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하고싶고 =>둘이 그럭저럭 아쉽잖게 살만큼은 서로 벌이가 되고, 그리고 혼자 늙어버리기엔 외롭잖아요...ㅠ
그런데 애는 낳기 싫습니다 => 단순히 치기어린 생각이 아니고 오래전 부터 굳힌 생각입니다.
1. 육아 고통을 견딜 자신도 감수할 생각도 없습니다요...누이가 애 키우면서 반 폐인돼는거 보니까 엄두가 안나데요
2. 애가 불만 안가질만큼 정서적 물질적으로 지원해줄수 있는 적절한 경제력도 시간도 없습니다. 요즘 애 하나 사람 만드는데돈이 얼마나 드는데...그리고 정서적으로 지지해줄 시간적 여유도 없어요. 애가 태어날때부터 지 밥그릇 쥐고 태어난다는건 이제 옛말입니다. 요즘은 그냥 놔두면 태어날 때 쥐고있던 밥그릇도 홀랑 빼앗기는 세상이건만...
3. 양육을 해서 장성을 시켜도 물질적으로 물려줄건 없으니, 내가 겪어온 길과 똑같이 1~20대는 춥고 배고프게 보낼것이고, 30대는 사회에 근근히 자리잡아서 단조롭고 무의미한 삶을 반복하겠지요. 무엇때문에 사는지도 모를, 그저 생물학적으로 살기 위해 사는 영혼 없는 눈으로...
4. 마지막으로 아들이든 딸이든 본인의 유전자를 지닌 똑같은 놈이 나온다는게 거부감이 드네요. 천운으로 똑부러진 배우자를 만나서 배우자 유전자를 더 많이 받는다면 모르겠지만......이것도 5:5도박이라.....딩크족이라 절 비난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이 네번째 이유가 그분들을 가장 설득하기 좋은 이유겠군요.
결혼도 선택이고 출산도 선택입니다.
결혼과 출산을 동의어로 간주하고 같이 매듭지어 사회적으로 강요하는건 결혼과 출산을 개인의 영역으로 보는게 아니고, 사람을 그저 집단을 구성하고 인구를 생산하는 일개 부속이라는 전제의 반인권적이고 전근대적이며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출산율 하락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하지만 거기에 유도나 장려를 할 순 있지만 출산을 강제할수는 없죠.
무분별한 인구 증가의 부작용을 멀리서 찾을 것도 없습니다. 30년전 루마니아가 그랬어요. 인구 불린다고 양육 인프라도 안깔아놓고 무조건 출산 할당제랍시고 한 부부마다 자녀 5명씩 낳게 했거든요. 결과적으로 그 불어난 인구가 빈곤과 범죄를 양산했고, 결국 그 정책을 밀어붙인 독재자랑 그 마누라는 사이좋게 혁명군의 손에 붙들려 AK소총에 형장의 이슬이 아닌 그야말로 벌집핏자가 되었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삼천포까지 갔는데 유턴좀 해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남한면적에 5천만이면 인구가 상당히 많은겁니다. 저보고 그 많은 인구로 인해 무한경쟁이 난무하는 이 살벌한 세상에,
여기저기 물어뜯겨서 평생토록 한을 짊어지고 힘겹게 살아갈게 뻔한 새로운 인생을 하나 보태라고 한다면 거절하겠습니다.
그 인생에 창이 되어주고 방패를 기꺼히 줄 여력이 없다면 낳지 않는게 낫다는거죠.
뭐 제 입장이 그렇다는 거구...출산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반대로 출산하고 자녀를 양육할 권리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 시간에도 아이 양육에 사투를 벌이시는 대한민국 아버지 어머니들을 비난할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감히 엄두도 못내는 아주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을 하고 계시니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대한민국 아버지 어머니들 화이팅입니다!
단, 비난이 아닌 왜 그런선택을 하셨는지 여쭙는 분들에게 설명정도..하신다면 모를까...
죄도 아닌것을 비난하려드는 사람들은
어짜피 듣고싶은말만 듣겠죠...이미 다른이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을거니까요.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따른다죠.
그 크기가 저마다 다를뿐..ㅎㅎ
저도 와이프도 딩크족 많이생각했는데
지금은 세살딸이있어요!
아직까지는 2세에대한 후회는 없네요
다만 이런딸을 두고 딩크족을 생각했던 내자신에대한 후회와 부끄러움이 있을뿐.
응원합니다!!
저는 부모님이 이렇게 잘먹고 살게 키워주셨지만 저는 제자식이 저만큼 살 수 있게할 자신이 없네요..
사회도 점점 삭막해지고 무섭고
아무튼 두려워서 못 낳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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