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구석구석을 누비며 뚜벅이 시민들을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시내버스. 편리하고 고마운 공공 이동수단이지만, 아쉬움이 없진 않다. 덜덜거리는 진동은 원치 않는 안마기능을 제공하고, 시끄러운 소음은 이어폰 음악보다 클 지경.
일찍이 전기차를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조용하고 쾌적한 승차감에 감탄했을 터. 시내버스를 전기차로 만든다면 수많은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훨씬 사뿐해지고, 길거리 소음과 매연에 눈살 찌푸릴 일도 줄어들 수 있겠다.
여기에 한 숟갈 더하는 게 바로 전기 버스다. 현대자동차는 25일 ‘현대 트럭 & 버스 메가페어’ 개막식을 통해 전기버스 ‘일렉시티(ELEC CITY)’를 함께 공개했다. 2010년 1세대 전기버스를 개발 후 약 8년에 걸친 연구개발의 결실이 일렉시티에 담겼다.
일렉시티의 크기는 기존 CNG버스와 길이와 폭은 같고 높이만 110mm 높아졌다. 천장에 얹힌 4개의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 때문. 냉각수를 사용해 적정 작동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과충전 방지장치도 적용했다.
64kWh 배터리 4개가 천장에 얹혔다
배터리는 LG화학에서 납품한 셀을 기본으로 모비스에서 제조했다. 256kWh 용량의 배터리는 시내버스의 주행거리와, 제조원가, 중량, 탑재공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단거리 운행용으로 1/2 용량인 128kWh를 고를 수도 있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60km/h로 정속주행 시 최대 290km(연구소 측정치). 관계자는 가감속과 경사로를 포함한 일상 주행 환경에서도 150km까지 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동은 엔진대신 좌우 뒷바퀴에 바로 연결된 120KW 모터 2개가 담당한다. 합산 출력은 240KW(326마력)이며 최고속도는 90km/h 이상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시내주행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좌우 뒷바퀴에 적용된 휠모터 저상 액슬
콤보 타입2 방식 충전 포트
기존 엔진룸에는 전장부품이 들어 차 있다
충전은 유럽 표준인 ‘콤보 타입 2’ 방식을 채택했다. 150KW 충전기를 사용하면 67분 만에 가득 충전할 수 있으며, 30분 충전만으로 170km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일렉시티 운용에 필요한 충전비용을 따졌을 때, 기존 디젤 버스 대비 1/3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체형 전면 유리
승차인원은 27명이 앉을 수 있고, 추가로 20명이 입석으로 탈 수 있다. 앞뒤 출입문에 초음파 센서를 내장해 승하차시 안전사고 예방했으며, 주변 행인들이 전기버스의 접근을 알 수 있도록 '가상 엔진소음(VESS, Virtual Engine Sound System)‘도 챙겨 넣었다.
아이오닉을 연상시키는 계기반
입석 승객을 위한 ‘ㄷ’모양의 힙레스트와 휠체어 공간
단순한 모양의 정차 버튼
일렉시티의 예상 가격은 약 4억8천만 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저상버스 보조금과 전기차 보조금을 빼면 실제 공급 가격은 약 2억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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