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에서 선적 중인 수출용 중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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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인천항을 통한 신차 수출이 감소한 반면 중고차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항을 통해 수출된 중고차는 모두 32만4천5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만7천15대보다 37%가량 늘었다.
인천항의 올해 월평균 중고차 수출물량은 3만6천대 수준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9년의 3만5천대를 웃도는 수준이다. 인천항은 국내 중고차 수출물량의 80∼90%를 차지한다.
실제로 인천항을 통한 중고차 수출량은 2018년 31만6천489대, 2019년 41만9천872대에서 지난해 34만5천609대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 반등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 같은 기간 인천항을 통한 신차 수출량은 모두 13만7천616대로, 지난해 동기 15만7천203대보다 13%가량 감소했다.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전 세계적으로 신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중고차 수요가 증가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도 신차 출고가 원활하지 않자 중고차 구매를 대신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수출량 추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천항을 통한 신차 수출량 감소로 자동차 운송 선박 내 여유 공간이 생기면서 선사가 중고차를 대신 싣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인천항의 주요 고객인 한국지엠(GM)은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올해 3분기 생산 물량이 4만5천939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2천747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국GM은 최근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을 생산하는 인천 부평 1·2공장의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거나 일시적인 휴업을 하는 등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차 생산량이 줄어들면 장기적으로 중고차 수출량 감소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필수 수출중고차협회 회장(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은 "단기적으로 신차 대신 중고차를 사려는 수요가 있다"면서도 "신차 생산 차질이 계속되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되는 물량도 줄어들어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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