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직원이 머리를 감겨 줄 때처럼 편안하게 고개를 젖혔다.
이불 주름을 두 손아귀로 움켜쥐고, 더디게 눈알을 아래로 깔았다.
사타구니가 휑한 것은 분명 여사친의 소행임이 틀림 없었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넌지시 눈알을 천천히 굴리며 여사친의 행동을 흘겨봤다.
몸 전체가 사후경직에 걸린 것처럼 빳빳하게 굳었지만, 유독 아랫도리는 생기발랄했다.
잡초가 무성한 가운데, 우두커니 솟아난 새순을 조심스레 쓰다듬는 여사친의 손길에
다시 한번 가늘고 짙은 신음을 토해냈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최고야! 머릿속으로 되새김질할 뿐. 차마 입 밖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아랫입술을 더 세게 깨물곤 발끝을 곤두세웠다.
찌릿한 전류가 발끝을 타고 정수리까지 오기를 되풀이했다.
“몰, 몰라..”
“그래? 이래도?”
도발인지 도전인지 구분할 수 없는 행색과 동시에 여사친의 입술이 새순 끝을 자극했다.
그곳은 역린과 다름없는 부위였다. 껍질로 보호된 부위와 다르게 끝부분은 너무 취약했고,
여사친의 역동적인 혀와 입술이 새순의 머리를 이따금 집중공격했다.
강한 압박이 아랫도리를 연신 두드리자, 나는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내뱉었다.
“아, 아.”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이불을 적셨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숨을 쉬지 않고 50m를 질주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다리에 힘이 빠지고 숨을 가파르게 내쉬었다.
“벌써 그럼 어떡해. 이제 시작인데.”
시체 위로 총알을 연사하며 확인사살 하듯이 여사친 또한 아랫도리를 강하게 압박했다.
좁고 미끈한 용암 동굴 속에 아랫도리를 집어넣은 느낌이었다.
살짝 삐져나온 차석에 간간이 아랫도리가 쓸렸지만, 아픔보다는 쾌락이 더 컸다.
계속된 자극에 허리가 들썩인 탓인지 여사친이 두 손으로 내 골반을 꽉 움켜잡았다.
반작용하지 못하는 허리를 대신해 아랫도리의 활화산이 크게 한 번 분출되었다.
여사친에게 언질 주기도 전에 터져버리고 말았다.
삼켰던 새순을 천천히 뱉어내던 여사친이 도끼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혓바닥을 내밀었다.
“말흘 해쥬던가.”
혀를 다시 입속에 넣고 우물거리는 여사친. 곧, 목젖으로 무언가 내려가는 게 보였다.
놀란 나머지 허겁지겁 물티슈를 뽑아서 여사친에게 건넸다.
“야! 뱉어! 그걸 왜 삼켜?!”
“피부에 좋다고 하던데? 근데 맛은 별로다.”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리곤 나를 쳐다보며 말하는 여사친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어색했다.
매일 옆에 엉겨 붙기만 하던 귀찮은 존재가 아니었다. 확실하게 단정할 수 있었다.
왜냐면 가만히 여사친의 얼굴만 쳐다봐도 왼쪽 가슴이 떨렸으니까.
“또 세웠네? 남자들은 한 번 빼면 잘 못 세운다던데.”
우물의 깊이는 남자마다 다르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었기에, 누이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골똘하게 나를 쳐다보는 여사친의 어깨를 붙잡고 지그시 침대에 눕혔다.
“뭐야?”
질의응답을 하지 않은 채 여사친의 검은색 브래지어를 가슴 위로 쓸어 넘겼다.
항상 헐렁한 티셔츠만 입고 다녀서 잘 몰랐는데, 여사친의 가슴은 C~D 중간부였다.
영상에서 본 것처럼 여사친의 가슴 중앙에 솟아난 새싹을 천천히 검지를 이용해서 어루만졌다.
유리잔의 윗부분을 빙글빙글 돌리듯이 검붉은 새싹을 조이스틱처럼 부드럽게 돌렸다.
“임 유빈. 너 야동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뭐, 뭐? 왜?”
“나는 거기 아닌데.”
“뭐가 아니야?”
얕은 탄식을 뱉은 여사친이 침대 끝 벽에 상체를 기대곤 다리를 M자로 벌렸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른 것처럼 여자도 느끼는 부분이 다 달라. 바보야.”
튜토리얼 가이드를 자청한 여사친의 실전 강의는 실로 대단했다.
개구멍 밑을 기어가듯이 여사친의 다리 밑으로 들어간 나는 습기에 젖은 여사친의 삼각팬티를
고즈넉이 무릎 아래까지 벗겼고,
알맞게 벌어진 살집 위를 뒤덮은 정글 숲 안을 헤집고 들어갔다.
동영상으로 수십 아니, 수백 번 예습한 혀의 움직임은 결단코 처음이라 생각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새콤한 레몬과 달콤한 사과즙을 섞어 놓은 미지근한 액체가 여사친의 정글 숲 사이에서 흘러 나온다.
바위 틈새로 흐르는 미약한 지하수를 음미하듯이 혓바닥을 점차 깊숙이 넣었다.
“임, 유..빈.. 하....”
조금씩 허파의 공기를 뱉어내던 여사친의 혀끝이 흐려졌다.
바위 틈새에 쑤셔 넣은 혓바닥을 둥글게 말아서 속을 열심히 자극했다.
다사롭게 혀를 조여오는 감각을 버티지 못하고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내들었다.
여전히 혀를 둘러싼 새콤한 향취. 여사친은 낯빛을 붉히며 나를 뒤로 넘겨 눕혔다.
“나올 뻔했잖아.”
미간을 찌푸린 채 말을 잇던 여사친은 복수라도 하는 것처럼 젖은 아랫도리를 내 밑동에 문질렀다.
이다음 손으로 붙잡더니 하체를 공중으로 띄우며 코웃음 쳤다.
“바로 싸지 마라.”
그때, 문득 뇌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가지. 아랫도리를 포장할 고무였다.
“야! 잠깐만!! 그, 그. 콘돔 없이 해도 돼?”
아랫도리 새순을 강아지처럼 쓰다듬던 여사친이 내 귓불을 약하게 깨물었다.
“없어도 돼. 왜? 불안해? 불안하면 하지 말고.”
“아, 아니. 나는 걱정 돼서 그러지.”
“뭐가?”
《그저 바라보는 시선이 무거워~♪
맴도는 발걸음 여전히 네가 보고 싶어~♪
i need your mind~♪》
무르익은 분위기를 한껏 팽개친 건 여사친의 휴대폰 벨소리였다.
전화를 받은 여사친이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이내 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주워 입었다.
“가려고?”
“우리 엄마 집요한 거 알잖아. 빨리 안 들어오면 머리털 다 뽑겠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한 걸음 차이로 막차를 놓친 기분이었다.
“나, 간다?”
굳게 닫힌 입을 강제로 벌렸다. 지금 순간에 확인하고 싶었다.
“잠, 잠깐만.”
“왜?”
“우리. 그러니까 너랑 나, 사귀는 거야?”
여사친은 남은 상의를 주섬주섬 입으며, 퉁명하게 대답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모르니까 물어봤지.”
“그래? 그럼 나도 몰라.”
현관문을 박차고 나간 여사친의 끝말을 한동안 되뇌었다.
같은 침대에서 서로 몸까지 훑어 놓고는 왜 서늘하게 뒤돌아서 나간 걸까. 도저히 모르겠다.
크롬 검색하니 웃대에서 올린 자료던데...
왜 집에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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