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전장 9m 이상 중대형 전기버스 실적
중국산 678대…시장 점유율 40% 육박
하이거, 처음으로 현대차 이어 2위 차지
저렴한 찻값과 상향 평준화된 성능 덕
안전사고 문제·부실 A/S는 개선 필요
지난해 국내 중대형 전기버스 판매량은 1,746대로 이중 중국산 모델이 39%(678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대형 버스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의 영향력이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중대형 전기버스 10대 가운데 4대가 중국산이다. 높은 구매 보조금과 저렴한 가격, 상향 평준화된 성능이 주된 구매 요인으로 꼽힌다.
2020년 24% → 2022년 39%
국토교통부 상용차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판매(신규등록 기준)된 전장 9m 이상 중대형 전기버스는 1,746대로 이중 중국산 모델이 39%(678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24%(국산 618대, 중국산 198대)였던 중국산 전기버스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33%(749대, 376대), 2022년 39%(1,068대, 678대)로 지난 3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2021년까지만 해도 국내 중대형 전기버스 상위 5개 사 순위는 현대차,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이 1~3위를 차지한 가운데 중국산 업체가 뒤를 잇는 모양새였는데, 지난해는 현대차(704대), 하이거(198대), 에디슨모터스(196대), 우진산전(144대), CHTC(92대) 순으로, 중국산 업체가 처음으로 현대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0호(2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값싼 찻값과 상향 평준화된 성능
중국산 전기버스의 인기는 저렴한 찻값에서 비롯된다.
현재 국산 전기버스 출고가는 대당 평균 3억 원 중반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1억 원 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출고가가 2억 원 초반인 중국산 전기버스의 실구매가는 1억 원 초반으로 국산 대비 3,000만~4,000만 원가량 저렴해 운수업체의 선택이 늘고 있다.
높은 가격 경쟁력은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진출도 가속화했다. 지난 2019년 4개 사에 불과했던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판매사는 2~3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해 현재는 11개 사에 이른다. 국산 업체는 현대차,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 등에 불과해 선택지 면에서도 중국산이 유리한 상황이다.
국내 전기버스 최대 수요처인 서울시가 전기버스 구매에 ‘독점방지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중국산 업체에는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점방지 쿼터제란 전기버스를 구매하는 운수업체가 최소 두 종류 이상의 모델을 구매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이 덕에 중국산 모델의 수요가 일정 부분 보장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 비해 상향 평준화된 성능도 판매량에 기여했다. 현재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중국산 전기버스 주행성능은 국산 모델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더 높다. 전기버스의 주행거리가 길면 운수업체는 효율적인 배차 계획을 짤 수 있고, 이는 곧 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예컨대 지난해 국내 전기버스 판매량 2위 업체 하이거의 하이퍼스(458km, 환경부 기준)나 중국 간판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의 eBus-12(502.9km) 모두 1회 충전 주행거리 면에서 현대차 일렉시티(420.8km)를 앞선다.
한 경기도 시내버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다들 싼 게 비지떡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중국산 전기버스를 구매했는데 지금은 성능 면에서도 상당히 발전해 운수업체의 거부감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국산 대비 안전성과 부실 A/S는 문제
올해 환경부 전기버스 보급 물량이 지난해보다 증가한 3,000대로 책정되면서 중국산 업체의 기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차 다음가는 전기버스 업체였던 에디슨모터스가 지난해 쌍용차 인수 실패를 기점으로 경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중국산 전기버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중대형 전기버스 시장이 전년도 대비 55.2% 상승한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선 에디슨모터스 수요층이 우진산전과 일부 중국산 업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산 전기버스의 안전 결함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중국산 전기버스에서 크고 작은 고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가 지난해 4월부터 국내 출시된 모든 중국산 전기버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더욱이 자기인증 제도 특성상 결함 제품의 국내 출시를 사전에 막을 방법이 없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산 업체 대비 부실한 서비스 네트워크와 떨어지는 승차감 및 편의사양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작년에 중국산 전기버스가 고장 나 A/S를 맡겼는데 부품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리가 무기한 지연돼 운행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A/S 문제가 그대로라면 중국산 모델을 다시 구매하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준영 기자 zzangtruck@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