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을 목표로 ‘내연기관에 적용하는 마지막 배출 규제’라 할 수 있는 차세대 배기가스 규제‘유로7’에 대한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유럽연합은 2050년 유럽서 내연기관차 퇴출을 목표로 한층 더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7’ 논의를 작년부터 착수했으며 올 연말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의 집행부인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금년 4월 유로7 배기가스 기준 마련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완성차업체,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모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로7은 2025년부터 제조되는 모든 상용차에 적용되며, 2030년부터는 유럽 도로에서 운행되는 모든 상용차가 유로7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유럽 현지 매체에 따르면 초안 발표 막바지에 이르자 완성차업체와 환경단체들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유로7은 유로6와 비교해 내연기관 개발이 훨씬 어려운데도 환경 편익은 크지 않다.”며 규제 기준 완화를 주장하는 반면, 환경단체들은 “배출가스를 더 줄인 내연기관 개발은 충분히 가능하고 종국에는 내연기관차를 유럽에서 퇴출해야 한다.”며 보다 강력한 기준 설정을 촉구하고 있다.
유로6D보다 배기 기준·검사절차 강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차량총중량 기준 3.5톤 이상 중대형 상용차 유로7 기준은 기존 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PM), 일산화탄소(CO) 등의 배출 허용치를 크게 낮췄으며, 아산화질소(N2O), 메테인(CH4) 등 새로운 규제물질도 추가됐다.
구체적으로 SCR(선택적환원촉매)을 장착한 상용차의 경우 kWh당 질소산화물(NOx) 0.15g , 미세먼지(PM) 0.01g, 일산화탄소(CO) 1.25g, 비메탄유기가스(NMOG) 0.075g, 암모니아(NH3) 0.065g, 아산화질소(N2O) 0.14g, 메테인(CH4) 0.03g 이하로 배출해야 한다.
차량이 예열된 상태인 경우엔 규제 기준이 더 강화된다. 질소산화물(NOx) 0.1g , 미세먼지(PM) 0.01g, 일산화탄소(CO) 0.6g, 비메탄유기가스(NMOG) 0.05g, 암모니아(NH3) 0.065g, 아산화질소(N2O) 0.14g, 메테인(CH4) 0.03g 이하로 배출해야 한다.
아울러 실도로측정방식(RDE)도 까다로워졌는데 기존 0~30℃보다 강화된 –7~35℃ 환경에서 배출가스를 측정하고, 고도 1,600m에서도 규제 이내의 배출가스를 발생시켜야 한다.
또한, ‘엔진이 예열되지 않은 상태’(콜드스타트)에서 시동을 걸었을 때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검사를 의무 수행해야 하며 공차 상태와 최대 적재 상태(적재량 0~100%)에서도 규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해당 조건은 3.5~16톤 미만 트럭이 70만km, 16톤 이상 트럭이 120만km를 운행할 동안 유지돼야 한다.
완성차업체 “효율 낮다” VS 환경단체 “충분히 가능해”
강화된 유로7 기준을 두고 유럽 완성차업체와 환경단체들의 의견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유럽 완성차업체가 한데 모인 유럽자동차협회(ACEA)는 유로7의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환경 편익은 낮다고 주장했다.
ACEA 관계자는 “현재 시행되는 유로6는 배출가스 66.7%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데 유로7으로 전환해도 2.4% 밖에 향상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유로6가 적용된 상용차를 유로7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유로3~5가 적용된 노후 상용차를 유로6 상용차로 전환하는 게 훨씬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유로7 기준을 충족하는 후처리장치가 이미 개발된 상태이며 설치비용도 낮아 충분히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ICCT 관계자는 “유로7을 적용한 후처리장치 설치비용은 기존 후처리장치에 비해 1,500~4,700 유로(한화 206~ 646만 원)라 상용차 가격의 1% 수준”이라며 “완성차업체가 발표한 유로7 배출가스 테스트 결과도 동일한 조건서 3번 이상 실시했더니 7.4%로 효과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유로7 시행하면 한국은 2~3년 후 예상
우리나라도 유럽의 환경기준을 따르는 만큼 유로7 도입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럽이 2014년 유로6를 도입한지 1년 만에 유로6를 시행했으며 스텝 A~C를 거쳐 올해엔 유럽과 동일한 유로6 스텝D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유로7 논의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아직 구체적인 도입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상용차업계에선 유럽의 유로7 시행시기인 2025년에 발맞춰 2~3년 후인 2027년부터 유로7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용차업계 관계자는 “유로 초기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2~4년 뒤에나 해당 기준을 도입했지만 유로6부터 국내 도입 시기도 1년 뒤로 앞당겨졌다.”고 말하며 “특히, 정부가 유럽과 동일하게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한 만큼 보다 빨리 유로7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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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kazan@cvinfo.com
출처 : 상용차신문(http://www.cv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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