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전남 영암 F1 그랑프리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됐다. 물론 재정적인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지만 F1 주관사인 FOM은 이미 영암 경기 개최를 수용한 상태다.
당초 F1을 주관하는 FOM은 올해 영암 경기 취소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전라남도가 주관사인 카보(KAVO)의 정영조 전 대표를 해임한 게 결정적인 사유다.
하지만 올해 F1 결정권자 버니 애클레스톤 회장은 지난 4월 상하이 그랑프리가 끝난 후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 전라남도를 만나 중계권료 160억원을 지급하면 올해 영암에서 경기를 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한다. 전라남도는 정영조 전 대표가 없어도
경기를 개최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신감을 얻게 됐다.
그러나 버니 애클레스톤 회장이 영암 경기를 수용한 속내는 따로 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FOM은 당초 올해 영암
경기를 취소하고, 인도 경기를 넣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도 내 자동차경주장 건설이 아직 부진하고, 올해 안에 완공될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영암 경기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후원사와의 계약에 따라 연간 일정 횟수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FOM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전남으로선 FOM의 영암 경기 허락에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문제는 2012년이다. FOM은 2012년 인도 경주장이 완공되면 영암 경기를 인도로 옮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는 F1의 연속 개최다. 여러 재정적인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이지만 F1을 위해 수천 억원을 쏟아 부은 경기장이 자칫 흉물로 변할 수 있어서다. 그러자면 정영조 전 대표와 전라남도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FOM은 공기업이 아닌 버니
애클레스톤 회장의 사기업이어서 그가 정영조 전 대표에게 신뢰를 보내는 한 2012년 F1 경기는 취소 가능성이 높다. F1을 위한 경주장이 동네 놀이터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정영조 전 대표와 전라남도의 관계는 냉랭하다. 하지만 버니 애클레스톤 회장의 신뢰가 정영조 전 대표에게 있는 한
전라남도 또한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결국 양측의 대승적인 관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영암 F1이 계속되려면 과거의
앙금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반면교사로 삼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영암 경기장이 실패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되지 않으려면 더더욱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출처 - 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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