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15년은 족히 넘은 노견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어릴때부터 사람들 무서워하고 흔하게 꼬리를 흔들거나, 반기는 일이 한번도 없는 경계심 많은 길냥이같은 아이였어요
가끔씩 도움이 필요할때면 낑낑거리며 쳐다볼 뿐 그때마다 원하는것을 해주면 쿨하게 떠나는 아이였어요
만지려고 하면 무는 아이가, 새끼를 이상한곳에 낳은적이 있는데, 아버지는 물려고 했는데, 제가 안전한곳으로 옮겨줄때는 다행히 저를 믿어줘서 고마웠던 기억도 있네요
저희가족한테 살갑게 대하지도 않던 애여서 그냥 그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데리고 있다보니 저희집에서 제일 오래된 애가 됐어요
나이에 비해 밥도 잘먹고 느릿느릿 여기저기 다니기도 했던 아이였는데
나이도 많고 귀도 안들리다 보니 멀리 가지도 않고
집근처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라고 그냥 풀어두었습니다.
근데 그게 화근이었네요
바쁘게 여기저기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차를빼고 트랙터를 끌고 밭에 다녀왔는데 어머니께서 다급하게 다쳤다고 하시더라구요
언제 그랬는지, 어디있었는지도 몰랐던애가
바쁘게 여기저기 일을 마무리하려고 돌아다녔는데 하필 그때
차 아래에 있었나봅니다
저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죄책감에 미쳐버릴것만 같았고
너무 죄스러웠습니다
죄책감을 이루 말할 수 없네요
한번더 봤다면 차라리 묶어놨다면
뒤에만 살펴봤다면 그럴일이 없었을텐데
무한한 죄책감과 무한한 후회만 남네요
시간을 돌리고 싶네요
운전하는것조차 두려워지고 무슨일이 일어나도 모를까봐
두렵기만 합니다
너무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고 죄스럽네요
한숨만나오고 마음이 답답합니다
너무 마음이 불편하네요
에휴
참 안됐네요 …
너무 자책하진 마세요
먼길 떠난 멍멍이도 슬퍼할 겁니다 ㅠㅠ
멍멍이는 그렇게 생각 안 할 거예요
주인님이랑 좋았던 기억만 품고 갔을 거예요
베풀려다 그런거라 마음은 쓰라려도 잊어야지...
저희 개가 좀 어렸을때
퇴근하고 집에 가면
현관에 나와서 절 반겨줬었죠..
그럼 좀 쓰다듬어주고
방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그날은 제 뒤로 쫄래쫄래 따라 왔나봅니다..
방으로 들어가면서
뒤도 안보고 방문을 닫았는데
갑자기 깨갱깨갱 소리가 엄청 나서 보니
방문에 발이 껴서......
바로 안고 응급실 갔었습니다..
한동안 넘 맘이 아팠습니다...
지금은 문 닫을때 항상 확인합니다..
한참 된 일인데
아직도 발 한번씩 만져줍니다..
기운 내세요..
추천 2개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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