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금요일 사고가 났습니다.

후방 추돌사고인데요.

60키로로 주행중 차량이 정체되어 감속후 정차했는데...

3~4초 후에 뒤에서 쾅~ 받쳤습니다.

충격이 상당히 컷구요. 앞으로 4미터 정도 밀렸는데... 다행히 앞차와 30센치 간격을 두고 섰습니다.

차에서 내려 운전자분께 브레이크 안 밟았냐고 여쭸는데...

브레이크는 있는 힘껏 밟았다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시네요...

확인해 보니 스키드마크가 30~40미터 정도 나 있었구요...

이상해서 타이어를 확인해 보니 트레드... 홈이라고 해야하나요? 그게 전혀 없고 맨들맨들 했습니다.

차주분께 타이어 마모가 상당한데 확인 못 하셨냐고 여쭈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시는 분이라고 하시네요.

한달 전에 또다른 사고로 보험처리 이력이 있어서... 이번에 또 보험처리를 하면 뭔가 안되는... 그분만의 사정이 있는지...

개인 합의를 부탁하시더라구요.

근데 허리가 상당히 아프고 다리가 저려왔습니다... 차량도 파손됐구요...

그래서 그냥 보험사 부르라고 했습니다.

보험사 차량이 올 때까지 10분정도 길바닥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그분 차량 짐칸에서 물이 주르륵 흐르더라구요.

보닌까 아파트 음식물 수거통이 가득 실려 있었고 충격으로 그중 몇개의 통이 깨졌는지...

음식물 국물이 많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해서 보험처리하고... 차량 맡기고...

병원에 가려고 하는데... 아버지뻘 되시는 그 차주분의 표정이 계속 머리속엣 맴돕니다...

몸은 아픈데 병원에 가자니 좀 그렇고...

그런와중에 상대방 보험사에서 전화가 오네요...

자기네 고객 사정이 안 좋고...해서... 개인 합의를 원하시는데... 저의 연락처를 그분께 제공해도 되는지 여쭤보시네요.

차량 수리비에 렌트에 병원비에... 금액이 꽤 나올텐데... 무슨 사정이 있기에 보험처리가 아닌 합의를 원하시는지...

궁금하지만... 여쭤보진 않았습니다...

그냥 보험사 여직원이 '자기네 고객 사정이 좀 딱하다'라고만 하셨습니다.

여기까지가 사고발생후 2시간 정도 지난시점이네요.

15시에 사고가 났고 17시에 보험사로 전화했습니다.

몸이 많이 아픈데... 오늘은 그냥 파스붙이고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지금 정도의 통증이면 대인접수는 취소하고 그냥 계속 파스로 때우고...

통증이 더 심해지면 병원에 가겠다고 말씀드렸네요.

집에가니 와이프가 놀래서...

욕조에 뜨거운 물 받아줘서 몸도 담그고...

허리에 파스 6장 붙이고 잠들었습니다.

아파서 깨어보니 새벽 4시네요...

다리가 많이 저리고 허리가 무지 아팠습니다...

병원 안가면 안될 정도네요... 참아보려 했지만... 진통 주사가 필요할 정도 였습니다.

병원에 가면서도... 어제 보험사와 통화할 때 선처하는식으로 얘기했는데... 모양새가 좀 그렇더군요.

일단 아프니 병원으로 향했고 진단받고 통원치료 했습니다...

물론... 자비로 했습니다...

주위에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있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래도 제맘 한켠엔 뭔가 따스함이 느껴졌네요...

대인접수는 취소했고... 보험사에선 병원비라도 드리겠다는거 거절하고... 제 연락처를 자기네 고객께 드려도 되겠냐고 묻길래... 편하실대로 하라고 했는데... 그 차주분께서 전화를 주셨네요... 정말로 고맙다고... 고맙다고 하시네요~^^

나름 좋은일 했으니... 로또 사면 당첨 될라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