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출고정지', 신뢰 회복에 도움 못돼
-제품과 기업에 관한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야
최근 수입차업계에서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일시적 출고정지 조치가 내려지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계약 후 출고를 애타게 기다렸던 소비자들은 물론, 일선 판매사에서는 수입사 측의 '묻지마'식의 일방적 출고 정지 명령에 혼선이 빚어졌다. 다행스럽게도 해당 차종들은 긴 공백 없이 소비자 인도를 모두 재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어리둥절한 기분을 지울 순 없다.
지난달 중순 벤츠코리아는 주력 C클래스 및 E클래스 디젤 트림 일부를 대상으로 출고 중단명령을 내렸다. 수입사측은 품질 확보를 위해 출고 개시 전 정밀검사를 위한 과정이라는 해명을 냈고 실제 지난 24일부터 출고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비슷한 시기 주력 아테온의 출고를 일시적으로 멈췄다. 국내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내부 확인이 필요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찬가지로 지난 30일부터 아테온의 출고는 정상 재개됐다.
사실 수입차업계에서 일시적인 출고 중지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결함이 추후에 발견될 수 있고, 제품 관련 제원 오류 등 국내 법규에 어긋나는 상황에 의도치 않게 맞닥뜨릴 수 있다. 수 만 가지의 부품이 적용되고 복잡한 인증과 유통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제품 특성 때문이다. 리콜이라는 최종적 수단이 존재하는 이유 역시 자동차가 태생적으로 완벽할 수 없어서며, 그래서 명차라고 자부하는 수 많은 차들 역시 리콜을 피해갈 수 없다. 리콜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굵직한 부정적 이슈들이 잇따랐다. 글로벌발 디젤 게이트에 이어 인증서류 조작, 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화재 리콜 등 해당 이슈의 중심에 선 브랜드들은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거센 비판과 신뢰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건 해당 사안에 대한 회사측의 불투명한 정보공개와 폐쇄적인 소통방식에 소비자들이 더욱 분노했다는 점이다.
금번과 같은 수입사의 일시적 출고정지 역시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회사측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여전히 그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큰 돈을 지불하고 해당 제품을 선택한 만큼 내 차의 출고가 하루라도 지연된 이유를 알아야할 권리가 소비자에게는 응당 있어야한다. 소비자들과 약속을 지켜야만하는 판매사 역시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출고정지에 명확한 이유와 원인을 제공 받아야 하며 그래야만 불필요한 부정적 의혹이 양산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모든 자동차 회사는 명심해야한다.
큰 부정 이슈를 겪은 한 수입차회사에서 최근 일부 자동차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해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자리였다. 인터뷰 대상이었던 본지 기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역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올바른 제품의 적기 투입, 결함이나 출고정지 등 회사와 관련된 이슈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열린 소통이 신뢰 회복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솔직한 의견을 전달했다. 신뢰회복,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의외로 방법 자체는 간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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