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자동차를 보유한 국민이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자동차보험을 온라인으로 가입한
경우가 단기간에 크게 늘어났다. 싼 가격과 정보기술(IT) 강국의 이점을 살린 덕분이다. 우리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역사가 긴 일본과 비교해도 무척 빠른 속도다. 그러나 최근 사상 최고의 손해율로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해 보험료를
올리면서 가격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1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기준으로 인터넷이나 전화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매출은
2조7,537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매출(12조4,050억원)의 22.2%에 달했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악사 4.1%, 동부화재 3.2%, 하이카다이렉트 3.1%, 에르고다음 2.2%, 더케이 2.2%, 롯데손보 1.9%,
삼성화재 1.8%, 흥국화재 1.7%, 한화손보 1.3%, 메리츠화재 0.5%, 그린손보 0.2% 등이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이 월등하지만 온라인 시장 성장은 10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국내에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첫 선을 보인 것은 2001년 10월 옛 교보악사(현 악사)부터다. 당시 2001년도 매출은
267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은 0.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고성장을 보여 점유율이 2002년도 2.3%, 2003년도 4.5%,
2004년도 7.2%, 2005년도 10.2%, 2006년도 13.3%, 2007년도 16.3%, 2008년도 18.4%, 2009년도 20.7%에 이어
작년도에는 22.2%에 이르렀다. 이는 작년도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 매출이 전년도보다 10.6% 늘어날 때 온라인
매출은 18.7% 증가할 정도로 매년 업계 성장률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인기를 끈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가입절차의 편리성이 꼽힌다. 보통 온라인 보험료는
오프라인보다 평균 10% 이상 싼 편이다. 소비자가 직접 인터넷에서 가입하면 보험사도 인건비가 들지 않아
보험료를 그만큼 낮게 책정할 수 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IT기술과 홈쇼핑 등도 한몫했다. 1990년대 중반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도입한 일본의 온라인 시장점유율이 아직 3~4%에 그치는 것과 비교된다.
그러나 최근 손해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영업이 순탄치 않다. 온라인 전담사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작년도 13개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3%로 사상 최고였다. 이중 더케이, 악사,
에르고다음, 하이카다이렉트 등 온라인사 4곳의 손해율은 87.7%에 달했다. 온라인사의 손익분기점은 78% 정도다.
이 때문에 작년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렸고, 특히 온라인사들은 두 차례 인상해 가격 경쟁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너무 높아서 보험료를 올려서라도 수익 악화를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작년 높은
손해율 때문에 사상 최고의 적자였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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