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0명에 불과한 알래스카 주 이지우직(Igiugig)에서 훈훈한 사연 하나가 전해졌다. 자동차 헤드램프로 한 어린이의 생명을 구했다는 이야기다.
한 어린이가 앵커리지에서 응급 치료를 받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아이를 데리러 온 구급 비행기는 오후 11시 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 활주로 신호등이 고장나 있어 착륙할 수 없었다.
이지우직에 사는 아이다 넬슨은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소리를 듣고 무언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넬슨은 "밤 늦게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있다는건 뭔가 잘못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당시 넬슨 씨는 공항 근처의 여동생 집에서 사우나를 하고 있었다. 사우나에서 뛰쳐 나온 그녀는 하늘에서 빙빙 돌고 있는 비행기 불빛을 발견했다. 공항 쪽을 바라봤지만 아무런 조명이 없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참고할 만한 다른 불빛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과 여동생의 차를 공항으로 몰고 갔다. 현지 조종사가 활주로 조명을 켜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한다. 그녀는 현지 조종사에게 "공항 끝으로 가서 활주로를 비춰 볼까?" 라고 물었고 그는 "그래, 어서 해봐" 라고 말했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기 위해 32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화를 받았다. 마을 주민들은 사륜구동차, ATV, 승용차를 몰고 와 활주로에 헤드램프를 비췄다.
덕분에 구급 비행기는 활주로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되었고 무사히 활주로에 착륙했다. 대기중인 의료진은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자리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사람들은 환자를 비행기에 태우고 다시 이륙할 때까지 계속 활주로에 헤드램프를 비추고 있었다. 비행기는 무사히 앵커리지까지 도착했고 아이는 무사했다고 한다.
공항을 소유하고 있는 알래스카 교통 및 공공 시설 부서의 대변인은 공항 조명이 ATV와 충돌해 넘어져 파손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수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지만, 정비사들이 다른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야 하기 때문에 수리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일이 발생한 후 조명을 수리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당시 비행기에서 바라본 공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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