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예전 글에도 적었지만..
사업 힘들어진 후, 건설현장을 줄곧 다니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몇달 전 용인에 있는 SK 하이닉스 반도체 1기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전 롯데 현장에서 일할 때, 허리랑 어깨를 다친 후로, 다소 힘을 적게 써도 되는 것을 찾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새벽 출근, 저녁 퇴근이 반복되는 고된 일정들이긴 합니다.
이제 50대 중반을 넘어서다 보니, 나서기만 해도 힘겹긴 합니다 하하.
#02
현장에는 항상 '안전' 이라는 최우선 과제가 대두됩니다.
그래서 온갖 규제가 있고, 지침이 있죠.
또 안전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안전감시 전담 업체도 있습니다.
각 하청 업체별로도 자체 안전관리단이 또 있지요.
귀찮기는 하지만, 안전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은 들어보면 다 맞는 말입니다.
안다치게 하는 사전 조치로서 최고의 기준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이 과도한 제재와 기준, 감시 감독에 불평을 터트려도 저는 그냥 웃으며 다 따라줍니다.
그게 서로를 위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03
여러 규정과 지침들 중에 이런 것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 규정을 적용하면서 음식물 휴대 자체를 금지시켰습니다.
뭐 그럴 수 있습니다.
음식이 상하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날이 더워지는 요즘은 그럴 가능성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침 조회(TBM) 때마다 음식물 관련 주의가 자주 등장합니다.
#04
그런데 이것(음식관련지침)과 관련하여 좀 애매한 이슈가 발생합니다.
각 팀별, 업체별로 가방이나 개인 짐을 보관하는 공간(일명 샵장)이 있습니다.
개인 소지품이나 가방을 그곳에 두고, 각자의 포인트로 이동해 작업을 합니다.
오늘 오후 작업 중, 팀 단톡이 울립니다.
안전담당 업체가 샵장에서 개인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음식물이 있는지 체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확인하고는 화가 났습니다.
30명이 넘는 우리 팀원들의 개인 가방, 그 중에는 여성분들도 8명이 넘습니다...
남녀를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개인의 가방을 무슨 권리로 뒤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업무에 소요되는 업무용 가방들이 있는데, 그걸 뒤지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만,
개인 소지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아무리 안전이라는 명목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가 현장에 없는데 다른 개인이 무작정 뒤지다니요.
이건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당사자가 현장에 있다면, '이런 이런 이유로 가방을 좀 열어주시겠습니까?' 라고 양해를 구하고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그런 요구에 반드시 응해야 하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압니다.
만약, 그렇게 가방 검사를 한 후에, 귀중품이나 금품이 사라지면 누가 책임을 지며,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내용이 공개되거나, 만지작 거려지면 그건 또 누가 책임질까요?
물론 제 가방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상관이 없지만,
이런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sk에서는 이게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안전 담당 업체가 부여받은 업무를 과도하게 권한으로 해석해서 착각한 것일까요?
아니면... 제가 오버하는 것일까요?
대관절, 안전 담당 업체는 무슨 권한을 가졌다고 착각하는 걸까요?
어떤 법적 근거가 있길래 사유물을 그리 쉽게 뒤질까요?
경찰도 그렇게 안하는데 말이죠.
다들 힘겹지만, 삶을 지탱하기 위해 애쓰는 이들을
어쩌면 저들은 너무 쉽게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씁쓸해 지는 밤입니다.
옆에 SK 담당자가 있다면, 묻고 싶어집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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