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좋고, 잘 달리고"
혼다 인사이트는 실용적인 수입차로 꼽힌다. 기름을 적게 먹는 고연비 차종인데다 수입 하이브리드카이지만
3000만원이면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직접 타 본 인사이트의 숨은 매력은 '성능'이었다. 배기량 1300cc 엔진을 단 소형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초반
가속은 의외로 시원했다. 시속 100km 이상 속도를 높일 때도 가속감은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이 차는 프리우스와 다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움직인다. 혼다만의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인 'IMA(Intergrated
Motor Assist)' 시스템을 달아 시동을 걸고 달리면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곧바로 엔진을 보조해준다. 저속 구간에서도
엔진과 모터가 병행 구동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직렬 4기통 i-VTEC엔진은 최고 출력 89마력에 최대 토크는 12.3kg·m을 내지만 14마력의 모터(9kW) 힘이
더해져 운전하는 재미도 난다. 시속 130㎞/h 이상 달려도 차체 흔들림은 크지 않았다.
공인 연비는 1ℓ 휘발유로 23km를 달린다. 현충일까지 이어진 3일간의 황금 연휴 동안 서울과 가평을 오가며
인사이트를 몰아봤다. 10시간 이상 탔지만 연료게이지는 절반 가량만 떨어졌다.
실연비는 ℓ당 평균 15~17km를 넘나들었다. 여름철 에어컨을 켜고 연비 절감 운전보단 편하게 탔던 점을 감안하면
연료 효율성은 괜찮은 편이다.
이 차에 장착된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은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여 연비를 높여준다. 이 기능은 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엔진이 꺼진다. 이 때 계기판에는 초록색의 'Auto Stop' 표시가 뜬다. 운전자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시동이 걸리고 달린다.
연료 효율성도 좋지만 좀더 시원한 가속감을 맛보고 싶다면 'S모드'로 변속기를 조절한 뒤 주행하면 된다. 반면,
친환경 운전 습관을 유도하는 '에콘(Econ)' 모드를 쓰면 추가적인 연료 절감도 가능하다.
시승차는 2008년 파리모터쇼에서 데뷔한 2세대 모델이다. 2006년 생산이 중단된 1세대에 이어 2009년 2월 일본에
출시된 후 2달 뒤 하이브리드카로는 처음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첫 해 일본과 미국에서 총 13만대가 팔렸다.
혼다코리아는 이처럼 일본과 미국 내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도 내놨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인사이트는 환경을 배려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며 운전하는 즐거움을 준다"면서 "더욱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목표로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실내 공간 넓어···해치백 실용성 강조
"운전 편하고 조작 간편"
인사이트는 소형차에 속하지만 실내 공간은 의외로 널찍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포함하는 실내 공간은 개방감이
좋은 라운드 형태로 설계돼 운전석에 앉아보면 국산 준중형보다 좀더 넓다는 느낌이다.
또 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해치백 구조로 돼 있어 공간 활용성이 용이하다. 4인승 세단이지만 뒷좌석 분할
시트를 접으면 2인승 미니밴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군데군데 수납 공간도 잘 만들어졌다. 센터페시아 아래 부분에 4단 수납공간이 있고 핸드폰 전용 공간도 갖췄다.
내외관 디자인은 도요타 프리우스보단 좀더 스포티하고 세련된 맛을 풍긴다. 전면부 범퍼 상하단에는 여섯 포인트
그릴을 적용해 혼다의 개성이 녹아들었다. 실내는 하이브리드 전용 클러스터를 비롯 디지털 속도계 등으로 차별화했다.
운전이 편하고 내비게이션 조작이 간편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요즘 신차는 첨단 기능이 많이 달려 있어 처음에는
조작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인사이트는 누구라도 쉽게 적응하고 간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치백 특성상 상·하 2단으로 분리된 후면 유리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불편하다. 또 브레이크 밀림방지 장치가 없어 오르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뒤 발을 떼면 차가 뒤로 조금씩 밀려난다.
국내 판매대수는 아직 저조하다. 작년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6개월간 총 224대가 팔렸다. 하지만 최근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서 수입산 하이브리드카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3가지 등급으로 나온 차값은 2950만~3200만원. 3000만원짜리 수입차 목록을 꼽을 때 혼다 인사이트는 반드시
챙겨야 될 제품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