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카 양양=하영선 기자] 현대차가 이달초 친환경차량으로 출시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퍼포먼스와 연비를 크게 개선한
모델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일반 가솔린차와는 달리 가솔린과 전기 등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해 구동되는 하이브리드차는 연비 효율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아왔지만,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퍼포먼스를 강조하다보면 연비가 뚝 떨어졌고, 경제운전을 통해 연비 효율성을 높이면 오히려 퍼포먼스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브리드차는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달리기 보다는 부드럽게 정속 주행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이 같은 하이브리드차의 야누스적인 측면을 적절히 배합한 흔적이 엿보인다. 달리기 성능이나 연비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불만은 없다는 얘기다.
▲라디에이터 그릴 등 외관디자인 변경으로 친환경성 강조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기존 쏘나타와는 차별성을 두었다. 물방울 모양 패턴의 헥사곤(Hexagon) 타입 그릴을 적용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라인이나 차체 면은 다이내믹함과 감성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헤드램프와 리피터 일체형 아웃사이드 미러, 도어 하단의 크롬몰딩은 세련된 맛이 묻어난다. LED 리어콤비램프는 세계 최초로 멀티
리플렉션 방식으로 구현돼 정교하면서도 다각적인 빛의 이미지다. 하이브리드 전용 후드탑 엠블렘은 파란 색상으로 친환경성을 강조했으나 전체적으로는 언밸런스하다.
실내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가 눈에 띄는데, 4.2인치 풀컬러 TFT-LED 창에서 차량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제운전 정보나 에너지 흐름도, 연비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참조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 적용된 오토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은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다, 고속도로 등 도로의 높낮이가 고른 평지 주행에서는 안전성 뿐 아니라
경제운전에도 적잖은 도움을 준다. 시트 쿠션과 등받이에는 통풍이 가능한데 땀과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퍼포먼스 갖춘 하이브리드차..평소 경제운전 습관 중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이번 시승은 강원도 양양에서 출발, 하조대IC~동해고속도로를 거쳐 정동진 주변의 하슬라 아트월드를
되돌아오는 160km 거리에서 이뤄졌다. 이번 시승은 하이브리드차라는 점을 감안, 최대한 경제운전을 유지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과 30kW급 전기 모터를 탑재, 최고출력 191마력(6000rpm) 최대토크 27.1kg.m(5000rpm)를 발휘한다.
스마트 버튼만을 누르면 간편하게 시동이 걸리는데, 저속주행에서는 전기차 모드로 엔진구동 없이 모터만 작동한다. 시속
20km 이하에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가상엔진 사운드가 적용된다.
액셀을 밟아 가속도를 높이면 엔진이 자동으로 시동되며, 정속주행에서는 엔진이나 모터로 적절히 분배돼 구동된다. 특히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했는데, 속도를 줄일 때에는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제동시 발생되는
에너지를 회수해 충전된다.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부피가 작고 가벼운데다, 폭발성에 강하고 내구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BMW나 도요타, 닛산,
GM 등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공급 가격은 비싸지만 내구성이나 성능면에서 가장
뛰어난 배터리다. 37개의 셀로 구성된 배터리를 종합 관리하는 시스템인 BMS는 각 셀간의 전압차를 1.0V 이내로 유지
시켜주는데 이는 닛산의 리프(Leaf)와 비슷한 수준이다.
향후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액상이 아닌 고체 형태의 차세대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겠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이 191마력이어서 하이브리드차치고는 비교적 퍼포먼스가 뛰어난 편에 속한다. 주행성이나
코너링, 제동력 등에서 뒤쳐짐은 없다. 주행성이나 승차감은 뛰어나다. 고속주행에서도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묵직해
안정감을 더한다. 다만, 하이브리드차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속도를 높여 퍼포먼스를 강조하다보면, 연비가 뚝 떨어진다.
이번 시승 구간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평균 연비가 26.2km/ℓ가 나왔다. 공인연비가 21.0km/ℓ라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연비를 얻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큰 의미가 없다. 급출발이나 급가속, 급제동을 피하면서 평균 65~70km의 속도로
최대한 경제운전을 통해 얻은 연비이기 때문이다.
시속 190km 전후로 달리는 등 퍼포먼스를 강조하다보면, 공인연비에도 훨씬 못미치는 건 당연하다. 가솔린과 전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일반 쏘나타 가솔린차와는 다른 운전 습관이 요구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은...
자동차 트렌드 면에서 살펴볼 때, 하이브리드차는 기술력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순수 전기차로 이동하게 된다.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할 필요없이, 가격도 싸고 효율성도 높은 전기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차의 시장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 점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도요타나 혼다가 상용화 시킨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장점이 적지않다. 경쟁 모델에 비해 판매 가격이 낮은데다,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한 때문이다. 특히 성능과 내구성, 폭발성 등에도 강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적용한 건 시장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모델에 따라 2975만~3295만원 선이다.
하영선 기자 < ysha@dailycar.co.kr >
출처 - 데일리카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