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점검 / 코로나 속 고군분투하는 시장
코로나19불구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작년 하반기 트럭 신규등록 회복세 전환
신차출시 10건…비대면 온라인 마케팅 성행
수소상용차도 민·관협력으로 ‘준비만반’
지난해 상반기 국내 트럭시장은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수년간 이어진 경기침체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덮치면서 지난해 1~6월 국내 중대형트럭(특장 포함 4.5톤 이상 중대형카고 및 트랙터, 25.5톤 이상 덤프)시장 실적은 7,918대로 전년 동일 기간보다 8.7% 하락했다.
더 깊어질 것만 같던 불황은 하반기 들어 반전됐다. 지난해 7월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 트럭 판매량은 9월에 완전히 급반등하며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국내 트럭시장은 25톤 이상 덤프트럭을 제외한 모든 차종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전년 동기 대비 14.1% 오른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의 이 같은 상승반전이 지난 1년간 국내 상용차업계가 보여준 적극적인 행보에 따른 결과라고 해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활발한 신차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이 그간 움츠리고 있던 정책적 효과와 맞물리며 코로나19가 주춤하는 사이 한꺼번에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국내 트럭 시장은 고군분투 끝에 회복 전환을 이뤄냈다. 국가 정책부터 신차 출시까지 지난해 하반기 상용차 시장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월별로 정리했다.
7월_ 이스즈 포워드 출시와 수소트럭 첫 양산
지난해 7월부터 코로나19 국내 확진자수는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완성차 업체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준중형트럭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이스즈는 중형트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적재중량 5톤 ‘포워드(Forward)’를 공개했다. 포워드는 내구성과 경제성, 실용성을 무기로 한 중형트럭이다. 이로써 국내 상용차 브랜드 8개사 모두가 중형트럭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정판 모델도 출시됐다.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은 프리미엄 트랙터 뉴 악트로스(Actros)의 한정모델인 ‘뉴 악트로스 에디션 1’을 출시했다. 전 세계에 400대가 출시된 모델로 국내엔 28대만 배정됐다.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FCEV’는 스위스 물류업체로 수출됐는데 국산 트럭이 유럽 주요 국가에 수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월_ 볼보트럭, 코로나19에 비대면 마케팅 첫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월부터 다시 급증했다. 이때부터 국내 트럭 업계가 비대면 마케팅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국내 상용차 브랜드 중 비대면 마케팅을 최초로 활용한 업체는 볼보트럭이다. 볼보트럭은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온라인 연비왕 대회를 진행했다. 14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에는 총 564명이 참가했으며 볼보트럭의 원격 차량관리 시스템인 다이나플리트(Dynafleet)를 이용해 연비 향상률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온라인 연비왕 대회는 기존 아날로그 대회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할 수 있다는 점, 대회 참가자 절반이 연비향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스카니아가 신차 소식을 전했다. 스카니아는 2021년형 올 뉴 스카니아를 선보였다. 올 뉴 스카니아는 개량된 13ℓ급 엔진을 탑재해 연비를 최대 2.5% 줄였으며 최고출력 540마력에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한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수소상용차 연료보조금 제도도 지난해 8월 입법됐다.
9월_ 드디어 회복세? 트럭 판매량 반등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에 골머리 썩던 상용차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9월 트럭시장 실적이 크게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9월 국내 트럭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동기와 전월 대비 각각 54.3%, 36. 2%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주요 경기지표가 소폭 회복한 점, 온라인 주문 증가로 인한 기업물류 수요가 늘어난 점이 호조로 작용했다. 그간 억눌려있던 정책 및 신차효과가 발휘된 점도 한몫했다.
신차 소식은 메르세데스-벤츠트럭이 알렸다. 벤츠트럭은 뉴 악트로스를 국내 상용차 업계 최초로 디지털 런칭했다. 뉴 악트로는 미러캠(Mirror Cam)을 비롯한 첨단사양을 대거 탑재한 대형 트랙터로, 출시 이후 약 1달 반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전시회와 시승식을 진행했다.
10월_ 민·관협력으로 수소트럭 시대 준비
지난해 10월엔 친환경 트럭 소식이 유난히 많았다. 우선 스위스로 출발한 수소전기트럭 7대가 현지 물류업체에 도착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10년 간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에 수소전기트럭 6만 4,000대를 팔겠다고 밝혔다.
수소상용차 전용 충전소 보급 계획도 구체화 됐다. 현대차는 정부·지자체·에너지 기업과 손을 잡고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을 설립해 오는 2023년까지 사업비 3,300억 원을 들여 대용량 수소충전소 35개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올해에만 10개소가 구축될 예정이다.
친환경 전기트럭도 두 건 출시됐다. 파워프라자는 국내 최초 더블캡 전기트럭을 출시하며 전기트럭 라인업 4대를 갖췄고, 국산 전기트럭 제작업체 디피코는 소형 전기트럭 포트로 1호를 출고했다. 포트로는 사전계약을 통해 유럽으로 3,000대 수출됐다.
한편, 정부는 연말을 대비해 화물차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불법 화물차 적재함 지지대에 대한 단속을 예고한 것이다. 국토부는 불법 지지대를 해체 또는 구조변경할 수 있도록 올해 1월까지 유예기간을 뒀으며 이후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11월_ 시장 상황 양호…친환경 분위기 고조
시장 상황은 11월에도 초록불이다. 지난해 10월에 잠시 주춤했던 트럭시장 성장세는 11월 들어 다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신차를 출시한 볼보트럭과 벤츠트럭 등 수입 브랜드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구체적인 올해 친환경 트럭 보급 계획도 발표됐다. 정부는 수소트럭 구매보조금으로 대당 2억 원을 배정했으며, 전기트럭은 대당 1,600만 원씩 2만5,000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LNG 튜닝트럭 소식도 들렸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제작한 LNG 튜닝트럭의 시범운행 결과를 바탕으로 LNG 엔진교체 사업에 국가보조금을 지원해줄 것을 촉구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12월_ 준중형트럭 시장에 타타대우 ‘더 쎈’ 등장
지난해 12월 국내 준중형트럭 시장에 새 도전자가 나타났다. 타타대우상용차가 적재중량 3, 4, 5톤급 ‘더 쎈(the CEN)’을 출시한 것이다. 이로써 국내 준중형트럭 시장이 5개사로 확전됐다.
타타대우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차 출시를 미루지 않았다. 더 쎈은 기존 준중형트럭보다 차급을 0.5톤씩 높인 트럭으로, 경쟁 모델보다 출력과 적재능력을 한 단계 높여 트럭의 본질인 힘과 운송효율성에 집중했다.
정부는 친환경 정책에 마지막 박차를 가했다. 연말까지 전국 560여 곳에서 노후경유 상용차 배출가스를 집중단속했으며,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소트럭 전용 충전소 공모를 받아 올해 초까지 부지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 트럭 시장은 코로나19라는 변수의 등장으로 큰 위기를 맞이했다. 트럭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할수록 한걸음 더 내딛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계속 곤두박질 칠 것만 같던 트럭 시장은 결국 반등했다. 이 같은 회복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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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기자 zzangtruck@cvinfo.com
출처 : 상용차신문(http://www.cv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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