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촌오빠랑 여행간다 라고 하면 다들 예전의 저처럼 ' 에이~ 설마~ ' 하실 껍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지금 부터 하는 이야기는 제가 당사자가 아닌 관찰자로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본 팩트로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사랑이야기 입니다. 물론 믿기 굉장히 힘든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롱롱어고우~
광주 모에어컨제조회사 공장라인에서 알바를 할때 만난 녀석이었습니다. 동갑내기지만 마치 동생처럼 살갑게 굴고 장난끼도 많고 허당끼도 많은 어케 보면 매우 가벼운 녀석 처럼 보입니다. 승국이라고 해두죠. 네 승국이...
집안에 재산은 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약간 삥뜯는 친구들이 곁에 늘 있었습니다. 근데 그 친구들은 승국이를 친구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호구처럼 생각 하는 것 같았습니다. 네 마치 깃털처럼 가벼운 녀석이었으니까요. 뭐 비밀 이런거 없습니다. 밝히기 힘든 자기 개인사도 아무 서스럼 없이 다 밝히는 녀석이었으니깐요.
암튼 승국이와 친해진지 한 2년정도 지났을 겁니다.
늘 밝게 웃고 농담만 하는 녀석이라 술한잔 하자고 할때 예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충격적인 이야기가 그녀석의 입에서 나올줄은...
여자친구가 생겼다면서 매일 같이 만나던 저와 조금씩 거리를 두던때였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 여자 미연이는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너의 한없는 그 가벼움으로 계속 들이대라 그럼 언제가는 넘어오게 돼있다.(실제로 쪽팔리는거 잘 모르고 시키면 시키는데로 잘 함)
계속 들이대니 미연이가 하는 말이 자기는 '사촌 오빠를 좋아하니 승국이를 만날 수 없다'였고 전 니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둘러대는 거다. 상남자라면 무조건 직진이다 계속해서 밀어부치라고 조언을 해주었죠.
그렇게 계속 들이대는 승국이한테 미연이가 그랬다고합니다.
좋아 그럼 친척들이 사촌오빠와 나의 사이를 모략하고 반대가 너무 심하니 나와 가짜연애를 할래? 너한테 눈길을 안줘도 괜찮겠어? 난 사촌오빠인 종국오빠만 바라볼텐데?? 라고 물었고 이 바보같은 친구녀석은 그렇게라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자기한테 돌아올줄 알고... 승국이네 집이 어느정도 재산이 있기에 승국이는 곧바로 물량 공세를 펼칩니다. 만날때마다 선물을 쏟아부었죠. 미연이도 가족들의 감시를 피할 겸 일부러 승국이를 만났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미연이가 종국이오빠랑 이별여행을 떠나기로 했답니다. 종국이오빠네 집안에서도 다 알게 되었고 종국이 이 멍멍이 색히가 이별여행을 떠나자고 했고 미연이는 종국오빠를 한번더 볼 수 있기에 좋다고 찬성을 합니다. 종국오빠한테 부담주기 싫어서 여행비용을 승국이보고 달라고 합니다.
한없이 가벼운 우리 승국이는 흔쾌히 승락을 합니다. 왜?? 이별여행이니까? 갔다오면 자기랑 진짜로 사귈꺼라고 생각했으니까....(ㅂㅂ,ㅂㅅ) 이때 승국이 친구들의 대부분 손절합니다. 왜?? 미친놈이니까...
이런 미친... ㅅㅂ 미연이랑 종국이는 이별여행을 당일치기가 아닌 4박5일 전국투어를 갑니다. 물론 방도 하나만 잡았습니다.
승국이가 어찌아냐구요?? 호텔예약을 승국이가 했으니깐요....
그렇게 이별여행을 갔다온 미연이한테 승국이는 돌아오자마자 만나자고 연락을 해댑니다. 그런데 만날리가 없죠 미연이는...
한두달가량을 승국이녀석은 저랑 술만 마십니다. 미연이가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면서....
그러던 어느날 승국이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미연이랑 결혼을 한다면서요...
저는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승국이는 미연이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그러면서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또 합니다.
종국이와 이별여행을 떠났던 미연이는 헤어지면서 너무 슬퍼서 집에서 울기만 했다고 합니다. 밖에도 안나오고...그러다 어느날 생리를 안하는 걸 알게 되었고 종국이오빠의 아이를 가지게 되었죠(4박5일동안 미친듯이 했겠죠...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미연이는 종국이를 너무 사랑해서 아이를 낳기로 합니다. 그때 생각난 것은 네... 우리 호구 승국이죠...
승국이에게 물어봅니다. 종국이오빠 애가졌는데 너와 결혼해주겠다 대신 애는 키우겠다. 승국이는 고민 1도 안했다고 합니다.
미연이 애는 자기 애니까...(이건 승국이 생각) 아니 승국이는 미쳤으니까...(이건 내 생각)
아니 죽으라고하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녀석이 결혼 안된다는 말은 죽어도 안듣습니다.
귀구녕에 X대가리를 박았나봅니다. 이 ㅅㅂㄹㅁ 너완 끝이야 색햐 라고 업박을 해도 안듣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가 전에 '상남자처럼 밀어부치라고 했자나 임마'
그 한마디에 저는 와르르 무너집니다.
거기다가 한술 더 떠 승국이가 마지막 부탁이라며 저보고 결혼식에 사회를 봐달랍니다.
승국이는 이 모든 사실을 부모님께 말하였고 부모님은 당연스럽게도 호적에서 파겠다였습니다. 하지만 승국이는 독자입니다.
오천만원을 달라고 딜을 합니다. 오천만원만 주면 나가서 알아서 잘 살겠다 결혼식에 안오셔도 된다 대신 안주시면 보는 앞에서 눈을 감겠다 협박을 합니다. 결국 부모님은 딜을 받으셨죠...
그렇게 저는 첫 결혼식 사회이자 마지막 사회를 가장 슬픈 결혼식으로 합니다.
그저 밉기만 하던 미연이를 결혼식장에서 보게되니 안쓰럽기만 합니다. 친인척 하객은 아무도 없습니다.
승국이는 하객알바를 구해 겨우 다섯명을 채웁니다. 신부측은 그마저도 없습니다.
저는 결혼식 사회를 본다는 조건에 승국이 너를 다시 볼일이 없다 나한테 더이상 연락하지마라를 달았고
그녀석은 정말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잊혀져 살았는데
10여년 후 였을까요?
명절을 맞아 고향을 내려간 저는 우연히 동네에서 생수를 내리던 승국이를 발견했습니다.
변함없이 한없이 가볍게 웃는 승국이에게 간단한 질문만 합니다.
애는 잘크고 있고 자기애는 아직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물었습니다.
행복하냐?
'응'
그래 니가 행복하면 된거지...
해맑게 웃던 승국이 녀석이 또 생각나네요....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면 그 또한 그분의 행복이겠죠
그러면 된거 아닌가요?? 물론 그녀가 승국씨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면 좋겠네요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못난 사람으로 비추어 질수도 있겠지만..
그분의 말대로 행복 하냐는 질문에 선뜻 "응"이라는 대답이 나온걸 봐선..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잘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누가 누구를 평가할수 있겠습니까...
다만 본인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멋있는거죠
나중에라도 원래 정신차리면 엄청 후회하고 괴로울텐데
그친구는 후회안한다면 괜찮은건데
그 사촌 오빠라는놈이 애핑계로 그여자를 데리고 놀텐데
그친구는 알아도 모르는척할거 같네.
"집에만 들어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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