨어난 후로도 몇달간 술만 먹었던거 같아요.
이제는 제가 어머니를 모셔야하는데 어렸을적과 마찬가지로 상심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있을 저를 또한번 감싸주시면서
힘을주시더라구요.
배아파 낳은자식은 아니지만 어머니한테만큼은 친자식이었나봐요.
그런 어머니의 사랑에 다시한번 용기를 내서 더 잘해보려했는데..
몇달후 어머니가 돌아가셨네요..
돈없는 자식생각해서인지....쓰러진지 일주일만에...
이게 지금 꿈인지 뭔지...믿겨지지가 않아서 눈물도 안나오고...
어머니가 그랬던거처럼 어머니 영정사진앞에서 3일간 뜬눈으로 그렇게 어머님옆을 지키다가
화장을 하고...따뜻한 작은 상자안에 담긴 유골을 받고나서 실감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눈물로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집에왔는데...도저히 그집에서 살수가 없더라구요..
어디를가던 어떤물건이던...전부 어머니가 보여서...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다가 제가 중학교시절 가계부를 쓰신게 있던데...
아들용돈 2000원...
그렇게 일년이 지났는데...점점더 말수도 없어지고...사람과의 관계가 불편하고...
친구들조차 멀리하고싶고....
이렇게 고통스럽게 사느니 죽는건 순간인데...그순간만 참으면 편안할텐데....그런생각을 하루에 수십번씩하고...
왜살고있는지....목표도없고....행복한적도없고...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게 아닌데...
그저 남들이 느끼는 소소한 행복들...그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은건데...그런것도 저한테는 허락이 안되나보네요...
처음쓰는 글이자...마지막글 이겠지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항상 행복한일만 가득하셨음 좋겠어요...
힘들지........
어머니ㅠ
그 심정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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