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외관과 현실적인 실내의 조화
-세련된 주행감각 돋보이는 2.0ℓ 디젤 엔진
2시리즈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기존 2도어에서 2도어를 추가한 4도어 그란쿠페로 탈바꿈했다. 쿠페
와 컨버터블, 액티브 투어러 등 다양한 가지치기 차종에 대한 시도가 또 한 번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2시리즈 그란
쿠페는 세그먼트가 주는 젊음과 신선함을 무기로 조금 더 현실적인 쓰임새에 초점을 맞췄다.
BMW는 새 2시리즈가 소수를 위한 차에서 한 걸음 나아가 주류로 자리 잡기를 원한다. 신규 소비층을 끌어모으고 1시
리즈와 함께 컴팩트카 라인업 성장을 책임질 차로 기대하고 있다. 라이벌에는 없는 세련된 디자인과 효율 좋은 디젤 엔
진을 먼저 선보인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바람을 이뤄낼 수 있을지 확인해보기 위해 새하얀 2시리즈 그란쿠페를
마주했다.
▲디자인&상품성
실물로 마주한 2시리즈 그란쿠페는 사진으로 봤을 때와는 전혀 달랐다. 더욱 듬직하면서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길이
는 4,525㎜이며 너비와 높이는 각 1,800㎜, 1,420㎜다. 비슷한 체급의 경쟁차와 비교하면 길이는 비슷하고 너비는 넓
은 편이며 반대로 높이는 10~20㎜ 낮다. 쿠페형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인데 그만큼 평소 알고 있던 C 세그먼트 세단
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앞은 알루미늄으로 마무리한 새로운 키드니 그릴이 눈에 들어온다. 4개의 눈을 형상화한 풀 LED 헤드램프는 상대적
으로 높은 위치에 있고 크기도 커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범퍼는 여러 조각으로 나눠 조형미를 나타냈다. 여기에 유광
블랙 소재를 아낌없이 둘러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나타냈다. 옆은 매끄러운 루프 라인이 특징이다.
BMW는 차명에 '쿠페'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 지었다. 하지만 트렁크 길이가 제법 있어 보
는 각도에 따라서는 일반 세단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캐릭터라인이 도어 손잡이보다 아래에 있고 위로 향하는 모
습이어서 전체적으로 차가 커 보인다. 또 M 스포츠 패키지가 따로 없기 때문에 휠은 단정하고 차분하게 마무리했다.
뒤는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특히 짝수 시리즈에 공통으로 적용 중인 날렵한 테일램프가 눈에 들어온다. 가로로 길게
뻗은 램프는 시선을 자극하고 차를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가운데에 자리 잡은 입체적인 엠블럼도 특징이다. 트
렁크 높이가 상당하고 램프를 비롯한 전체적인 요소도 높게 위치해 있다. 때문에 날렵하게 내려앉은 쿠페보다는 3GT
나 6GT 같은 크로스오버 생각도 난다. 여러모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겉모습이다.
실내는 다른 BMW 컴팩트카 라인업과 동일한 구성이다. 운전석 쪽으로 몸을 튼 센터페시아와 변속 레버 옆으로 자리
를 옮긴 시동 버튼은 철저히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차라는 걸 알게 해준다.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은 10.25인
치 컨트롤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계기판을 통해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깔끔하고 내비게이션 조작 방법도 한결 수월해졌다. 반응은 물론 연동성도 뛰어나 자꾸만 손이
간다. 반면 계기판은 다소 적응이 필요하다. 복잡한 지도와 전자식 속도계, 인포테인먼트 화면, 트립 컴퓨터 숫자들이
경계 없이 한데 모여있어 보기가 쉽지 않다. 시인성이 좋은 9.2인치 풀 컬러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선택 품목으로
제공한다.
센터터널은 높이가 낮아 상대적으로 실내가 광활해 보인다. 깊은 컵홀더와 곳곳에 마련한 알찬 수납공간도 차급을 생
각하면 기대 이상이다. 2시리즈 그란쿠페는 어드밴티지를 제외한 전 라인업에 '일루미네이티드 인테리어 트림 피니
셔'를 적용했다. 독특한 패턴의 트림은 은은한 조명을 뿜어내는 엠비언트 라이트를 통해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
출한다. 조명은 운전자의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총 6가지 색상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2열은 이전 2시리즈 쿠페 대비 무릎 공간이 33㎜ 늘어났다. 시트 높이도 12㎜ 높아져 앉고 내리기에 불편함이 없다.
