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좋아 도심주행 만점..기아 "올해의차 되겠다"
"경차임에도 경차가 아닌 듯 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링카는 15만대 이상을 판매한 현대차의 쏘나타였다.
아반떼가 14만대 가까이 팔리면서 현대차가 1, 2위를 쓸어담았다.
뒤이어 3위에 오른 차가 기아의 경승용인 모닝이다.
모닝은 K5, 스포티지R 등 선풍적인 인기의 여타 차종을 제치고 기아차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여성 운전자가 60% 이상인 경승용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16만579대가 판매됐다.
내수시장 비중이 13.2%로 무시 못할 차급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중 모닝이 10만1천570대로 점유율 63.6%를 차지했고, GM대우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5만9천9대 팔려나갔다.
경차를 선택한 고객 10명 중 6명 이상이 모닝을 택한 것이다.
국내 경승용의 '지존'임을 자부하는 모닝이 신묘년 새해 껍데기부터 속살까지 완전히 바꾼 풀체인지 모델로
재탄생하면서 경차 시장 '장악'을 선언했다.
신형 모닝 출시 첫날인 24일 제주 서귀포에서 처음으로 시승을 해봤다.
외관은 '호랑이코'를 형상화한 기아차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한 전면과 후면 램프는 경차가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앞바퀴 상부에서 시작하는 측면 라인은 손잡이를 따라 후면까지 위로 곧게 뻗어 스포티함을 더했고, '7'자 모양을
한 후면 램프는 수입차 이미지를 풍겼다.
돌출된 앞범퍼는 보는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내부를 둘러보니 이전 모델보다 한결 정돈되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좌측 온열버튼을 누르니 운전대가 바로 따끈해졌다.
경차지만 겨울철 출퇴근 때마다 차가운 운전대 때문에 손을 호호 불 일은 이제 없게 됐다.
센터페시아 상단 데크는 널찍해 각종 소지품을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조수석의 글로브 박스 공간은 9.6ℓ나 돼 경쟁차종의 두 배 가까이 넓었다.
경차는 패밀리카라기보다는 운전자 중심차량이라는 생각에 앞좌석을 넓혔고, 대신 뒷자석 레그룸이 좁아졌지만
앉기에 무리는 없었다.
비상등 스위치 위치가 각종 조작기기 테두리 밖에 있다는 느낌이 좀 거슬렸다.
불과 수년 전부터 고급차에 적용된 스마트키를 경차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신선함을 잠시 느낀 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중문단지까지 90㎞를 왕복 주행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경차는 첫 가속시 토크 부족으로 단시간에 가속력을 얻지 못한다는 관념을 어느 정도 깨뜨렸다.
시속 100㎞ 이상을 달릴 때에도 유지해주는 힘이 내가 "과연 경차를 몰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속도계 눈금이 시속 150㎞를 가리키자 차체가 바람에 흔들렸지만, 경차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흠이라고 볼 수 없었다.
가속시 엔진 소음은 났지만 카파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경차에 처음으로 기본 적용된 6에어백과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DC)인 VSM 외에 자동요금징수시스템
(ETCS)이 내장된 큼지막한 실내 미러, 그리고 선루프와 자동접이식 사이드미러 등 웬만한 중형차 이상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사양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부식 기아차 국내상품팀장은 "경차지만 오피러스급"이라고 자랑했다.
이 차의 슬로건인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매혹적인 카'가 허언이 아닌 듯했다.
국내마케팅실장인 서춘관 이사는 자사의 K5가 자동차 기자단이 선정한 '올해의 차'에 선정된 사실을 언급하며
"올해는 모닝이 그 영광을 이을 것"이라고 했다.
기아차는 20~30대를 타깃으로 잡아 판촉을 강화하고 올 하반기에 박스형 경크로스오버차량(CUV)까지 나오면
내수 경차 시장의 70~80%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기아차는 지금까지 5천여 대의 사전예약 물량 중 41%의 고객이 옵션을 포함해 1천230만원짜리 트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6~7월께 LPG 모델도 선보인다.
(서귀포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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