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현대·기아자동차가 주력해 온 '4기통 엔진'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6기통 엔진이 탑재된 모델에 주력해

오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물론 토요타와 혼다까지 4기통 엔진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美 시장도 4기통이 '대세'…6기통 '내리막길'=1일 미 자동차시장 조사전문기관인 와즈오토에 따르면 현재 북미지역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전체 차량의 65%가 4기통 엔진을 탑재한 모델인 것으로 집계됐다. 5년 전 4기통 엔진이

탑재된 모델의 생산비중은 48%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6기통 엔진 모델의 생산 비중은 40%에서 25%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4기통 엔진 모델의 판매도 대폭 늘었다. 5년 전 30% 수준에 불과하던 4기통 엔진 모델의 미국시장 판매 비중은 현재 40%로

올라선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5년 내 50%까지 상승한 뒤 2020년에는 60% 수준까지 뛸 것으로 전망한다.

유가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6기통보다 연비가 우수한 4기통이 각광을 받게 된 결과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6기통 엔진에는 4기통보다 두 배 더 많은 수의 캠샤프트가 적용되며 텐션베어링

(장력조정베어링)도 추가적으로 탑재된다"며 "그만큼 무게가 더 나가고 연비면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술 혁신으로 4기통의 단점이었던 소음과 진동도 6기통 수준으로 개선돼 4기통 엔진의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너도나도 현대차 4기통 엔진 '따라하기'=미국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는 예전부터 4기통 엔진에 강점을 가진 현대·기아차에게는 희소식이다.

현대·기아차는 중형급 이하 차량에서 2005년 한때 6기통(3300cc) 람다엔진을 탑재한 NF 쏘나타를 출시한 적이 있지만 2009년 YF 쏘나타 출시와 함께 단종했다. 당시 6기통 엔진 선호도가 높은 미 시장을 노린 전략이었지만 일찌감치 4기통 주력으로

돌아선 셈이다. 현재 미 시장에서 판매실적이 좋은 쏘나타와 K5,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는 모두 4기통 모델이다.

4기통 엔진의 성능 개선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미 앨라배마 공장에서 곧 생산되는 누우 2000cc GDI(직분사) 엔진(177마력)

역시 쏘나타에 탑재된 기존 쎄타 2000cc 엔진(165마력)보다 출력 면에서 우수하다.

6기통 이상 급 엔진에 주력하던 미 자동차 업계도 부랴부랴 성능이 개선된 4기통급 엔진 개발에 나선 상태다. 제너럴모터스

(GM)는 대표적 6기통 세단 라크로스에 4기통 엔진 라인업을 추가했으며 포드는 GDI 엔진과 터보차저가 조합된 신형 4기통

엔진을 개발했다.

일본 자동차 업계도 조만간 중형차 라인업에서 6기통 대신 4기통 모델을 늘릴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토요타의 대표 중형

캠리는 지난 10년간 미 시장 전체 판매의 20%를 차지한 6기통 모델이 현재 9%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며 혼다 어코드 역시

같은 기간 6기통 모델 판매비중이 33%에서 18%로 내려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원래 4기통 위주의 차량을 생산해 왔다"며 "폭스바겐을 비롯해 토요타와 혼다는 6기통 중형급

차량을 많이 생산해 내다가 최근 4기통 생산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