다만 도어 크기가 작고 열리는 각도도 넓지 않아서 입구가 좁아 보인다. 이 외에 천장을 안쪽으로 깊게 파 머리 위 공간
확보에 나섰지만 전체적으로 높이가 낮아 여유롭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나마 프레임 리스 도어를 사용하고 전 트림
에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를 기본 적용해 부족한 개방감을 채웠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30ℓ로 기존 2도어 쿠페 대비 40
ℓ 늘어났다. 높이가 낮아서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하며 2열 등받이를 40:20:40 비율로 접으면 추가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성능
국내 선보인 2시리즈 그란쿠페는 4기통 2.0ℓ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를 발휘
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시간은 7.5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33㎞다. 또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효율은 복합기준 ℓ당 13.9㎞다. 엔진은 조용하게 기지개를 켜고 달릴 준비를 마친다.
3,000rpm 아래에서는 시종일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차분하게 달려나간다. 별다른 감흥을 받기 힘들지만 그만큼 부담
없이 차를 다룰 수 있다. 순간적으로 강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덜하다. 그럼에도 꾸준히 속도를 올리다 보면 생각보다
빠르게 고속 영역에 도달한다. 스티어링 휠을 잡는 누구나 손쉽게 차를 몰 수 있고 자극적이지 않아 몸과 마음이 편하
다.
그렇다고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이 빠졌다는 뜻은 아니다. 스포츠 모드에 놓고 트랙션 컨트롤을 잠시 끄면
차이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차는 날카롭고 예민하게 자세를 고친다. 여기에는 변속기의 도움이 상당했다. 레드존 가까
이에서 변속을 유도하고 기어를 오르내리는 과정 역시 칼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190마력의 힘을 온전히 땅
에 전달하고 컴포트 모드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활기 넘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화끈한 가속력과 달리 사운드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엔진 회전수가 빠르게 치솟을 때 들리는 디젤 사운드가 전부다.
패들시프트가 없기 때문에 손의 위치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코너에서 조금만 무리하면 차는 곧바로 언더스티어 현상
이 발생한다. 앞바퀴굴림 차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본격적으로 운전을 즐기기에는 몇 가지 한계가 보이
고 짝수 시리즈가 주는 특별함이 묻히는 기분도 든다.
하지만 운전 재미가 좋다고 매일 고갯길만 질주하면서 차를 탈 수는 없다. 출퇴근도 해야 하고 업무도 봐야 한다. 아이
를 태우고 장도 봐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적당히 편하고 효율도 좋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앞서 언급한 아쉬
움은 큰 단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컴포트와 에코프로 모드에서 2시리즈 그란쿠페의 세팅은 이상적이고 깔끔
하다.
승차감에 치중한 서스펜션과 일정한 답력으로 안정감을 주는 제동 능력, 무겁지 않은 스티어링 휠의 무게도 차의 성격
을 대변한다. 굽이치는 고갯길이나 서킷보다는 도심 속에서 스타일을 뽐내며 마음 편하게 다룰 때 매력과 가치가 높다
는 뜻이다.
일상생활 속 유용한 안전 기능도 마찬가지다. 새 차에는 크루즈 컨트롤을 바탕으로 파킹 어시스턴트와 주차 거리 제어
시스템 등 상위 제품에만 적용했던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파킹 어시스턴트는 자동 주
차 보조 기능을 통해 정밀한 평행 또는 직각 주차를 도와준다. 또 새로운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갖췄다. 막다른 골목
과 같은 제한된 공간이나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용한 이 기능은 시속 36㎞ 이하로 전진 주행한 차
의 움직임을 기억하고 왔던 길을 따라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해 빠져나갈 수 있다.
디젤 엔진이 주는 고효율도 장점이다. 비슷한 체급인 아우디 A3와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
기 때문에 효율만큼은 2시리즈 그란쿠페가 우위를 차지한다. 이틀 동안 약 300㎞의 거리를 달리며 트립컴퓨터 상 효율
은 ℓ당 17.2㎞를 기록했다. 고속 주행에서는 20.0㎞/ℓ 를 넘기도 했으며 스포츠 모드에서 역동적인 주행을 이어나가도
두 자릿수 아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지비에 민감한 알뜰 소비자한테는 좋은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총평
2시리즈 그란쿠페는 다양한 상황에서 평균이 넘는 만족도를 보인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개성 있는 외모와 세련미를
갖춘 실내, 무엇보다도 화려한 스타일과 새로운 테일램프가 눈길을 끈다.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간
활용성, 담백한 주행감각도 2시리즈의 특징이다.
이와 함께 스포츠 모드에서는 운전의 즐거움을 위한 BMW의 특성이 변함없이 남아 있다. 상황에 맞춰 절묘한 타이밍
으로 모두에게 고른 만족을 준다. 운전 재미를 경험하면서 현실 속에서 편하게 타고 싶은 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매력적
인 차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한 2시리즈 그란쿠페의 가격은 220d 어드밴티지가 4,490만원, 220d 럭셔리 4,760
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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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가 놓친 승차감면에서도 잘 타협을 한거 같구요
다만 디자인이 cla에 비해서 밀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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