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처음으로 유럽에서 토요타를 누르고 아시아 '넘버원' 브랜드에 올랐다.
17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전년(59만3529대)보다 4.6% 증가한
62만911대를 판매해 토요타(렉서스 포함, 60만314대)를 2만 여대 차이로 제치고 아시아 메이커 가운데 1위를 차지했
다.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연간 판매량에서 토요타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의 경우 토요타
는 71만7347대를 판매, 현대·기아차 보다 10만 여대 이상 앞섰다. 하지만 토요타는 리콜사태 여파로 지난해 판매가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아시아 업체로는 현대·기아차와 토요타에 이어 닛산(40만2654대)과 스즈키(19만5458대), 혼다(18만7408대)가 뒤를
이었다.
특히 유럽 자동차 시장이 재정위기와 폐차 인센티브 종료 등으로 전년 대비 5% 이상 판매가 감소한 상황에서 현대·기아
차는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전년 보다 4.7%증가한 35만8284대를 판매했으며 기아차도 4.5%늘어난 26만2627대를 기록,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6%)와 닛산(+9.7%)을 제외한 주요 브랜드 가운데 판매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유럽 1위 업체인 폭스바겐과
푸조시트로엥(PSA), 피아트 등 토종업체들도 대부분 판매가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성장세는 월드컵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전략형 신차들
의 잇따라 성공 덕분이다.
현대차 체코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중인 유럽시장 전략차 '씨드'와 '벤가'는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투싼ix와 스포티지R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도 판매가 늘고 있다. 또 최근엔 작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다목적차(MPV) 'ix 20'도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3월께 유럽중형차(D세그먼트) 시장 공략을 위해 배기량 2000cc급 중형왜건 'i40(프로젝트명VF)를 내놓고
소형차에 이어 중형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아시아 대표 브랜드인 토요타를 제쳤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
이라며 " 현대·기아차는 이미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소형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만큼 올해는 i40 등 중형차 판매를
끌어올려 수익성은 물론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출처 - 머니투데이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