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 버스 탈 일도 없고
울산 246버스는 정말 한번도 타본적이 없는데
오늘 일이 있어 탔다가 뜻깊은 경험을 했습니다.
기사님께서 안전문자로 뜬 실종자분을 찾아주시고
경찰에 인계하시는 모습을 생생히 보게 되었네요.
실종자분 관련해서는 누가 될까봐 자세히 쓰진 못할 것 같고요.
연세에 비해 젊어보이는 분이셔서 생각도 못했습니다.
기사님께서 하신 행동을 정리하자면
- 버스 자리가 많은데도 앉지않고 계속 서있던 한분께 이상함을 느끼고 왜그러시냐 재차 확인.
- 그분께 앉으시라하고는 어디가시냐하니 문수대공원가신다고 함.
- 이 버스는 그곳을 가는 버스가 아니기에 기사님이 버스잘못탄거같다고 말씀하시니 그분이 내리려함.
* 이 시점에서 내려드리고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기사님 본인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셨는지
내리지말고 옆에 (맨앞자리) 앉으시라고 안내함.
- 그리고는 기사님이 그분께 성함과 주소를 확인함. 성함 대답은 잘 하셨으나 뭔가 의사소통이 잘 안됨.
- 그분이 내리려하시니 다시 잠시 계시라 안내하고 경찰에 신고.
- 가는 동안 계속 앉았다 일어섰다 하시는 그분께 앉으시라고하며 계속 안전 확인.
- 경찰과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함. 경찰 기다리는동안 승객들에게 정중하게 양해구함.
- 그러면서 아까 확인한 그분의 성함과, 30분전에 왔던 울산 실종자 안내문자의 이름이 같은걸 확인하심.
(기사님이 안내문자 그분이네~ 하시는걸 보고 저도 그제서야 안내문자 확인했습니다. 30분전 문자를 기억하신거보니 평소에 안내문자를 유심히 보시나봅니다)
- 경찰이 빨리안온다고 하시는 승객분께는 경찰도 사람이라며 농담반 진담반 말씀하시며 달래심.
- 버스 정차시키고 경찰오기까지 그 정신없는 와중에 버스 행선지 묻는 어린이에게 친절하게 반대편에서 타야한다고 알려주심.
- 무사히 인계 후 출발
그냥 이렇게 적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일 아닌가 싶겠지만
이 과정에서 어르신분께도, 승객들에게도 정중하셨고
정말 정확하고 신속하게 행동하셨습니다.
말씀도 또박또박 우렁차게 하셨고
무엇보다 전혀 당황하지를 않으시더군요.
저는 간호사이고요. 정신과와 신경외과가 경력이 있어서
비슷한 환자분들을 참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저조차도 당황스러워서
어쩌지? 내가 저분께 가서 OT(사람장소시간) 확인을 해야하나?
근데 내가 확인한다고 뭘 할 수 있지?
보호자분 전화번호가 있으려나?
기사님이 종점까지 모시고가려나?
별의 별 생각이 다 들고 선뜻 나설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제가 주저하는 동안 기사님께서
굉장히 빠르게 상황파악하시고 조치 다 취해주셨어요.
제가 약속장소에 12시 40분 도착예정이었는데
잠시 정차 후 12시 50분에 도착했습니다.
즉, 경찰 인계하느라 정차하면서 늦어진 시간이 딱 10분이었는데... 10분동안 운전하랴 신고하랴 그분 안전확인하랴 승객께 양해구하고 인계하고...
이 과정이 매우 신속했고 당황하던 기색이 전혀 없으셨어요.
버스회사에서도 평소에 교육을 잘 하셨던거 같네요.
제가 246은 처음 탔기 때문에 행선지를 여쭤보고 탔었는데
종점이 다와갈때까지 버스에 혼자 있던 제가 안내리니
걱정되셨는지 한번 더 확인도 하셨습니다.
.
미사여구 붙일것도 없이 그냥... 기사님 너무 멋있었어요.
기사님이 세심하게 보시고 빠르게 확인하시고
못내리게 붙잡으셔서
그 분도 빠르게 가족들에게 돌아가셨을거예요.
많은 분들이 알게되시라고 보배에 글 올려봅니다.
버스회사에도 글 쓰려구요.
(246이 한성교통으로 나오는데 회사 홈피가 없군요ㅠㅠ 글을 어디에 써야 좋을까요?)
천사 기사님글 잘올리셨네요.
따듯한글이 많이 올라왔으면좋겠습니다.
선한 영향력
근데 시청으로 글 올리시는게 더 좋습니다
울산시청 홈페이지나 울산버스조합 홈페이지로 글 적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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