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의 날씨가 수십 년 만의 최저 기온으로 떨어지는 기록적 한파가 이어지면서 손해보험사의 경영도
얼어붙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혹한으로 자동차 배터리가 고장 나 시동이 안 걸리거나 연료가 얼어붙는
차들이 속출하면서 손보사들도 지난 주말부터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야 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17일 12만 건에 달하는 고장 신고를 접수해 4만4,000여 건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제공해야 했다.
이는 삼성화재 역사상 최다 출동건수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한파가 절정을 이뤘던
16~17일에는 하루 2만 건이 넘는 출동서비스를 제공했다. 보통 15분 이내에 사고 현장에 도착하던 긴급출동서비스도
한 시간 가까이 걸려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긴급출동을 기다리느라 몸살을 앓았다며
치료비를 요구하거나, 서비스를 받지 못해 인근 카센터를 고가에 이용해야 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고객까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 중순을 넘기며 혹한이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손보사들은 이달 손해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손해율이 높을수록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도 커진다. 손보사들
은 지난해 10월 82.5%, 11월 86.5%, 12월 90.5%로 석 달 연속 치솟았던 손해율이 이달 들어서는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한파는 그 기대마저 꺾어놓았다. 만약 이달 손해율이 85%를 넘게 되면 역대 최고였
던 2000년 1월 기록(85.0%)을 뛰어넘어 '최악의 1월'로 남게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만약 한파나 폭설이 한 번 더 닥치면 이달 손해율은 90%를 넘어갈 수도 있다"며 "손해율
개선은 다음 달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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