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속도의 분수령이 될 미·중 워싱턴 정상회담에 국내 자동차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위안화 절상속도가
빨라지면 중국의 내수시장이 더 커져 자동차 역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중국이 19일 열리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지금보다 위안화 절상속도를 올리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속적인
수출 증가로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으로서는 천문학적 무역적자와 국가부채에 시달리는 미국의 환율
공세를 더이상 모르쇠로 일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위안화 절상→내수 확대→차업계 수혜 17일 외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고 '2배속'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요구하는 위안화의 연간 절상폭은 10%다. 중국은 지난해 6월
환율시스템 개혁 후 지금까지 연간 5% 수준의 속도로 위안화를 절상했다.
기존보다 2배 가파른 속도의 절상이 현실화될 경우 올해 국내 차 제조업체들의 중국시장 판매는 당초 예상보다 더 늘어
날 것이라고 국내 자동차업계는 전망했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기간산업연구실장은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위안화
절상속도가 빨라지면 중국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가격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현지 공장으로의 부품 수출비용 절
감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 가속화에 따른 중국 내수시장의 소비력 확대도 국산제품 판매에 만만찮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
실장은 "위안화가 지금보다 두 배 가까운 속도로 절상된다면 중국의 수입 물가는 그만큼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
이라며 "이는 고스란히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중국의 자동차 구매지원책
종료에 따른 소비 반감효과를 위안화 절상 가속화가 메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내 차 제조업체가 위안화 절상을 통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직접 수혜를 입을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조사들은 대부분 현지 생산을 통해 중국 판매를 하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에
따른 반사이익은 시간을 두고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절상속도가 대폭 빨라진다면 수혜시점
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고 해소되면 차업계 수혜 '제한적'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안화 절상이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고 해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판매촉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안화 절상과 함께 엔고 현상이 장기적으로 해소되
는 효과가 나타날 경우 일본 차업체들의 중국시장 경쟁력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평가된 위안화는 무역불균형(글로벌 임밸런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따라서 위안화 절상이 빨라질
경우 세계 경제 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과 함께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정준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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