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부분에서 신선함 주는 소형 SUV
-세련된 디자인과 파격적인 가격 돋보여
르노삼성자동차가 새 SUV를 내놓는다고 했을 때 기대는 크지 않았다. 나름 시장에서 선전했던 QM3가 있는데 굳이
같은 체급의 차를 왜 만들까하는 의문부터 들었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갈 때쯤 르노삼성은 파격적인 컨셉트카 한 대를
선보였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등장한 XM3 인스파이어 쇼카다. 늘씬한 쿠페형 SUV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고 호
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마침내 양산형 버전인 XM3가 나왔다.
르노삼성은 4년 만에 내놓는 신차인 만큼 심기일전했다. 내수 판매 회복과 수출 물량까지 책임져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녔기 때문이다. 한 지붕 식구인 르노 캡처와도 간섭을 피해야 하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소형 SUV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묘수가 필요했다. XM3는 르노삼성의 피땀으로 이뤄낸 결실이다. XM3의 생존 방식은 무엇일지 직접 차를 타
고 반나절 동안 확인해봤다.
▲디자인&상품성
XM3는 듬직한 크로스오버 형태를 가진 SUV다. 정확히는 지붕선이 부드럽게 내려오는 쿠페형 SUV 성격이 강하다. 길
이는 4,570㎜로 경쟁차인 셀토스나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해 윗급인 투싼과 스포티지보다도 길다. 반대로 높이는
1,570㎜로 라이벌 대비 20~50㎜ 낮다. 1,820㎜의 너비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수준이다. 쉽게 말해서 한
체급 위와 경쟁할 정도로 듬직하면서 낮고 넓은 형상으로 역동적인 이미지까지 챙겼다는 뜻이다.
차를 꾸미는 요소들은 다분히 르노삼성 패밀리룩을 입었다. 'C'자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일체형 그릴의 모양, 볼록 튀
어나온 태풍 로고도 마찬가지다. 보닛에 주름을 넣고 램프 속 구성을 입체적으로 디자인해 세련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앞 범퍼는 단정하게 다듬었다. LED 안개등을 비롯해 주변에는 크롬 도금을 둘러 고급감을 높였다. 능동형 크루즈 컨트
롤에 도움을 주는 센서들은 범퍼 아래쪽에 탑재했고 은색 플라스틱을 덧대 도심형 SUV 이미지를 강조했다.
옆모습은 XM3의 백미다. 부드럽게 내려앉은 지붕선이 아름답고 우아하다. 여기에 뒤쪽 펜더를 부풀려 풍만하고 듬직
한 인상을 완성했다. 곡선을 강조한 차의 특성에 맞춰 도어 부분도 매끄럽고 부드럽다. 칼같이 각을 살리거나 깊은 캐
릭터라인은 찾아볼 수 없다. 아래에 붙인 두툼한 크롬과 펜더 장식, 감각적인 디자인의 18인치 휠은 측면을 완성하는
마침표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휠 하우스 주변을 감싼 플라스틱 몰딩은 세그먼트의 성격을 분명히 한다.
뒤는 가로형 테일램프만 봐도 단번에 르노삼성 제품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점등 방식을 통해
SM6나 QM6와는 차별화했다. 트렁크는 별다른 기교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했지만 범퍼 아래쪽은 제법 화려하다. 여러
소재와 색을 믹스 매치했고 굴곡을 넣어 존재감을 드러냈다. 밋밋하게 마감하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한 구성이다. 또 양
쪽에 마련한 일체형 사각 배기구도 마음에 든다. 뚫려있지 않고 장식일 뿐이지만 둥근 플라스틱 범퍼보다는 나은 모양
새다.
실내는 지금까지 알던 르노삼성의 모습이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고 신선하다. 운전자 쪽으로 살짝 치우쳐진 센
터페시아와 각종 버튼, 센터터널 주변도 전부 흥미롭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운전 모드에 맞춰 화려한 그래픽
을 제공한다. 숫자가 다소 작고 경계선이 얇아서 순간 가독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운전 중 필요한 정보를 거의 다 담
고 있어 한번 눈에 익으면 꽤 유용하다. 옆에는 세로형 9.3인치 모니터가 위치한다. UI가 깔끔하고 내비게이션을 비롯
해 인포테인먼트 환경도 마음에 든다. 조작 반응만 살짝 굼뜨다.
버튼은 대부분 토글 방식을 사용했다. 크기는 좀 작지만 위를 바라보는 덕분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보면 볼수
록 재치와 센스가 돋보인다. 세 개의 원형으로 구성한 공조장치 다이얼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센터터널은 기본적인
폭은 좁지만 필요한 버튼은 알차게 담겨있다. 휴대폰 무선충전 패드와 두 개의 USB 단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
토홀드, 깊은 컵홀더까지 가지런히 줄을 맞춰선 모습이다.
르노삼성의 특징 중 하나는 감성 품질이다. XM3 역시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먼저, 무릎이나 팔꿈치가 닿는 부분은
소프트 폼 소재를 적용해 충격을 줄여준다. 여기에 대시보드나 도어 패널에는 모던 메쉬 및 헥사곤 데코레이션으로 고
급스러움을 더했다. 여러 조작으로 짜맞춘 가죽 시트는 알칸타라로 포인트를 줘 멋과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이 외
에도 8가지 색의 엠비언트 라이트와 음역별로 세분화한 9개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분위기를 돋운다.
