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90년대 후반 의무경찰로 복무했었음.(글이 길이서 반말로 쭉 갈께 횽들 미안)
서울지방경찰청장, 경찰청장 표창 두번 받을 정도로 범인 많이 잡음.
강도,살인범도 직접 잡음. 지금이야 의경 단독근무 불가능했지만 당시엔 인력난을 탓으로
단독근무 많이 했었음.
뭐 그런 경력으로 형사과로 발령남(의경역사상 없다고 해서 못믿겠다는 의경출신들 형들 위해 알려줌)
각설하고
지금 말 많은 한강 사건관련해서 진짜 믿기 어려운 이야기 말해줌.
서울 소재 S대가 관할인 경찰 형사과에서 근무중일때임
그때는 데스크 근무할때인데 형사과 내선전화 받거나 형사과 들어갈때 철문 확인하고 열어주는 일 할때였음
(나중에는 마약사범 잡으러 나가기도 했는데 요건 나중에 시간나면 썰풀어줌)
새벽 3~4시경 형사과로 갑자기 이삼십명 정도(??) > 명수가 시간이 오래 지나 기억이 잘 안남
의 학생들이 잡혀옴. 뭐지?? 하면서 보는데 데스크로 전화가 막 쏟아짐
전화의 대부분은 ' 야 니네 서장 바꿔! ' 였음
이러면 누가봐도 아 이거 무슨 일 났구나 하는거잖음? 데스크로 전화걸수 있는 사람도 몇 안되는데 여기서 젤 높은
사람을 막 바꾸라고(원래는 대부분 서장실로 전화를 검) 하니 큰 사건이 난 걸 인지함. 뭐 과장 바꿔부터 해서 받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나는 그런 전화 받느라 정신이 없었음. 무슨 일인지 파악하는게 급선무라는걸 깨닫게 됨.
파악해보니 S대 신입생환영회 비슷한걸 하면서 A군이 사망함. 그래서 같이 있던 학생들(목격자 및 같은 과 혹은 같은 동아리)을 모조리 잡아들임. - 이때 당시만 해도 학생 운동이 자주 일어나던 때라 학생들 잡아들이는게 어렵지 않은 때였음.
처음엔 A군이 술을 많이 마셔서 S대 내부 연못인지 호수인지 암튼 거기에 빠져서 수영을 못해서 죽은 걸로 생각하고
조사를 했는데 수십명의 학생들 입을 맞추기란 쉽지 않은터라
결국 2시간만에 정황이 드러남.
A군의 선배 B군과 C군의 주도적이었고 나머지 몇몇 학생들도 동참하였는데.
1. A군이 술도 잘 못마시는데 선배들이 억지로 마시게 함
2. A군 및 신입생들이 연못인지 호수인지 거기에 입수함
3. B군,C군이 주도적으로 물속에서 나오려는 A군을 못나오게 누름
4. 그리곤 익사.
수십명의 학생들을 불러다 놓고 엎드려서 A4 용지를 나눠주고 진술서를 쓰게 하니 처음엔 혼자 빠져 익사했다고 몇몇 학생들이 소리쳤으나 많은 학생들이 진술서에 B군과 C군의 행동을 기술함.(물론 그학생들도 제지안하고 방관한 잘못도 있음)
근데 믿기 어려운 일은 지금 부터 일어남.
형사반장이 엎드려있던 학생들에게(B군,C군포함) 살인사건에 관련되어 있으니 이제 니들은 오늘 못나가니 집에 전화하라고 함.
오래걸리지 않아 A군의 부모님 및 B군,C군 포함 부모님들이 속속 도착함.
가해자 관련 부모들은 웅성웅성대더니 진실이 뭐냐고 자식들에게 묻고 여기저기 전화하기 바쁨
(아마도 친인척중에 빽있는 사람들에게 전화하는것 같았음 너무 늦은시각이라 변호사는 연락안되기 때문이라 생각됨)
A군의 어머니는 A군의 아버지 어깨에 기대어 하염없이 눈물만 주르륵 주르륵 흘리고 계심.
A군의 아버지는 눈시울이 붉어진채 단호하고 결의에 찬 눈빛으로 여타 인물들을 보고만 계셨음.
(마치 내아들을 죽게한 너희들의 얼굴을 절대 잊기 않겠다는 표정으로 한명한명 눈에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음)
그리고 그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A군의 아버지는 1시간 가량 지켜보시다가 좌중을 부르시곤
엄격하고 숭결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심.
' 너희들이 내 아들을 죽인 것을 알고 있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A군의 아버지가 아닌 여기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부모로써 하는 이야기니 잘 듣길 바란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사람은 산사람이지 않겠나? 너희들이
내 아들을 원망하여 죽인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시간 부로 내 아들은 너희들이 죽인 것이 아니라
지 혼자 죽은 것이다.'(이때 다들 뭐지?? 하면서 서로 쳐다보기 바쁨)
이말과 함께 A군의 어머니는 혼절하실 정도로 우심 ㅠㅠ.
그리고선 A군의 아버지는 경찰서장 및 과장등 간부들을 부르시고 상황을 설명하심.
'다른 학생들이 전과자가 되지 않게' < !!!! 내 아들 혼자 술마시고 익사한걸로 해달라고 하심.
워낙에 근엄하면서 단호하게 말하니 어느 누가 그렇게 못한다는 말도 못꺼냄.
그 상황을 다시 경찰서장이 학생들 부모에게 말하니, 갑자기 학생들하고 그 부모들이 엎드려서 단체로 우심.
나는 그저 멍하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나 같았으면 B하고 C는 물론 그 부모들 멱살잡고 가만히 안놔뒀을텐데...
그리곤 아침이 밝아 기자들 몇명이 취재 비슷한 걸 나왔는데 그저 조용히 그렇게 진짜 실족사로 내용을 전달하고
신문에도 그렇게 나가게 되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아무일 없이 팩트는 사라지고 진실 같은 전설이
내 기억이 남아있게 되어버렸다.
그 사건 이후로 크게 언론을 믿지 않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좋은 뜻에서든 나쁜 뜻에서든....
Seeing is Belie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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