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ㆍ에퀴녹스ㆍEN-V, 전기와 수소연료가 동력원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꿈의 자동차'가 현실 속으로 다가왔다.
GM이 19일 '2010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공개한 친환경 시승차는 가까운
미래에 인류의 자동차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구동될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줬다.
중국 상하이 인근 저장성의 나인 드래건 리조트에서 시승한 차량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
자동차인 시보레 볼트(Volt), 수소연료전지차인 시보레 에퀴녹스(Equinox), 상하이 엑스포에
서 공개된 신개념의 도시운송 수단인'EN-V' 등 3종.
GM이 2030년까지 친환경차 시장에 내놓을 대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
행사를 주관한 GM 해외사업부문 마이클 알바노 상무는 "GM이 보유한 첨단 기술력의 결정체
를 한 자리에 모았다"며 "세계 최고의 양산 전기차 기술과 친환경차 기술 리더십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보레 볼트'
◇전기차 '시보레 볼트' = 올해 말 미국시장에 출시되는 시보레 볼트는 100% 전기모터로 구동
하는 전기차지만, 1.4ℓ 가솔린 엔진이 함께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순수하게 전기 만으로 80㎞를 달리다가 방전되면 가솔린 엔진이 작동해 추가로 500㎞까지 주행
이 가능하다.
최고 시속은 161㎞.
운전석에 앉기 전 밖에서 보아도 시동이 걸렸는지 모를 정도로 완벽한 정숙성을 자랑한다.
미끄러지듯 출발한 차량은 가속페달을 세게 밟아도 거슬리는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시속 60마일(97㎞/h)까지 걸리는 시간은 9초. 150마력의 최대 출력을 과시하듯 언덕길에서도
힘은 넘쳐 났다.
변속 충격은 전혀 없었고 노면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차체의 흔들림은 크지 않았다.
급커브에서도 쏠림 현상이 적었고 브레이크 작동도 무난했다.
GM은 이 차에 대해 "에너지 효율을 최우선으로 디자인했다"고 말한다.
공기역학적인 외관과 경량 휠 및 타이어, 에너지 절약형 스테레오 시스템 등을 통해 지구 상에
서 에너지 소비가 가장 적은 차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볼트는 일반 가정에서 120V 플러그에 연결하거나 볼트 전용 240V 충전기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완전 충전까지는 240V 사용 시 4∼5시간, 120V 사용 시 10∼12시간이 걸린다.
▲수소연료전지차 '시보레 에퀴녹스'
◇수소연료전지차 '시보레 에퀴녹스' = 에퀴녹스는 GM의 4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로 제작된 차
세대 친환경 4인승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고 수소연료로 주행한다.
자연히 공해 배출이 없고 엔진 작동으로 나오는 것은 수증기뿐이다.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가 수소인 만큼 인류의 화석 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류의 궁극적인 친환경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에퀴녹스의 외관은 일반차와 똑같지만, 밖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는 전혀 다르다.
내연 기관이 아니라 마치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의 작동 소리를 연상케 하는 작은 소리가 날 뿐이다.
연료인 수소가 엔진에 주입되고 있는 소리라고 한다.
저속에서 소음이 거의 없고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은 전기차와 비슷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반응은 매우 빨랐다.
시속 100㎞ 가까이에서 치고 나가는 성능은 전기차인 볼트보다는 덜 했지만, 이는 크로스오버 차량
의 무게감 때문으로 보인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뛰어난 동력 성능을 느끼고 나니 왠지 답답할 것 같은 수소연료전지차의 막연한
선입견은 깨끗이 사라졌다.
수소연료 1회 충전으로 최대 320㎞까지 연속 주행이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볼트와 비슷한 160km/h,
제로백 가속시간은 12초다.GM은 인프라 문제 때문에 2015년 정도가 돼야 초기 상용화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형 전기차 'EN-V'
◇미래형 전기차 'EN-V' = 지금부터 20년 후 도심형 자동차의 모습을 GM은 'EN-V'라는 콘셉트카에
담았다.
우선 도시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의 무게와 크기는 기존 차량의 3분의 1로
줄였다.
바퀴도 2개뿐이며 2인승에 짐을 실을 공간도 없다.
좁고 복잡한 도심 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신개념의 미래 운송 수단이라는 게 GM의 설명이다.
여기에 GPS(위성추적장치), 차량 간 교신, 거리측정 센서를 결합해 자동 운전이 가능하다.
가속기를 밟거나 핸들을 돌리지 않아도 알아서 운전해주는 스마트카인 것이다.
또 차량 간 무선 통신을 이용해 이동 중에도 네트워크에 접속해 개인 및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다.
캡슐처럼 생긴 문을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린 뒤 탑승한다.
발은 쓰지 않고 손으로 가속, 제동, 방향을 모두 조종하게 돼 있다.
자동차라기보다는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운송용 로봇에 들어앉은 느낌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40∼50㎞로 가정용 전기 콘센트를 이용한 1회 충전으로 하루 최장 40㎞까지 주행할 수 있다.
GMIO의 요한 빌렘스 부사장은 "볼트와 에퀴녹스, EN-V는 GM이 추구하는 한발 앞선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