XM3의 휠베이스는 2,720㎜다. 길이가 길다 보니 휠베이스도 저절로 라이벌 대비 우월하다. 혜택은 2열에 앉았을 때
드러난다. 무릎 공간은 손바닥 한 뼘 차이가 날 정도로 여유롭고 머리 위 공간도 주먹 한 개 반은 거뜬히 들어간다. 루
프가 부드럽게 내려오기 때문에 뒷 유리창 시야는 좁을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성인이 앉았을 때 답답하거나 협소하다
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들어가는 입구가 넓고 동급에서 가장 높은 최저지상고(186㎜)를 확보해 문을 활짝 열었을 때
는 타고 내리기가 수월하다.
카시트를 채우거나 아이들을 태울 때도 유용할 듯하다. 편의 품목으로는 2열 전용 송풍구와 두 단계로 조절 가능한 열선 시트, USB 단자, 전 좌석 오토 윈도, 팔걸이에 위치한 컵홀더 등 필요한 요소만 알차게 들어있다. 트렁크는 기본 513ℓ를 제공한다. 동급과 비교해도 넉넉한 크기이며 열리는 각도가 넓어 짐을 넣고 빼기에도 유리하다. 트렁크 바닥을 한 단계 낮추면 높은 짐도 문제없이 넣을 수 있다.
▲성능
XM3의 동력계는 1.3ℓ 직분사 터보의 TCe 260과 1.6ℓ의 1.6 GTe 두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된다. 시승차는 TCe 260으
로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새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m를 발휘한다. 이와 함께
패들시프트를 지원하는 독일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가 맞물려 연료 효율은 복합 13.7㎞/ℓ(도심 12.2㎞/ℓ, 고속
16.1㎞/ℓ, 16인치 타이어 기준)를 달성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가볍게 치고 나간다. 민첩한 초기 발진 가속 덕분에 출발이 좋다. 일상 주행에서도 버거움 없
이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놓는다. 터보차저를 쥐어짜거나 무리하게 엔진 출력을 높이는 법이 없다. 자연스럽고 부드
럽게 성능을 끌어올리고 차는 경쾌하게 뻗어 나간다. 반대로 3,500rpm을 넘어서면 한 층 강력한 힘으로 차를 밀어붙인
다. 반전 매력에 순간 놀랄 정도다. 단순히 배기량만 가지고 힘이 부족할 거란 생각은 기우였다.
엔진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도와준 일등공신은 변속기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독일차처럼 칼같이 들어맞거나
머리를 때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빠르고 역동적인 운전에 힘을 보탠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의 감각은 수준급
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재빠른 변속을 유도하고 속 시원하게 레드존을 향해 달린다. 스티어링 휠 뒤에 붙어있는 패들
시프트가 장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변속기와 엔진은 잘 숙련된 에이스 팀을 보는 것처럼 합이 좋다.
기본적인 핸들링 성능은 무난하다. 그렇다고 빠른 코너 탈출을 시도하는 건 무리다. 시트포지션이 높아 체감적으로 안
정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스펜션도 단단함보다는 승차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차의 성격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브레이크는 아쉬움이 남는다. 답력이 일정하지 않아서 적응하는 데까지 제법 시간이 필요해 보
인다.
반대로 여유롭게 크루징을 이어나갈 때의 만족은 배가 된다. 정차 및 재출발까지 모두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
롤(ACC)과 차선이탈방지 보조시스템(LKA), 후방 교차충돌 경보시스템(RCTA) 등 보강한 ADAS 기능 덕분이다. 앞차
와의 거리를 파악해 예상 시간도 실시간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 조작 버튼은 스티어링 휠
왼쪽에 가지런히 정렬했다. 작동법이 쉬워 금세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또 풍절음과 바닥 소음을 말끔히 잡았고 탄
탄한 하체 세팅으로 불안하거나 통통 튀는 듯한 차의 감각은 경험하기 힘들다.
▲총평
XM3는 회사의 명운이 걸린 매우 중요한 차종이다. 르노삼성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 차를 만들었고
완성도 높은 상품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쿠페형 SUV 형태로 경쟁차와 거리를 두면서 독보
적인 매력을 구축했다. 여기에 실내는 섬세한 감각과 소재 선택으로 감성 품질을 높였고 합리적인 공간 구성으로 탑승
자 모두의 만족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파워트레인의 합은 기대 이상이었고 주행에 도움을 주는 각 요소들의 조화도 만
족스럽다.
무엇보다도 가격은 환상적이다. XM3는 1.6 GTe SE 1,719만원, LE 1,939만원, LE 플러스 2,140만원, TCe 260 LE
2,083만원, RE 2,293만원, RE 시그니처 2,532만원이다. 가장 비싼 트림에 선택 품목을 모두 넣어도 차 가격은 3,0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라이벌과 비교해 확실한 이점을 보이는 부분이며 앞서 설명한 몇 가지 단점도 전부 사라지는 순간이
다. 그만큼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에 도전하는 차가 XM3다. 지난 2016년 절치부심해서 내놓았던 SM6가 회
사 성장에 버팀목이 됐듯이 XM3도 뒤를 이을 자질이 충분해 보인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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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 2,180~2,523만원 / XM3 1,719(1.6Na)~2,532(1.3t)만원 / QM6 2,317(LPG)~3,787(2.0디젤)만원
트렁크 라인을 뒤로 길게 뽑아서 테라스 해치백형으로 스타일을 잡았고,
그 상태의 무게 배분을 맞추기 위해서 휠베이스를 뒷쪽으로 늘린 것이죠. ^^
다른 중형 미만 SUV들처럼 트렁크 부분이 짧지 않고 길게 만들어졌으므로 트렁크 공간이 넓을 수밖에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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