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월 자동차 판매가 18개월여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연료가격과 비싼 자동차 가격, 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부족,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휘발유가 상승의 그림자=제너럴 모터스(GM)는 5월 미 판매량이 22만1192대로 전년동기에 비해 1.2% 감소했다고 1일
(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5% 증가를 뒤엎는 결과다.
GM의 미국 판매 담당 부사장인 돈 존슨은 “3월초부터 휘발유 가격이 갤론당 3.50달러를 넘어서면서 일부 자동차 고객들이
구매를 미뤘으며 4월부터 인센티브를 줄인 것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3월11일 발생한 일본의 대지진으로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재고량 또한 급감함에 따라 자동차 산업 전체 판매가 3%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GM은 향후 판매 회복으로 올해 자동차 업계의 전체 판매량이 애초 예상대로
1300만~13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포드의 5월 판매도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주택건설 회복세 둔화로 트럭판매가 11% 감소했었으며 고급 자동차 부문인
링컨 브랜드의 판매도 5%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소형차 부문에서는 2008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피에스타
포커스 등의 판매 호조로 소형차 부문 판매는 전년비 74% 증가했다. 익스플로러의 판매도 2배이상 성장했다.
◇현대기아차, 닛산·혼다 추월=크라이슬러와 한국의 현대기아차, 폭스바겐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저가의 고효율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실적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의 5월 미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해 11만5363대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9.5% 증가를 상회하는 규모로 지프 브랜드 판매가 55%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폭스바겐의 판매는 28% 증가했는데 이는 거의 8년만에 최고 실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는 각각 21%, 53.4% 늘어 총 10만7426대를 판매, 판매량에서 혼다와 닛산을 능가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의 5월 미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3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의 5월 판매는 10만8387대로 전년동기 대비 33.4% 감소했다. 토요타 인기 차종인 캠리 판매는 35.7% 줄어 1만8830대를
기록했고 경트럭도 26% 감소한 5만1468대에 그쳤다. 혼다의 5월 판매는 22.5% 감소했으며 닛산도 9.1% 감소해 7만6148대
판매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5월 평균거래가격 '사상최고'=자동차 정보 웹사이트인 에드먼즈는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착실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적어도 2016년까지는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드먼즈는 올 판매 예상치와 2015년 예상치가 각각 1290만대, 1590만대에 이를 테지만 이나 2007년 1610만대에는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먼즈의 레이시 플래쉬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자동차 판매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테지만 이는 완만한 수준”이라며 “고용, 주택 등의 완벽한 경기회복이라는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트루닷컴에 따르면 미 자동차의 5월 평균 거래 가격은 2.1% 상승한 2만9817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송선옥 기자, 뉴욕=강호병 특파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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