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면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 디트로이트뉴스는 1000여명의 전 · 현직 UAW 간부들이 이번 주 중 워싱턴 의사당을 찾아 각종 로비
활동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밥 킹 UAW 위원장은 17일부터 나흘 동안 계속되는 '전국사회활동입법 콘퍼런스'
에 연사로 참석,미국 내 외국 차 공장의 노조 결성을 촉구할 계획이다. 노동조합 결성을 부당하게 막는 외국
차메이커에 대해선 노동자 권익을 침해한 기업으로 규정하겠다고 공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설립 찬반을 묻는 선거를 공정하게 진행하지 않으면 일본 한국 독일 등지의 본사에서 강력한 시위를 벌일
태세다. UAW는 미국 내 외국 차 공장의 노조 결성을 위한 투쟁기금으로 6000만달러를 확보해놓았다. 킹 위원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외국 차 메이커 중 한 군데 이상에서 노조를 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UAW가 미국 내 외국 차 공장을 대상으로 노조를 결성하려는 것은 위축돼온 자동차 노조의 힘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외국 차 공장에 노조를 결성하고 경기회복으로 새로 채용되는 근로자를 노조원으로 적극 영입하면
30년 동안 줄곧 감소해온 노조원 수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UAW 회원은 1979년 150만명으로
최고조를 이룬 뒤 현재 35만5000명 정도로 감소했다.
UAW 간부들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독일 경영이사회처럼 노조 대표가 회사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UAW는 노조원의 희생을 통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회사 측에 수익 공유를 계속 요구할 계획이다. 미 디트로이트 3사의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45.1%로 전년의 44.2%에 비해 높아졌다.
신속파산 절차의 조건에 따라 UAW는 2015년까지 GM과 크라이슬러 사업장에서 파업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올해 진행될 단체협상을 앞두고 각사와 근로자 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예비협상을 진행 중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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